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안 사건 때 남초 커뮤니티에서 난리치고 정의당 물어뜯을 때 1차 웨이브가 왔었죠.

몇일 전 홍준표/문재인의 동성애 질문-답변으로 2차 웨이브가 왔습니다.


1차 웨이브는 메갈리안을 일베와 비슷한 수준의 막장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정의 구현'을 위해서 메갈리안을 깐다는 스탠스를 취하는 게 보통의 남초 커뮤니티였죠.

하지만 글들을 읽어보면, 그런 '정의구현'이라는 핑계 밑에 남성이 역차별당하는 시대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여성혐오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정서들이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정의당이 이 사건에 대해 일관되지 않은 일처리를 보여주죠. 

오호라. 몇명 되지도 않는 메갈리안만 때리고 있으니 성이 안 찼는데, 정의당이 등장해주니 신난 겁니다. 

여혐하고 싶었는데 정의당이 이래주니 잘 됐다 이거죠.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상황.


거기다가 '이퀄리즘' 주작 사건이 지하핵실험하듯 나무위키에서만 제한적으로 일어났는데,

이게 남초커뮤니티에 꽤 퍼졌어요. 지금도 '이퀄리즘'이 잘 정착된 용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정도니까요.


그 동안에 발아기에 있던 여혐 정서가 때를 만나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게 된 거죠. 


2차 웨이브는 동성애입니다. 

문재인 후보가 TV토론에서 홍준표가 던진 그물을 잘 피하지 못하고 낚여서 버버대는 것이 안타까웠던 지지자들은 동성애자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TV 토론 다음날에 문재인 후보 행사 때에 동성애자 단체가 문재인 후보에게 빠른 속도로 가까이 다가가서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걸 습격이라고 하기에는 물리적 공격이 없어서 좀 애매하고, 다른 단어를 찾기도 어렵네요. 

이 사건이 1차 웨이브와 유사하게 흘러갑니다. 겉으로는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보우하기 위해 나선 것 같지만, 그 내면에는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제 클리앙에서 본 글 중에는 동성애에 대한 차별이 어디 있습니까? 같은 어이 흡수하는 글도 있었어요)


1, 2차 웨이브의 공통점은, 사건이 진행되면 본말이 전도된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본말 전도가 아니라, 사건의 진짜 이유는 나중에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1차 웨이브에서는 "girls don't need a prince"라든지, 정의당의 회계 문제 같은 걸 들먹이지만, 결국은 다 여혐이 이유였다는 게 드러납니다. 

지금은 이유야 어찌 됐든 메갈리안이나 정의당이나 뭐든 한 번 "메갈 묻은" 건 다 적으로 규정하고 있죠. 맥카시즘이랑 똑같습니다.


2차 웨이브도 처음에는 문재인 후보의 어버버를 변호하는 방향의 글들이 올라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성애자 혐오 정서가 드러납니다. 

한국에는 동성애자 차별이 없거나 사람들이 신경도 안 쓴다는 말도 안되는 실드가 나오는 것도 1차 웨이브에서 봤던 패턴이구요.


3차 웨이브는 뭘까요? 

흐름상으로 보면 외국인에 대한 혐오입니다. 

3차 웨이브까지 오면 여성, 동성애자, 외국인에 대한 혐오가 3위일체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게 언제 어떤 계기로 오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3차 웨이브까지 오면 이 나라는 트럼프를 배출했던 미국의 대선 당시 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으로 가게 되지요. 


저는 트럼프가 당선되는 걸 보면서 한국에서도 트럼프가 나올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대선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언제든지 어떤 기회이든지 나올 가능성이 있죠.


아이러니컬하게도 1, 2차 웨이브에 가담한 자들은 자신들이 상식적이고 진보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어제는 무려 "극진보"라는 말을 클리앙에서 봤더랬죠. 자기는 진보인데, 극진보는 싫다 이거죠. 

아마 극진보는 여성단체, 동성애인권단체, 정의당 이런 곳이겠죠? 

극진보를 극딜하라는 구호가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별로 위트는 없어보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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