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혜택일까, 차별일까.

2017.12.05 15:20

가라 조회 수:1468

1.

저희 회사는 제조업이고, 대졸 공채때 여자를 한 10~15% 정도 뽑습니다. 

한기수가 20명 전후인데 여자는 2~3명 뽑는거죠.

(요즘은 십여명 뽑는데 여자가 1~2명 정도 됩니다.)


몇년전까지 대졸공채사원은 신입교육의 일환으로 1공장과 2공장에 한달씩 가야 했습니다.

저도 본사에서 2주 교육 받고, 1공장 한달, 2공장 한달 교육 다녀온뒤에 부서 배치 받고 부서 OJT 한달 받았거든요.

그런데, 웃기는게 여자 신입사원은 본사 2주 교육 받고 공장 교육은 면제, 바로 부서 배치를 합니다.

그래서 2공장 교육 받는 도중에 동기가 인사담당 상무가 내려와서 간담회할때, 용감하게 질문했습니다.

'여자는 왜 공장 교육을 면제 받습니까? 역차별인것 같습니다.'

인사담당 상무왈.. 

'역차별 인것 같기는 한데, 사장님(CEO)이 여자는 집밖에 길게 나가게 하는게 아니라고 하셔서..' 

아... 네....


공장교육의 목적이, 본사로 배치 받는 사람들도 공장에서 어떻게 만들고 현장 분위기는 어떻고, 공장 사람들 얼굴도 익히라는 차원에서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사실 교육이 힘들다기 보다는, 하루는 생산1팀장이 술사주고, 하루는 현장 계장님이 술사주고, 또 하루는 2팀장이 사주고, 하루는 설비팀장이 사주고, 그러다 보면 공장장이 사주고, 없는 날은 동기들끼리 먹고... 주 3~4일씩 술먹습니다.  (술 못 먹는 저는 좀 힘들었습니다.)


하여튼, 당시에는 왜 여자만 빼줌? 남자만 힘든일 시킴? 이런 분위기가 있었는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대부분의 여자 신입들이 본사에 배치 받고 나면 공장쪽이렁 업무연관성이 없어서 얼굴 볼일이 없거든요. 

물론 남자 신입들도 업무에 따라 공장이랑 얼굴 볼일이 없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래도 공장 교육을 받으니 전혀 모르는 사람은 아니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기회를 안주는게 혜택인가? 도리어 차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그리고 저는 공장으로 배치 받았고, 당직근무라는걸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공장에 여자 관리직이 2명 있었는데 둘다 근무가 면제입니다. 2명 밖에 안되니 근무 돌아오는 주기에 크게 영향은 없었습니다만.. 

이때 또 어느 용감한 친구가 간담회후 회식때 공장장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여직원은 당직 안서나요?' 

공장장의 답변은.. '니들도 불안한데 여직원을 어떻게 당직 세우냐! 그리고 이녀석들아. 굳이 여자를 당직 세워야 되냐?'

아.. 윗분들은 여자 직원에게 큰 기대가 없구나.. 못 믿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앞부분 보다는 뒷부분이 더 다가와서.. '그치.. 여자 2명 더 세운다고 한달에 한번 오는게 두달에 한번 올것도 아니고..' 하고 말았습니다만..

연차가 좀 차서 생각해 보니, 생산과 전혀 상관 없는 회계팀 직원도 당직서고, 총무팀 직원도 당직 서는데 여자라고 당직 업무를 못 할 것은 아닙니다. 그냥 윗분들이 마초정신으로 '여자를 당직 세우는건 안될일', '여자에게 야간 공장 운영을 총괄시키는 것은 안될일' 이라고 생각 한다는 것이겠지요.

시켜보지 않고 그냥 여자는 안된다.. 라고 선을 그어놓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게 과연 특혜인가? 


3.

저희는 결혼한다고 그만두라고도 안하고, 임신했다고도 그만두라고 안한다고 합니다. (뭐, 제가 직접 들을 일이 없으니..)

그리고 임신을 하면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 출산휴가 3개월, 육아휴직 1년을 다 쓸 것을 권유한다고 합니다.

육아휴직후 복직이 어려운 경우 병가나 가사휴직으로 3~6개월 정도 더 쉬는 사람도 가끔 있습니다.

