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쇼핑)

2019.03.11 03:30

안유미 조회 수:659


 1.여자와 있으면 그녀들의 폰으로 종종 백화점의 알림이 날아오곤 해요. 어디 신세계의 몇층에서 할인 행사가 있다던가...겨울옷들을 싸그리 모아서 3일동안만 판다던가, 어디의 현백에 새로운 상품이 입고되었다던가...뭐 그런 정보들요. 


 아마 앱을 깔거나 회원가입을 해 놓으면 그때그때 정보가 날아오는 모양이예요. 그런 걸 보면 부러워요. 



 2.부럽긴 하지만 나는 그런 걸 깔거나 가입하지 않죠. 아직 영화표도 인기 영화는 전날에 직접 가서 사니까요. 아니면 만날 사람에게 부탁하거나요. 그냥 뭐랄까...원래 안하던 일은 계속 안하는 걸로 두고 싶어요. 라기보다...엄두가 안 나요. 새롭게 무언가를 할 엄두가요.


 호텔 예약도 그래요. 직접 전화에서 데스크에 예약하는 건 스스로 예약할 수 있지만 중계사이트 특가를 통해 예약하는 건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요. 그들이 결제하도록 하고 나중에 내가 현금으로 주면서 밥 한번 사는 식으로요. 


 물론 '현금으로 주면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인터넷 계좌이체도 안 해요. 직접 만나서 주죠.


 

 3.내일은 고속터미널에 가볼까 해요. 백화점이 휴점인지 아닌지 인터넷에 알아보니 휴점은 아니예요. 지난주에는 아직 여름옷이 안 나왔었는데 내일 가면 여름옷이 나와 있을수도 있으니 가보려고요.


 사실 위의 여자들처럼 안내나 알림을 신청해두면 이럴 필요는 없겠죠. 새 물건이 입고되어서 알람이 왔을 때 가면 되니까요. 하지만 됐어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은거예요. 그냥 백화점까지 가서 여름옷이 안 나와 있으면 허탕 친 걸로 하죠.


 하긴 이건 옛날에 비하면 발전한 거예요. 옛날에는 월요일에 백화점에 가면서 휴점인지 아닌지 알아보지도 않고 갔거든요. 월요일 휴점인지 아닌지조차도 복불복으로 맡기고 가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제는 월요일에 문을 열긴 여는지 미리 알아보기는 해요.



 4.휴.



 5.이렇게 쓸데없이 시간을 길에다 뿌리고 다니는 이유는 알 수 없는 우울감과 슬픔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예요. 뭔가 앞뒤가 안 맞는다고 여길지도 모르겠지만...그래요. 올해 초엔가 썼듯이 조증이었다가 배터리가 조금씩 잦아드는 중이거든요. 


 그래서 누군가와 빌어먹을 어딘가에 가서...족욕이나 하던가 스파나 받던가 하고싶어요. 에비앙스파 가고싶네요. 문제는, 낯선 사람과 가고 싶은거예요. 아는 사람과 놀러가면 아는 사람 앞에서 써야 하는 가면을 유지해야 하잖아요? 그건 좋지 않아요.


 그렇다고 해서 무례한 사람이 되기 위해 낯선 사람을 만나는 건 아니예요. 그냥...나 자신으로 있고 싶어서 낯선 사람을 주로 만나는거죠.



 6.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12시까지 돈을 벌고, 돈을 벌면 옷을 사러 갈거예요. 아니면 12시 반까지. 12시 반까지 돈을 벌고 나갈 준비에 드는 시간 30분. 1시에는 출발해야 해요. 


 왜냐면 쇼핑을 하고 식사도 한 후엔 9호선이나 2호선을 타고 피트니스에 가야 하거든요. 한데 경험상, 빠르면 4시 반부터는 9호선에 사람이 드글드글해요. 고속터미널-압구정로데오-삼성역까지 찍게 된다면 어지간히 빨리 움직여도 4시는 된단 말이죠. 그러니까 퇴근 시간에 휘말리지 않을 시간을 확보하려면 1시에는 나가야 하는 거예요.



 7.여름옷은 꽃무늬나 나비...하여간 무늬가 화려할수록 좋아요. 좋은 게 좋은거죠. 눈에 띌수록 좋다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화려할수록 좋은 거죠.


 언젠가 듀게에서 만난 작자가 나를 처음 보고 말했어요. 보자마자...직장에 다니지 않는 사람이라는 거 한가지는 알겠다고요. 그런 옷을 입은 걸 보면요. 그래서 '회사원들도 회사에 출근하지 않을 때는 이런 옷을 입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해 봤어요. 그러자 그녀가 대답했어요.


 '아니야. 회사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회사에 가지 않을 때도 그런 옷을 안 입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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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든 생각인데...나중에 여자로 태어나면 Dvf 랩드레스랑 스카프랑 많이 살거예요. 한번에 스카프를 7~8개씩 휘감고 다니고 싶어요. 소니아리키엘 니트도 있는대로 사고, 반노튼 실크스커트도 있는대로 사고. 혼자서도 에비앙스파에 다닐 수 있겠죠. 호빠같은 덴 안갈거고요.


 왜 호빠에 안가냐면, 물장사 하는 녀석들은 대체로 한심하거든요. 한심한 여자는 괜찮아요. 한심한 여자여도 여전히 그녀는 여자니까요. 돈을 쓸만한 매력과 가치가 있죠.


 하지만 남자가 한심하면 얘기가 완전 달라져요. 한심한 남자는 남자가 아니거든요. 그건 그냥 한심한 놈팽이일 뿐이니까요. 그런 놈들에겐 한푼도 쓰기 싫은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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