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와 저 정말 폐인 같네요. ㅋㅋ 역시 아주 대략의 흐름을 예상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는 수준의 스포일러는 있을 수도 있습니다.


- 보면서 우주 명작이라고 감탄 하던 드라마들도 이렇게 열심히 몰아서 본 적이 없는데. 역시 막장의 힘은 위대합니다.


- 이야기의 완성도면에선 지금껏 달린 1, 2, 3, 4시즌 중 가장 낫습니다. 물론 이 시리즈의 이야기 완성도란 게 디폴트값이 무척 낮아서 이게 뭐 명작이란 얘긴 아니구요. 다른 시리즈는 13화 중 6~8화 정도부터 맛이 갔다면 이 시즌은 마지막 두 화만 별로였다는 의미 정도 되겠습니다. 결국 뒷심 부족이긴 마찬가지였구요. 그래서 여전히 아무에게도 추천하지 않습니다. ㅋㅋㅋ


- 이번 시즌의 컨셉은 프릭쇼, 기형인 사람들을 모아 놓고 사람들에게 서커스 비슷한 쇼를 보여주는 것인데, 그렇다보니 별다른 호러 연출 없이도 기본적으로 괴이한 비주얼을 늘 깔고 갑니다.
사실 일단 주연급 배우들은 당연히 가벼운 특수 분장이고, 키 큰 트랜스젠더 배우를 거인 여성 역할 컨셉으로 출연시킨다든가 하는 일도 있지만 정말로 하체가 없는 사람, 팔이 심한 기형인 사람, 정말로 키가 60cm 정도 밖에 안 되는 성인 여성, 진짜 소두증 남성 등이 배우로서 역할을 맡고 출연하다 보니 어쨌든 보고 있노라면 기본적으로 낯설고 괴상한 느낌이 유지됩니다.

근데...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 나와서 행동으로 기괴함을 보여주던 지난 시즌들과 달리 애초에 생긴 것부터 괴상한 사람들이 나와서 그런지 이 사람들의 사고나 행동은 오히려 평범하고 멀쩡합니다. 주어진 역할도 탄압 받고 차별 당하는 소수자들이구요. 그래서 이 시리즈 사상 최초(!!)로 등장인물들의 수난사에 감정 이입이라는 게 됩니다.
그래서 더 완성도가 높게 느껴졌고, 또 그래서 가장 보기가 힘든 시즌이었네요. 멀쩡한 얼굴로 괴상한 짓만 골라하던 놈들이야 죽든 다치든 저주를 받든 걍 낄낄거리며 구경할 수 있었는데 이 양반들은... ㅠㅜ


- 단점을 꼽자면 처음에 말 했던 고질적인 뒷심 부족이 제일 컸죠. 한참 몰입하며 막판에 돌입했는데 갑자기 새 캐릭터가 등장해서 마지막 두 회차에서 비중을 혼자 다 잡아 먹으며 본래 주인공들을 밀어내 버리는데 그 이야기가 영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상당히 단순하게 선한 편, 악한 편을 나눠 놓고 전개되던 와중에 그나마 입체성을 보여주던 캐릭터 하나는 쌩뚱맞게 엑스트라 처럼 퇴장해 버리구요.
늘 그렇듯 도저히 수습이 안 될 정도로 꼬여오던 이야기는 또 다시 은근슬쩍 '그냥 좀 봐 주셈 ㅋㅋ' 모드로 정리되며 끝나 버려요.
이럴 거면 이야기를 수습하려 들지 말고 걍 극단의 혼돈의 카오스로 끝내 버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나름 '막장'의 전통에 충실하게 권선징악 비슷한 분위기로 마무리 하려는 시리즈의 관습이 늘 이야기도 해치고 분위기도 해치고 뭐 그러는 것 같습니다.


- 또 하나의 큰 단점이라면 메인 빌런(?)이 영 찌질하고 별 매력도 카리스마도 없는 잉여라는 것인데, 사실 이건 뭐 이 시즌의 주제 의식과 맞닿아 있는 설정이라 어쩔 수 없었겠죠.
마지막에 파국을 불러오는 게 그 캐릭터 몫이긴 해도 사실 그 원인을 제공한 건 주인공들의 나약함 때문이라는 전개는 괜찮은 발상이기도 했구요.


