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8 09:47
생각하다 보니 더 궁금해져서 질문 올립니다.
영화 말미 엘리오와 아버지와의 대화 마지막에 엘리오가 묻습니다. "엄마가 알아요?"
아버지는 그런 것 같지 않다고 대답하죠.
이 대화에서 엘리오가 '무엇을' 아느냐고 묻고 아버지는 아니라고 대답한 건지 헷갈려요.
물론 후보는 두 개입니다.
첫 번째는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이고 두 번째는 아버지의 과거.
대화의 흐름상으로는 첫 번째, 그러니까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엘리오가 과연 엄마가 모른다고 생각할 수가 있을까.
여기서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특히 마지막에 올리버에게 전화가 왔을 때에도 올리버에게 얘기하잖아요.
부모님이 우리에 대해 안다고.
그렇다면 아버지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였을까요?
그런데 (역시) 대화의 흐름상 갑자기 아버지의 과거를 엄마가 아느냐고 묻는 게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I don't think she does라는 아버지의 대답이 그 대화의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 얘기로 마무리된다는 것도 좀 어색하게 느껴지고요.
저의 궁금증을 풀어주실 분 계신가요?
참고로 웹으로 찾아보기도 했는데 Reddit에서 비슷한 주제로 얘기들이 오간 페이지가 있더군요.
https://www.reddit.com/r/callmebyyourname/comments/7oqmuy/does_mom_know/
하지만 저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지는 못했어요;
2018.04.08 09:57
2018.04.08 10:01
2018.04.08 10:05
2018.04.08 10:32
저는 영화와 책 둘다 첫번째라고 생각했습니다. 책에서는 아버지의 과거가 그렇게 선명하게 다뤄지지 않아요.(I may have come close, but I never had what you had) 영화에는 뭐라고 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클로짓 게이처럼 말하잖아요. 제가 책을 먼저봐서 당연히 첫번째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말한이유는 타미리님 과 같은 이유라 생각합니다. 아마 똑똑한 엘리오는 그 의도도 눈치 챘을것 같습니다.
p225
"We may never speak about this again. But I hope you'll never hold it against me that we did. I will have been a terrible father if you'd want to speak to me and felt that the door was shut or not sufficiently open"
I wanted to ask him how he knew. But then how could he not have known? How could anyone not have known? "Does Mother know?"
"I don't think she does" The voice meant, 'But even if she did , I am sure her attitude would be no different than mine'
저는 책과 영화 둘다 엄마도 알았다고 봅니다. 영화는 더 명확하게 나오죠(여행보내주고 데려다줄때, 전화를 넘겨줄때)
책에서는 저는 둘이 여행보내줄때 부모 둘다 알았다고 생각했습니다.
2018.04.08 10:52
2018.04.08 17:45
자두맛사탕님, 너무 나가시지 않았어요! 저는 책은 안 보고 영화만 봤는데 영화로만 보면 당연히 후자예요. 영화 만든 사람들이 원작 책의 애매모호 이중성을 제대로 연출하지 못한 실수이든, 아니면 후자로 아예 못박으려는 의도이든, 후자라고밖에 생각이 안 되어요. 엘리오 엄마는 아예 대놓고 연애를 밀어주는데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요. 그리고 엘리오도 엄마가 자기들 관계를 안다는 걸 알고 있고요. 아빠가 클로짓 게이란 걸 엄마가 아냐고 물었다는 게 명확하다고 봅니다..
익명님이 올리신 원작을 보면 확실히 애매하긴 하네요. 크흐. 이런 애매함을 표현해내는 작가들의 섬세함에 감탄합니다.
2018.04.08 11:01
어머니의 경우는 원작에 나오는 비미니(영화에서는 삭제됐죠)가 하는 대사("올리버가 너를 더 좋아해.")를 하는 바람에 이런 혼동이 생긴듯 하네요.
2018.04.08 11:06
2018.04.08 14:41
2018.04.08 16:14
영화관에서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보는데 초로의 노부부가 이 영화를 함께 관람하시더라구요. 슬며시 걱정이 되긴 했습니다. 이 영화가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고 들어온 사람들이 쌍욕을 하면서 나갔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던터라 말이죠. 마침내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데 앞서 가는 그 노부부의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그러니까, 부모는 그런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거지...저렇게 잘못된 길로 들어섰더라도 너무 나무라거나 크게 호통치지 말고...어찌됐든 그대로 믿고 기다렸더니, 다들 제자리로 돌아왔잖아? 그 남자는 미국 가서 결혼하고 저 애도 지금은 저렇게 울지만 지 여자친구한테 돌아갈테고..." "맞아 맞아, 부모는 저럴때 그냥 애들을 그대로 두는게 좋을것 같아. 지 스스로 깨닫고 돌아올 수 있도록....좋은 영화네..."
.....-_-;;
더 이상 말 안하려구요...뭐 작품이라는 건 관객이 받아들이는 몫이라는 것도 있는 거니까요.
2018.04.08 16:17
2018.04.08 17:01
저도 처음엔 제가 뭘 잘못 들었나...했습니다.
2018.04.08 16:17
2018.04.08 17:02
한동안 좀 시간이 지나고 나니까 웃음이 나올 정신이 들더라는....
2018.04.08 16:39
2018.04.08 17:03
지금 정말 심난한 감정이 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어떤 분들은 진짜로 이 영화의 의미를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 같단 말입니다! 무려 청소년 성장 영화 아닙니까!
2018.04.08 17:35
혹시 저랑 같은 영화관에서 보신 건 아닐까요. -.-;;;
저도 딱 초로의 부부처럼 보이는 여성과 남성이 제 앞자리에서 보셨는데.. 그 60대 남성이 영화 내내 핸드폰을 자꾸 들여다보는 바람에 정말 거슬렸습니다. 핸드폰 화면이 계속 반짝거려서 짜증이... -.- 한편으로는 그 사람들이 영화를 잘못 선택해서 들어왔고 앉아있는 내내 고역이겠구나 싶었습니다.
2018.04.08 18:53
2018.04.08 21:34
아이구머니나 ㅋㅋㅋ 위플래시를 보고나서 훌륭한 스승의 은혜를 느꼈다는 말 이후로 최악이네요 ㅋㅋㅋㅋㅋㅋ
2018.04.08 21:51
2018.04.11 18:28
ㅋㅋㅋㅋㅋ
2018.04.08 22:30
근데 그런 분들은 사전정보 없이 그냥 영화를 보신 걸까요?; 그래도 점잖게 보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는 영화가 끝난 후 화장실에서 나이가 좀 있으신 여성분 무리를 만났는데 당신들끼리 영화 얘기를 하시는 걸 들으니 아름다운 영화였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오 이 영화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영화였구나 감탄했죠.
2018.04.08 22:53
사전 정보 없이 보신것 같더군요. 그냥 느낌이 그랬습니다. 저도 지금 주변에 이 영화에 대해 홍보하고 카톡으로 시놉이나 짤들도 보내주고 있는데, 어떤 친구는 영화관 다녀와서 제게 이러더군요. "동성애 영화였어? 난 모르고 봤다." 이건 대체....
2018.04.08 22:25
자두맛사탕, 티미리, 익명12345, 일희일비, 마크 / 의견과 덧글 감사합니다. 원작을 따라갔다고 해야할 것 같긴 한데 여러 가지로 아직 미심쩍긴 하네요. 몇몇 분이 지적해주신 원작과 다른 방향인 이유도 공감됩니다.
2018.04.09 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