2017.10.23 23:33
속편이라기 보다 실패한 아류죠
원작은 무엇인가를 설명하기 보다 설명하지 않음으로써 성공했다면
이 아류 2049는 는 과도하게 설명하려다가 무엇하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실패합니다. (블레이드 러너 제목 빼고 2049로만 부르겠습니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스스로 설명을 잘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전작인 컨택트에서도 그는 난해한 원작을 척척 설명해냅니다.
'봐, 외계인은 이렇게 생겨서 이렇게 할 거야.' 그리고 전혀 원작과
어울리지 않는 설정까지 붙여서 '감동적'인 결말을 만들어냅니다.
그는 이걸 장기로 생각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그만의 책임은 아닐 수 있지만 설명을 위해 2049는 단순한 원작의 서사를
거대 서사로 바꾸어놓고 다시 그 거대서사를 설명하다가
불쌍한 러브처럼 거기에 뻐져서 허우적댑니다.
하지만 그 거대서사 조차 어딘가 낯익은 것 뿐입니다. 계급투쟁,
가족찾기, 기독교 신화...수없이 반복된 것들이죠. 이런 얘기들을
구겨넣느라 런닝타임은 3시간에 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49의 세계는 빈구멍 투성이죠. 원작과 달리 그럴듯하게 설명하려고
하니까 더 구멍이 커지는 겁니다.
그래도 참신한 설정이나 볼만한 액션이 있었다면 괜찮았을 겁니다.
하지만 영화 그녀의 설정을 그대로 본딴 베드신은 웃음만 나오고
액션은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 이보다 나쁜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 점을 찾자면
1. 드론을 이용한 장면들
드론이 차에서 분리돼서 여러가지 기능을 하고
종류는 다른거 같지만 러브의 드론을 이용한 공격도
좋았죠. 그 페기장 장면 아니었으면 시간과
돈이 더 아까울뻔 했습니다.
2. 개별적 연기
전체적으로 보자면 균형이 안 맞지만 배우들 각자 연기는
좋았어요. 케이, 러브, 월레스 수고 많았습니다
전작에서도 에이미 아담스 연기만은 최고였죠.
3. 케이의 의상
도깨비 공유는 수시로 코트 바꿔입는데
케이는 단벌로 버텼죠. 지난 겨울에
코트 사려고 할 때 딱 생각했던 코트가
저런거였거든요, 셔츠와 신발도 마찬가지고요
이거 어디가서 살 수 있나하는 생각만 나더군요.
# 블레이드 러너의 진정한 속편은 공각기동대(1995)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의 세계는 어떻게 될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죠. 그런
고민이 없는 건 SF라고 할 수 없다고 봅니다.
2017.10.23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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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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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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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4 08:23
2017.10.24 11:10
2049는 정말이지 장르적 상상력과 고민이 결여되다시피 한, 게으르고 한심한 속편입니다. 아래 글에서도 한 번 언급했지만 이 영화에는 <Do Androids Dream of Stepford WAIFU?>라는 제목을 (경멸을 잔뜩 담고) 붙여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HER>나 <엑스 마키나>, 심지어는 <The Signal>같은 SF(풍의)영화들이 장르적 클리세에 상상력을 붙여 뭔가 새로움을 주는데 성공한 반면, 2049는 그저 전작에 기댈 뿐 무엇하나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어요. 늙은 한 솔로와 함께(......) 이 영화는... 오래오래 나쁜 영화로 절 괴롭힐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