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31 22:23
제주도 여행 준비할 때 도와주신 듀게분들 덕분에 무사히 즐겁게 잘 다녀왔어요. 감사합니다.
여행하면서 사진을 잘 안 찍는데 역시 해 지는 풍경에는 좀 약해서 몇 장 찍게 되더군요.
(핸드폰으로 찍으면 사진 속에 날짜와 시간을 넣을 수가 없어서 기록사진으로는 조금 부족한 느낌이에요.)
신나게 놀고 오니 왠지 허무하네요. 떠나는 여름도, 다가올 가을도, 그리고 겨울도 다 허무해요. 허무해.
오늘 EBS1 영화는 <러브 스토리>라는데 이제까지 이 영화 제대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열심히 사랑하면 덜 허무해지는지,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더 허무해지는지 한 번 봐야겠네요.
영화 시작할 때까지 공항 면세점에서 사 온 위스키나 허무하게 마셔볼까 해요.
Art Farmer - Yesterday's Thoughts
2018.08.31 22:54
2018.08.31 22:59
2018.08.31 23:11
<러브 스토리>는 암만 생각해도 저를 평펑 울려줄 것 같지는 않은데...
또 모르죠. 술이 들어가면 영화를 핑계삼아 눈물이 찔끔찔끔 날지... ^^
Art Farmer - What Are You Doing The Rest of Your Life?
2018.08.31 23:15
즐거움 뒤는 좀 허무하죠 또 언제가 될까, 오래전인데 제주 언제 또 가질까 모르겠네요 가지긴 가질까?
그 러브스토리요? 난 파일도 있어요.
2018.08.31 23:40
저는 남쪽 해안의 올레길은 대충 걸어봐서 올겨울에 시간이 되면 제주도 북쪽 해안의 올레길을 걸어볼까 해요.
Jack Johnson - Only the Ocean
2018.09.01 08:40
2018.09.01 10:13
어젯밤 1시 15분에 EBS 켰는데 영화가 이미 시작해 있어서 편성표를 찾아보니 12시 55분에 시작했더군요.
늦은 시간에 방송하는 것도 나쁘지만 정해진 방송시간에서 마음대로 20분이나 더 일찍 방송하는 건 더 나빠요!!!
하여간 초반 20분을 날리고 봤는데도 재미있더군요. 제니와 올리버의 대화를 참 잘 썼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혼식 장면을 보면서... 시간이 흘러 언젠가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되더라도 지금 이 순간 그 약속을 지키겠다고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그리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표함으로써 그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를 굳히고 싶어서
결혼식이라는 게 생겼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간이 흘러 마음이 변하더라도 그 시절 그 순간 온세상에
나와 삶을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보일 정도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는 공식적인 증거는 남겠어요.
여장부 제니는 정말 매력적이어서 저는 반한 올리버의 심정으로 영화를 보았는데 그래도 새벽 2시가 넘으니
40도 위스키의 위력과 함께 밀려오는 잠의 마력을 이겨낼 수가 없어서 녹화버튼 눌러놓고 잤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마저 봤는데 술기운도 없는 멀쩡한 아침에 눈물 몇 방울 흘리고 말았네요.
저는 멀쩡한 인간들이 눈밭에서 뒤로 자빠지는 느끼한 장면들만 기억하고 있어서 설마 제 눈에 물이 고일 줄
상상도 못했는데 그렇게 돼버렸어요.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다는 사실 자체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로 인해
하고 싶었던 걸 하지 못하고, 누릴 수 있었던 것들을 누리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에 마음 아파하는
올리버를 보면서 저도 좀 마음이 아파졌어요.
누군가와 이별한 후에 혹은 누군가가 세상을 떠난 후에 마음이 아파지는 건 그 사람을 잃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나를 위해 해주었던 것들을 되갚을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어떤 사람에게서 사랑을 받기만 하고 헤어지는 건 어쩌면 덜어낼 수 없는 마음의 짐을 가득 지고 살게 되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술안주로는 역시 음악이...
Art Farmer - The Summer Kn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