그런데, 남자 직원은 육아휴직 얘기 하면 '그만두게?' 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직준비 또는 유학준비 하는 남자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남자가 육아휴직 썼다 하면 100% 휴직중에 퇴사하거나 복직후 몇달 있다 퇴사함. 케이스가 몇번 없지만요. )


그럼 이건 남자 직원에게 역차별 일까요? 여자 직원에게는 혜택일까요?

남자 직원이 휴직하면 공식적으로 평가에서 페널티가 따라오고, 비공식적으로 여러가지 마이너스 이미지가 입혀지는데..

여자 직원에게는 법적으로 쓰게 되어 있는거 다 쓰라고 권유하는게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4.

저희는 입사 3년차가 되면 선임사원, 5년차가 되면 대리, 9년차가 되면 과장이 됩니다.

대리까지는 사고친거 없으면 거의 자동 진급이고..

과장은 70%정도는 9년차에 달고, 나머지는 1년정도 밀립니다. 가끔 2년 밀리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큰 사고를 쳤거나 윗사람에게 단단히 찍힌 경우.

그런데, 제가 이 회사에 입사하고 지금까지 여자가 과장 승진에서 밀린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회식 자리에서 임원이 얼핏 지나가면서 하는 얘기를 들었는데, '여자를 누락시키면 좀 보기 안 좋다' 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여자 부장은 없습니다. 당연히 팀장도 없습니다. 

여자 차장이 딱 2명 있다고 하는데, 본사에 있고요. 저는 얼굴도 본적이 없습니다. 하여튼 조직도 보면 있긴 합니다.

그중 한분은 출산+육아휴직을 6개월만 썼다고 하시네요. 여자 동기(지금은 그만둠) 말로는 '자기는 따라 할래야 할수도 없는 슈퍼맘'이라고 합니다.


저희 회사에서 여자 대졸 사원은 지원부서 배치 받아서 그냥 그 업무만 쭉 해오다가 과장까지는 승진을 하지만, 차장 승진 못하고 후배들이 먼저 치고 올라오면 이런 저런 이유로 그만두게 됩니다. 승진 문제로 면담을 하면 리더십, 업계 특성 등과 함께 육아휴직으로 기간 뜬걸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럴거면 왜 다 쓰라고 권유하는건지...  

기대도 없고, 써볼 생각도 없고..  그럴거면 왜 굳이 뽑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색맞추기냐..


요즘 역차별이 문제다, 페미니즘이 아니라 이퀄리즘으로 가야 한다.. (젠더 이퀄리즘 날조사건 알면서도 여전히 이퀄리즘 얘기 하는 사람들 있더라고요.) 라고 하는데..

우리 회사가 후져서 이러나.. 다른 회사들인 이런 일이 없나.. 다들 좋은 회사 다니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번외)

성희롱, 성추행이 빈번한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없을리는 없을 겁니다.)

최근 10년 사이에 직장내 성희롱/추행 관련으로 인사위원회가 제 기억에는 두번 열렸습니다.

한번은 신입사원을 지도하게 된 대리가 그 신입사원이랑 사귀었는데 이놈이 결혼 약속한 여친이 있어서.. 여친이 그 신입에게 '왜 남의 남자에게 꼬리치냐!' 어쩌구 하면서 회사 찾아와서 (조용히 넘어갈 수 없게됨) 인사위원회 열렸는데.. 대리놈은 사내 소란을 이유로 1개월 감봉 받고 다른 팀으로 보내라고 했는데 그 팀장이 못보낸다며 신입을 다른 팀으로 보내고서 몇달뒤에 신입 퇴사. (설마 최근 한샘건같은 사건은 아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한번은 팀장이 부하 여자 과장(유부녀)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 했는데.. 웃긴건 여자 과장이 사내부부여서 남편도 우리회사 차장. 여자 과장이 성희롱 하는거 녹음해서 신랑이랑 같이 인사팀 찾아가서 '이 팀장 안 짜르면 이거 들고 언론사 가겠다' 라고 해서 인사위원회 열리고서 팀장 징계면직당함. 웃기는건 짤린 팀장이 좀 잘나갔던 양반이라 옹호하는 사람들이 있었는지  '사실은 차장이랑 팀장이랑 라이벌이었는데 둘이 대판 싸우고 팀장이 그 부인 괴롭히는걸 차장부부가 역으로 이용해서 짤렸다' 라는 소문이 돌았음. 아니 사실이라고 해도 둘이 싸운건 싸운거고 라이벌인건 라이벌이지 직장 동료의 부인이자 역시 부하직원인 사람에게 성희롱을 왜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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