- 여전히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고약한 장면 하나가 나오긴 하지만 이번 시즌들보단 훨씬 비중이 작아서 고마웠구요. 소수자 차별이라는 이슈를 다루는 태도는... 굉장히 단순무식한 방식이긴 했어도 시즌3의 그것보단 훨씬 효과적이고 좋았습니다. 메인 빌런이 별로라고 투덜거리긴 했지만 숨겨진 진짜 악당(?) 관련 전개는 그럭저럭 괜찮았고 마지막 장면도 그럴싸했어요. 종합적으로 볼 때 지난 세 시즌들보다 훨씬 완성도 있는 이야기라는 건 분명하구요. 다만 저번 시즌의 샤방샤방 비주얼에 비해 갑자기 우중충 칙칙 기괴 암울해진 분위기 때문에 호불호는 엄청 갈리는 느낌.


- 그리고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만 사라 폴슨의 샴 쌍둥이 컨셉은 특수 효과의 어색함 때문에 좀 참고 보기가 힘들었습니...


- 시즌 3부터 나오는 엠마 로버츠는 다른 건 모르겠고 일단 참 예쁘구나 싶은데. 어제에야 검색을 해 보고 알았네요. 남들의 비난 속에 저는 그냥저냥 재밌게 봤던 스크림4의 여주인공이었다는 걸요. ㅋㅋ
당시에 lte가 화제라서 국내 개봉제가 스크림4G가 되어 버렸었는데. 5G가 이슈인 시절에 그 영화를 생각하니 정말 세월아(...)


- 암튼 그동안 너무 열심히 달려서, 잠깐 쉰 후에 정주행을 계속 할지 아님 한 시즌 건너 뛰고 상대적으로 평이 좋은 로어노크 시즌만 볼지 고민... 까지는 아니고 생각 좀 해봐야겠습니다.
뭐 매 시즌 되게 열심히 봤지만 그만큼 만족도가 높았던 시리즈는 아니어서 평이 안 좋은 시즌까지 굳이 다 챙겨볼 필요까진 없을 것 같지만. 시즌3을 본 후에도 똑같은 소릴 했었죠 저는. ㅋㅋㅋ


- 보는 도중에 출연자들에 대해 검색을 해봤는데. 실제로 기형이나 장애를 갖고 있던 출연자들 중 두 명이 촬영 후 얼마 안 돼서 세상을 떠났더군요. 그래서 시즌 막바지를 보면서 기분이 더 어두침침했습니다.


- 아 그리고 제시카 랭 여사님. 이제 5, 6, 7시즌엔 안 나오신다는데, 첫 시즌의 강렬한 등장 후로 계속 비슷한 캐릭터의 연속이라 좀 식상해지는 느낌이었는데 이 시즌은 꽤 괜찮은 고별 인사였던 것 같아요. 시즌 8에 카메오로 나오신다지만 그건 넷플릭스에 언제 올라올지 기약이 없으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90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3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729
121348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드라마에서 [3] daviddain 2022.10.25 433
121347 에피소드 #8 [2] Lunagazer 2022.10.25 181
121346 주홍무 [4] 돌도끼 2022.10.25 378
121345 다큐프라임 게임 3부작 편 [2] 예상수 2022.10.25 297
121344 프레임드 #228 [2] Lunagazer 2022.10.25 160
121343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티저 예고편 [7] 예상수 2022.10.25 468
121342 Leslie Jordan 1955-2022 R.I.P. [1] 조성용 2022.10.25 255
121341 [왓챠바낭] 여자애 구하는 아저씨 이야기로 예술을 해 보았습니다 '너는 여기에 없었다' [15] 로이배티 2022.10.24 829
121340 이제 가끔 나갑니다 가끔영화 2022.10.24 330
121339 50조원 투입이라니.. [2] 말러 2022.10.24 845
121338 그 사람이 당신의 친구가 될 수 없는 이유 [1] 예상수 2022.10.24 469
121337 [핵바낭] 뼈로 웃기는 뼈그맨 라이프 [30] 로이배티 2022.10.24 856
121336 퇴장당하는 후진타오 [1] 예상수 2022.10.24 573
121335 이웃 관계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지 [14] 어디로갈까 2022.10.24 868
121334 푸르밀을 시작으로 없어지는 기업들이 많을듯 하네요 [3] 말러 2022.10.24 653
121333 강원도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건 [4] 예상수 2022.10.24 913
121332 프레임드 #227 [6] Lunagazer 2022.10.24 173
121331 [강력스포일러] 넷플릭스 '더 스트레인저' 내용과 실제 사건에 대한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2.10.24 668
121330 나의 팬질일지 5 - 결국 일본에 갑니다 [14] Ruth 2022.10.23 631
121329 진정한 독재의 시작 [3] 모스리 2022.10.23 85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