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투자는 왜 늘지 않을까?

2018.08.29 10:20

어떤달 조회 수:2225

이번 장하성 실장의 발표문을 보면,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번 정부는 물론 그렇게 의도하지는 않겠지만, 개인 VS 기업의 구도 처럼 비쳐지는 것이 너무 안타깝네요. 

소득주도 성장 VS 기업투자 활성화 이렇게 느껴지는게 아쉽습니다. 


경제학을 전공하시는 분들이 더 잘 아시겠지만 

경제는 개인, 기업, 정부의 소비와 소득이 얽히면서 돌아갑니다. 


개인의 소비는 기업의 소득이고 

기업의 소비 (=투자)는 다른 기업의 소득이거나 개인의 소득이고 

정부의 소비 (=재정지출)은 기업의 소득이거나 개인의 소득입니다. 


소득주도 성장이란 정부의 소비 (=재정지출)의 많은 영역을 기업보다는 개인에게 몰아주어 개인의 소득을 높이고, 이를 통해 개인의 소비도 높이는데 있고 

이에 대해서 저는 이견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업의 소득이 지금 나쁘지 않거든요. 


하지만 기업의 소비 (=투자)는 좋지 않죠. 

그 이유는 기업이 소비를 할때 의사결정 과정을 따져보면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은 소비 (=투자)를 할때, 소비금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시장 이자율 보다 높아야 합니다.  

수익 = 매출 - 비용의 공식으로 간단히 계산 되고, 수익이 높기 위해서는 매출이 높고, 비용이 낮아야 합니다. 


매출에 대한 성장률은 나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국내 기업의 매출은 수출의 비중이 높은데, 위에 서술하다 싶이 수출이 잘되고 있고, 세계 경제는 호황이거든요. 

(물론 중국과 미국의 무역경쟁등 불확실성 요인이 있으나, 세계 경제는 호황이고, 우리나라 기업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비용을 보면, 비용의 세부 항목은 1) 재료비 2) 노무비 3) 감가상각비 4) 판관비 등이 있습니다. 

재료비는 수입 물가에 따라 달라지는데, 큰 변동이 없고 판관비는 경쟁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 역시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감가상각비야 내가 투자한 거에 대한 부분이니까, 의미가 없고 

의미가 있는 것은 노무비가 남습니다. 


저는 기업이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는 역시나 노무비 때문이라고 봅니다. 

최저임금이 상승하고, 노동유연성은 과거와 비슷하고, 근로시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저는 이러한 노동자의 지위 상승에 반대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이 잘못되었다기 보다는 정부가 기업을 아래와 같이 지원해 주길 바랍니다. 


1. 최저임금이 오르더라도, 일정부분은 정부가 지원해 줘서 기업의 부담이 크지 않도록 조정하겠다. 

2. 정부는 노무비 증가에 대한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에 대한 공감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확실성을 임기말까지 정책 일관성을 통해 제거해 주겠다. 

(기업은 보통 투자를 결정할때, +5년 정도의 투자수익률을 봅니다.) 

3. 최저임금으로 인해 도산위기에 처한 한계 기업에 대해서 정부가 지원하겠다. 

(한계 기업을 개인으로 치환하면, 차상위 계층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이들은 경쟁력이 없어서 도산해야 하는게 시장원리 아니냐? 하는 분이 계시겠지만, 도산하는 것보다 일단 유지해서 고용을 지키고, 지원해서 한계기업에서 탈출하게 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또한 최저임금에 대한 지원을 노동자에게 정부가 직접 주는 방법과 기업을 보조해서 주는 방법에 대해 아래 글에 논쟁이 있는데 

저는 3번 때문에 기업을 통해 주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우선 기업이 도산하지 않게 만들어야 합니다. 

도산시키면 법인세 수입이 줄고, 정부의 수입이 줄고, 정부의 재정적자가 커져서, 정부가 개인에게 소비 할 수 없거든요. 

도산시키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보다, 기존 기업을 지원해서 한계 기업을 탈출시키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제가 종종 가장 이해안되는 것은 서두에도 썼지만 

개인 (노동자) VS 기업으로 가져가는 프레임입니다. 

기업 (=자본가)가 아니거든요. 

기업의 투자는 개인의 소득이고, 개인의 소비는 기업의 소득입니다. 


사내유보금을 쌓아 두는 것은 자본가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자본가와 상관이 있으려면, 배당률을 더 높였겠죠. 

유보금은 투자를 할때가 마땅치 않으니, 그냥 쌓아둔거고, 투자는 정부의 압박이나 부탁이 아니라 투자수익률이 시장 이자률과 리스크프리미엄을 상회 할정도로 계산이 될때만 가능합니다. 

