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두들 주말 잘 보내고 계신지요? 얼마 전 길고양이의 죽음에 관해 바낭글을 썼던 이입니다. 너무 뒤늦게 후기를 쓰게 돼서 그 때 정성스럽게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못 보실까봐 따로 글을 씁니다. 그 때는 넋이 나가서 댓글도 못 달았지만 정말 감사했습니다. 넷상에 글쓰는 일이 익숙하지 않다 보니 글쓰는 것이 많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사람이라 이제야 글을 다시 쓰게 되네요. 


집에 와서 울고 나서 조금 정신을 차리니 다음 날이라도 고양이를 묻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행히 아침에도 그 생각이 유지가 되었습니다. 새로 산 목장갑을 끼고 그 가녀리지만 굳어버린 몸을 박스에 담아 출근을 했습니다. 그 때도 묻어 줄 때도 차마 얼굴은 바라보지 못 했습니다. 얼굴을 땅에 엎드린 채로 있었거든요. 너무 바빠서 묻어 줄 시간을 못 찾다 이틀째 땅 파는 시도를 했는데 생각보다 땅 파는 일이 쉽지가 않더군요. (우습게도 그 때 처음 알았습니다. 신문에 나오는 나쁜 일들이 결코 쉽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라는 걸......) 결국 삼일째에야 주변 분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묻어주었습니다. 박스를 트렁크에 담은 채 며칠 째 출퇴근하는 것이 그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는데 흙을 덮기 전에 노란 은행잎과 빨간 단풍잎으로 몸을 덮어 주었던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더군요. 도와주신 분과 함께 기도도 해 주었구요.


고양이 집사가 되면서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을 이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것에 감사합니다. 때로는 그래서 아프지만 그만큼 소중한 기억들도 쌓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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