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에 반짝 치고 빠진 킹스맨: 골든 서클. 

지금 개봉 스코어를 모을 만한 영화였어요. 

생각이 많았고 재기발랄했지만 그 생각들을 해외 팬들이 느낄 수 있는 하나의 코드로 뽑아내는 데에는 실패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강스포 빵빵 갈게요. 





1. 포피 아담스 (줄리안 무어 분)

악당이 카리스마가 없다는 것이 '킹스맨:골든 서클'에 대한 주요 불평 중 하나이던데, 저는 감독이 일상에 도사리고 있는 악을 찾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했습니다. 악의 매개체가 대마초(및 기타 약물)이라는 점에서 더더욱이요. 약쟁이인 선량한 시민들이라니 미국인에게 매우 익숙한 일상의 악 아니겠습니까. 

포피 아담스는 50년대 미국 가정주부의 캐리커쳐입니다. 포피 타운의 꾸밈새도, 줄리안 무어의 의상도, 줄리안 무어의 말투나 제스추어도 전형적인 행복한 가정주부의 상을 연기하고 있습니다. (비록 가정주부가 조증이 있는 것 같고 옳지 못한 식재료를 씻지도 않은 상태로 쓰지만) 

감독은 가장 무해할 것 같은 '엄마'의 상 안에 최종보스를 넣으려고 했지만 '선량한 엄마'의 상이 관객에게 너무 깊이 각인된 나머지 다들 악당이 시시하다고 여기게 되지 않았나 생각만 해 봅니다. 사실 공포영화로서는 제격이었을 텐데요. 우리집에 있는 '엄마'가 세계 멸망을 획책하고 있다면?!



2. 멀린의 "테이크 미 홈, 컨트리 로드"

영화를 보면서는 대체 어디에서 웃어야 되는지 엄청 오래 고민했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는 머리로만 생각해 보았습니다. 대체 왜 멀린은 쓸데없이 노래를 부르는가! 

아마 이렇게 웃기려고 하지 않았을까 짐작만 해 봅니다. 

멀린은 전형적인 영국 신사인데 미국 양키들의 트로트라고 할 수 있는 컨트리 송을 마음속의 애창곡으로 지니고 있습니다. 

심지어 멀린의 최후에 "마운틴 마마~ 테이크미홈~ 컨트리로드~ 테이크미 홈~".... 뭔가 최후의 순간엔 멋진 영국 노래 같은 걸 불러야 하지 않겠다 


때와 장소에 맞지 않는 뜬금 없는 선곡과 캐릭터로 웃기려고 한 것 같은데

우리 버젼으로 생각해보자면 

마동석이 구슬프게 소양강 소녀를 부르는 그런 감성을 자극하려고 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3. 채닝 테이텀은 2, 3편 묶어서 계약을 했나 봅니다 

본 계약은 3편 값만 지불하고 2편은 그냥 애교로 계약금만 조금 받고 티져만 멋지게 한 씬 찍기로 합의했다거나. 

무려 채닝 테이텀을 데리고 와서 영화 내내 눕혀놓다니 너무한 것 아닌가요. 


초반에 죽어버린 랜슬롯도, 에이전트 위스키로 승급한 할리 베리도, 다음 편에 등장을 하려면 할 수도 있고 안 하려면 안 할 수도 있게 어정쩡하게 맺어놨어요. 3편은 '계약 되는거 보고 누구 나올지 만들지 뭐ㅎ'의 기상이 느껴졌습니다. 유일하게 사망 플래그가 제대로 뜬 건 지뢰 위에서 폭사한 멀린 뿐인데, 다음 편에 멀린도 한 덩어리로 붙여(?) 온다면 이 시리즈물 특유의 기믹이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4. 찰리는 안습......... 

감독은 찰리에게 너무합니다. 그에게 멋진 격투씬과 긴 대사를 주었지만 찰리는 1) 에그시에게 채용 기회를 뺏김, 2) 에그시에게 여자 친구도 뺏김, 3) 에그시에게 싸움도 짐.

뭐 하나만이라도 이기게 해 주지. 고이 잊혀지게 해주던가. 


찰리의 여자친구 역 배우는 카라 델라바인의 언니인 '포피 델라바인'이라고 합니다. 

본명이 '포피 밸런타인'으로 잘못 표기된 신문기사를 읽었는데 이름 보고 3편 주인공은 이 분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 했습니다. 

신문기자의 실수였어요. ㅎㅎ



기타로는 깨알같은 impeachment. ㅎ







좋은 타임킬링 영화였지만 여러모로 아쉬웠어요. 

3편이 나오면 보러 갈 테지만 3편은 좀 더 잘 빠졌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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