자본가는 탐욕스러울 수 있으나 (인간이니까) 기업은 탐욕스러울 수 없습니다. 

기업은 그냥 수익률에 의해서 움직이는 기계와 같은 존재입니다. 역사적으로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겁니다. 

아마 기업에서 신규사업 검토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라 봅니다. 

IRR이 일정수준 이상 안나오면, 절대 신규사업 안합니다. 


덧붙여 

저는 소득 하위 수준의 개인을 정부가 지원해서 그들의 소비를 늘리는 것에 동의합니다. 

지금은 경기 하강기가 아니기 때문에, 자산가격이 많이 상승했고, 자산을 가지고 있는 소득 상위 수준의 개인과 기업은 신용이 증대되어, 소비여력이 오히려 좋아졌습니다. 

자산가격이 증가하고 부동산에 세금을 때리고, 기업의 사정이 좋아 법인세도 많이 걷고 정부의 세수도 좋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자산가격 (=많은 것이 부동산)이 하락하고, 기업이 사정이 안좋아 정부의 소득이 줄어 재정지출에 압박을 받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부동산 부양과 기업 부양에 대한 의지는 약해 보이네요. 

현재까지는 기존의 상승동력으로 정부의 소득이 유지되어 왔으나, 하락 반전하면, 모든것이 망가질 겁니다. 

즉~ 상당한 Risk를 걸고 정부가 배팅하고 있다는 것, 아슬아슬하게 잘 되면 크게 성공하겠지만, 잘 안되면 더욱더 혹독한 계절이 올것이고, 이는 상위에 있는 개인, 기업보다 하위에 있는 개인, 기업에게 더욱더 혹독할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이 평균보다 하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면, 정부가 실패할 Risk에 미리 대비를 해야 합니다. 

소득에서 더 많은 부분을 저축하세요. 힘들겠지만 저축하세요. 현금을 어느정도 들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 경기가 좋을때, 어떻게서든 임시직이 아닌 상용직으로 올라가려고 하세요. 

현금을 어느정도 보유하고 상용직으로 올라간 하위층은 경기 하강기에 자산가격이 하락하면, 자신이 보유한 현금으로 폭락한 자산을 취득하세요. 자산은 장기적으로는 물가상승률만큼 우상향하고, 우리는 충분히 오래삽니다. 

그러면 다음 상승기에는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사실 수 있습니다. 

물론 위와 같은 것을 절대 할 수 없는 한계 상황 개인도 있겠으나... 이분들께는 어떻게 말씀을 드릴 수 없네요. 


정부가 실패할 Risk는 상당히 크고, 실패에 반드시 대비하셔야만 합니다. 

실패하지 않으면? 더 좋은거니까, 대비해 두는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2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8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78
121564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singlefacer 2022.11.17 466
121563 [영화바낭] 타인 트릴로지(...) 완결편, '완벽한 타인' 잡담입니다 [7] 로이배티 2022.11.17 440
121562 더 원더 the wonder 2022 [3] 가끔영화 2022.11.16 343
121561 지도보고 나라 맞히기, "월들" 한번 하시죠 [6] Lunagazer 2022.11.16 546
121560 프레임드 #250 [5] Lunagazer 2022.11.16 108
121559 아르테미스 발사 카운트! [4] 폴라포 2022.11.16 282
121558 [왓챠바낭] 내친 김(?)에 '타인의 취향'도 봤지요 [6] 로이배티 2022.11.16 479
121557 다 이정도는 모른체 살아가는걸까 가끔영화 2022.11.16 423
121556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2.11.16 577
121555 Chage & Aska - YAH YAH YAH catgotmy 2022.11.16 137
121554 콘서트 티켓팅의 고수를 찾아서 [1] skelington 2022.11.15 316
121553 디즈니 플러스 잡담 [12] daviddain 2022.11.15 807
121552 닮아가는 사람들 [8] Kaffesaurus 2022.11.15 592
121551 에피소드 #11 [2] Lunagazer 2022.11.15 110
121550 프레임드 #249 [3] Lunagazer 2022.11.15 124
121549 아부지의 응원 말씀 [4] 어디로갈까 2022.11.15 584
121548 마츠다 세이코 - 푸른 산호초 [2] catgotmy 2022.11.15 551
121547 이거 무슨 광고게요 [2] 가끔영화 2022.11.15 292
121546 사사로운 영화 리스트 2022 [2] 예상수 2022.11.15 408
121545 [왓챠바낭] 가끔은 이런 영화도 봅니다. '타인의 삶' 잡담 [10] 로이배티 2022.11.15 56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