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7 11:10
저는 미투운동이 변질되었다는 말은 일단 워딩이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차라리 미투운동이 악용되고 있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고 봐요.
프레시안이나, 미투운동 들먹이며 여당 신나게 조롱했던 홍준표나 뭐 이런 인간들이 대표적인 악용 주체들이겠죠.
그리고 설령 저런 악용사례가 나온다 해도 미투운동의 중요성에는 변화가 없다고 보구요.
그거야 뭐 당연한거죠. 이미 밝혀진 범죄와 밝혀져야 할 범죄가 있는데
근데 이런 기사를 보면 미투운동을 둘러싼 상황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미투 조롱 논란' 하일지 "나는 페미니스트..이건 인민재판"
http://v.media.daum.net/v/20180316084552722
15일 동덕여대 학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하 교수는 전날 문예창작과 1학년 전공필수 ‘소설이란 무엇인가’ 강의에서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을 자료로 활용하며 수업하던 중 “‘동백꽃’은 처녀(점순)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이라며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 해야겠네”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또 ‘왜 김지은씨가 실명을 밝히면서까지 폭로했다고 생각하냐’는 학생의 질문에 “결혼해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이라며 “질투심 때문”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문예창작과 학생회는 이에 성명을 내고 “하 교수는 성희롱과 다름없는 발언을 해 학생들에게 정신적 상해를 입혔고 미투 운동의 의도를 비하하는 조롱을 일삼았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여기서 핵심이 되어야 하는건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김지은씨에 대한 발언이어야 마땅하고, 그렇게 되면 인민재판이니 하는 개소리는 나올 수도 없죠. 저 발언 자체가 고소당해도 할말 없으니
근데 기사 제목에는 김지은씨, 혹은 피해자는 없고 미투운동에 대한 조롱이 나오네요.
물론 이것도 언론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죠. 근데 제가 걱정하는 건 미투운동을 둘러싼 논쟁에서 피해자가 사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이건 제가 느끼기엔 좀 심각한 문제에요. 미투운동 - 성범죄 - 피해자와 가해자 이 세 요소가 연결되어 있다면
여기서 본질은 대한민국 사회 전반에서 암묵적으로 이루어져왔던 성범죄, 그리고 그 피해자와 가해자의 규명이 되어야 하는데
모든 논쟁의 중심이 미투운동이 되는건 좀 아니라고 봐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네요.
2018.03.17 11:41
2018.03.17 11:43
공감합니다.
언급하신 하일지건은 너무 명백해서 하일지를 욕하면 되고, 중앙일보의 비판하면 됩니다.
저런 언론의 행위는 어제 오늘이 아니니까요,,,현혹하고 속이고하는 행위..
저도, 염려하는 것이 미투에 대한 태도인데, 너무 심하게 열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미투를 위해서는 의원직도 사퇴해야하고, 그것을 칭찬하는...
미투에 언급된 사람은 해명의 공정성이 사라져요.
2차피해가 있으니 피해자는 비공개(이건 참 어려운 문제에요...보호가 먼저라는데 동의합니다.)
그러면, 피해자라고 주장한 내용만 남는데, 가해자라고 지칭된 사람은 난감하게 됩니다.
A가 미투했는데, 누군지 모를경우, 기억에 없을경우, 또 사실이 아닐경우...
그런데, 미투는 숭고하니까 반발하면 한남이되는,,,
시시비비전에 의원직을 사퇴하면 칭찬을듣고,,,
A가 B를 언급했다면, B가해야 하는 옳은 방법은
국회의원이면 의원직 사퇴, 장관이면 장관직 사퇴, 회사원이면 사표,,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였던, 먼저 그것을 내려놓아야 정상참작(?)이 되어 칭찬받는 미투
후,,
이게 뭔가 싶습니다.
이미 남성의 폭력으로 피해의 깊은 시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미안함으로 이해하고 공감할수 있는데,
흠.....
미투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미투를 신성시해라하는 경지까지 요구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이야기해도 미투를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Yes or No만 있는것이 아닙니다.)
2018.03.17 11:44
이렇게 미투를-여성을-이 사회의 큰 문제 중 하나를 같잖게 보며 스포츠화해서 농담으로 소비하는 걸 봐도, 그걸 대하는 많은 자들의 태도를 봐도, 아직 갈 길이 한참 멀었습니다.
2018.03.17 12:25
하일지 - (강연도중) 안희정과 김지은 사이의 관계에 JTBC에서 나온 것처럼 꼭 그건 아닐수도 있다는 요새 완전 뭇매 맞아요. 돌 맞아요. 김지은씨는 이혼녀. 최근에. 이혼녀이고 처녀들하고 이혼녀들은 달라요. 처녀는 성적인 두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이혼녀는 좀 달라요. 육체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이미 성적 경험이 있고 그러면 욕망이나 욕정을 자기가 견디기 힘든 점이야. 자기도 욕정을 가지고 있었다는 거야. 근데 방송사에는 그 사람을 성처녀처럼 간주를 하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또 꼭 미성년자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건 이상한 이중적 문제다. 그 여성도 분명히 욕망을 가질 수 있는거야. 자기도 그걸 즐겼을 수도 있다.
2018.03.17 12:47
남자들이 이혼녀에게 참 많이 껄떡대죠.
제가 아는, 최근에 이혼한 어느 분은 아주 학을 떼시더군요.
전에는 꽤 점잖은 사람인지 알았더니, 다들 똑같다면서요.
하일지도 그런 부류겠죠.
그런데 이걸 비판하면 안 되는 건가요?
미투운동의 변질이나 악용이라는 워딩이, 저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차라리 미투운동의 확장이라고 부르고 싶은데요.
2018.03.17 13:36
2018.03.17 15:34
2018.03.17 19:50
2018.03.17 20:08
2018.03.18 16:55
뭐. 그렇게 보는 거야 어쩌겠습니까.
문제가 되는 발언은
“얘(남자 주인공)도 미투 해야겠네”라는 말이죠.
이 발언만으로도 문제가 큽니다.
미투운동에 대한 비하와 조롱이 담겨 있는 말입니다.
김지은씨에 대한 발언의 문제점은 차치하고라도 말이죠.
솔직히 저는 앞의 발언이 더 큰 문제라고 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수면 아래 잠겨있는 많은 피해자들이 미투운동에 동참하지 못하게 만드는 저열하고 천박한,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발언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