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굇수를 직접 봤습니다

2018.12.01 11:17

Bigcat 조회 수:1468

경이롭게 뛰어난 능력자를 '굇수'라고 하죠. 그런데 한 몇 년전에 이런 굇수를 직접 본 일이 있습니다.


과선배의 조카였는데 말이죠. 어느날 술자리에서 선배가 그러더군요. 내 조카 말야, 걔가 이번에 사법고시에 붙었어. 와~ 축하해요, 선배…


여기까지야 그냥 뭐 일가친척마다 꼭 하나씩 있는 공부 잘하는 친척 얘긴가 했습니다만, 그 다음 얘기가 좀 충격이었죠. 뭔 소린고 하면 글쎄 그 조카 아이가 법학 전공이 아니란 겁니다. 그것도 소위 말하는 서울의 명문대 출신도 아니고 지방 국립대 영어교육과 학생이었던 거죠. 그런데 놀라운 얘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무려 그 조카 아이가 몇년씩 고시 폐인 생활을 한 것도 아니고 학부생인데 사시 패스를 한 겁니다!


그러니까 얘기는 이렇게 된 겁니다. 군복무 마치고 본격적으로 임용고시를 준비하려고 하던 이 친구는 우연찮게 듣게된 법학수업(교양과목)에 흥미를 갖게 된 것이었고 아무래도 영어 공부 보다는 법학이 끌리는 것 같아서 곧바로 학원 등록을 했고…본격적으로 공부 시작한지 한 1여년만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거죠!


글쎄 걔네 동네에 현수막 걸리고 아주 난리야. 뭐 그 작은 시골 동네에 큰 경사긴 하지. 문득 제가 사는 동네에도 심심찮게 걸리던 현수막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예전에 언젠가(한 20여년전에) 서울대 다니던 친구(그런데 걔는 공대생)에게 이런걸 물어본 일도 생각이 났구요. 너네 학교에도 사시 패스자들 현수막 거냐? 아니, 그런거 본적 없는데. 왜? 경사스런 일 아냐? 걸고 싶어도 못 걸어. 그러다간 건물 다 덮힐거야. 



순간 괜히 물어봤다 싶었…



'법리에 밝은 사람'이라는 말이 있죠. 법학도 특출한 재능이 있는 사람이 있답니다. 마치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것처럼요. 이런 건 예술가들이나 스포츠 선수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인줄 알았는데 법학도 그렇답니다. 사시 패스자들 보면 이런 사람들이 종종 있다는군요.


그런데 놀라운 이야기는 그 이후 계속 이어졌습니다. 몇년 뒤에 선배가 그 조카 얘기를 꺼냈는데 지금 검사 임용을 두고 고민이라는 겁니다. 자기는 검사 보다는 변호사가 더 적성에 맞는다나? 마침 이 때 쯤이면 그 친구 연수원 연수 기간이 끝날 때가 됐구나 싶었는데…이런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더군요.


그런데 연수원 성적이 그 정도라니… 와~ 비전공자가 1년 만에 사시 패스한 것도 놀라운데 학부 졸업전에 검사 임용…그래서 그 친구 다니던 학교는 어떻게 했냐고 했더니, 휴학을 하긴 했는데 졸업도 못하고 검사니 변호사니 그건 아닌것 같아서 과제물 제출로 어떻게든 졸업하려고 기를 쓰는 중이랍니다. 서울의 연수원에서 지방의 학교를 오가며 아둥바둥…


그래서 제가 말나온 김에 참견 좀 했죠. (이 친구가 꼭  현대통령이 하던 고민을 하더군요. 그 양반도 연수원 시절 검사 임용 여부 두고 고민했었다고 했죠. 변호사가 더 적성에 맞는것 같아서) 그런거 고민하지 말고 꼭 검사 지원하라고 해. 판검사들도 나중엔 다 변호사 하던데 뭘. 변호사라고 다 같은게 아냐. 



최근에 그 친구 소식을 들었는데 경기도 모 지청에서 검사로 근무 중이더군요. 




여튼 저로서는 진짜 듣기만 해도 가늠이 안되는 굇수…구나 싶었지요. 그냥 이런 얘기는 인터넷으로 풍문으로만 들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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