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스(Us) 관련 이야기 몇가지

2019.03.27 23:25

SnY 조회 수:1785

영화 속 반전과 관련된 언급은 없지만 영화적 눈치가 빠른 분은 정보만으로 일부분 예측이 가능하니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습니다. 



1. 키앤필 코미디를 이미 정주행하신 분이라면 영화 첫부분이 이 꽁트를 많이 닮아있다는걸 눈치채셨을 겁니다.

거울과 정체숨기기, 점프수트, 변조된 듯한 목소리 모두 들어가있습니다. 조던 필은 코미디 시절에도 정체성과 관련된 개그 소재를 많이 다루기도 했죠.

 

2. 80년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영화속 주인공과 같은 나이인 조던필은 어린시절 봐온 옛날 영화에 대한 레퍼런스를 많이 담았습니다.

아들이 해변에서 갑자기 사라질 당시 입고 있던 티셔츠에 "죠스"가 새겨진건 관객들이 쉽게 파악할 수 있고 

몇몇 설정과 대사는 스티브 마틴의 전자두뇌인간과 구니스의 명대사를 그대로 따왔더군요. 물론 나홀로집에를 언급한 조크도 있었고요. 

하지만 필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건 듀나님도 언급하신 환상특급(Twilight Zone)입니다. 

어떤 여인이 대합실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 옆에 자기와 똑같은 또 다른 사람을 본 이후로 신경쇠약에 걸리고 난동을 부리다 경찰에 연행되는데 그 경찰 역시 도플갱어가 있었다는 내용이더군요.


3. "....the inherent duality of two equal objects that are connected, and an object that's used to sever or cut, is very important to the film" 

영화 속 중요한 오브제인 가위에 대한 조던필의 인터뷰 중 일부입니다.


4. 주인공 에들레이드의 도플갱어 레드가 내는 섬뜩한 목소리는 사실 '연축성 발성장애(spasmodic dysphonia)'라는 성대질환을 반영한 설정이라고 합니다.

트라우마적인 일이 겪었을때 뇌간의 신경전달물질이 성대에 영향을 끼쳐 생기는 장애라고 합니다. 루피타뇽은 블랙팬서의 한국어 연기때처럼 발성코치와 액센트코치를 곁에두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합니다. 노력이 빛을 발했는지 레드가 입을 떼자마자 영화관 객석에서 '헉'하며 숨들이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더군요.


5. 루피타뇽도 그런편이지만 특히 남편 역할의 윈스턴듀크도 근사한 별장을 소유한데다 중학교 다니는 딸까지 둔 남자를 연기하기엔 조금 어린 나이죠. 만 32살인데 블랙팬서와 인피니티워 촬영이후 어스 미팅자리에서 조던필은 듀크에게 최대한 아저씨스러운 모습이 되길 요구했고 듀크는 조던필을 모델 삼아 살을 찌우고 안경을 썼다고 합니다.


6. 사실 필은 레이건정부때 미국국민들이 참여했던 "Hands Across America"운동에 대해 별 반감은 없으며 영화 역시 당시의 이 운동을 조소적인 태도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그저 그 운동이 담은 의도의 나이브함과 당시 냉전 상황이 갖고 있는 불일치에 영화적 매력을 느꼈다고 하네요. 


7. 영화가 상영된지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예레미아" 검색어에 가장 먼저 자동채움되는 검색어가 11장 11절이더군요. (물론 다른 영화나 소설에서도 꽤쓰이는 구절이긴합니다)

영화 내에선 고의적으로 이 내용이 뭔지 숨기고 있죠. 사실 별 얘기는 아닌것 같지만 이절 가장 뒷부분에 약간 의미심장한 부분이 있어 그런것 같습니다. 


8. 영화 초반 에들레이드의 엄마가 "영화 찍고 있나봐, 엑스트라로 들어가볼까"하는 부분이 나오죠. 영화의 배경이 된 산타크루즈의 보드웍 놀이공원은 80년대 공포영화팬들에게 인기있는 로스트 보이(the lost boys)의 촬영장이기도 합니다. 87년 개봉된 영화니 어스의 배경이 된 86년도에 이 영화를 찍고있었다는 설정이 되는거죠. 산타크루즈 주민들은 재작년 로스트보이 30주년 행사도 했다는걸 보아 이 영화에 대한 애정이 큰 것 같은데 이젠 어스의 인기에 힘입어 더 많은 행사가 생기겠네요.


9. 영화를 미국식 자유시장주의자들의 계급 혁명 악몽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데 필은 그런 해석에 대해 딱히 강하게 부정하지 않는 눈치입니다. 


10. 도플갱어들의 이름들에도 상징들이 숨어있다고 하더군요. 딸 조라(슬라브 어원의 빛이라는 의미라 합니다)의 도플갱어 이름이 옴브레는 그림자를 뜻하죠. 월식이 생길때 완전히 빛이 가려진 상태를 뜻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플루토는 잘 아시겠지만 가장 멀고 어두운 행성인 명왕성이며 그리스 신화의 지하세계 신 이름이구요. 게다가 딸 조라가 입고있던 티셔츠의 "Tho"는 베트남어로 토끼를 뜻한다고 합니다. 


11. 전작 겟아웃에서도 영화의 오프닝과 엔딩 모두 자동차와 도로를 담고 있고 이번 영화 역시 그렇습니다. 전작에서도 그랬지만 특히 어스는 자동차가 담고 있는 각종 사회적 함의가 장면장면 많이 들어가있죠. 심지어 영화 초반 아들 제이슨이 벽장문이 잠기지 않기위해 문에 대놓은 장난감도 앰뷸런스입니다.


12. 영화 초반 남편 게이브의 도플갱어 애브라함(이 이름도 가부장의 상징이죠)은 가장의 다리를 제일 먼저 공격합니다. 그리고 도플갱어들은 주로 자기가 목표로 삼은 공격대상의 목을 공격하죠. 후반부에 나오는 설명이 이 공격들에 대한 의미를 제공 받습니다.


13. 영화 초반 산타크루즈로 가는 차안에서 "5달러~"하는 랩노래를 듣던 장면은 예고편에서도 나왔었죠. 거기서 에들레이드가 박자타는걸 유심히 보라는 글이 인터넷에 있네요. 저는 랩 그루브가 없어선지 별다른 점을 못느끼겠는데 말입니다. 물론 그런 에들레이드를 바라보는 아들 제이슨의 눈빛도 유심히 봐야합니다.


14. 영화 속 뇽의 모습에서 특히 눈을 아주 인상깊게 보신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거의 삼백안이 가능한 큰 눈이죠. 본인도 그걸 어필하기 위해 프로모션 내내 화려한 눈화장과 독특한 컬러렌즈를 끼고 행사에 참여하고 있더군요.


lupita nyong'o lensesì ëí ì´ë¯¸ì§ ê²ìê²°ê³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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