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27 11:59
메갈리안 사건 때 남초 커뮤니티에서 난리치고 정의당 물어뜯을 때 1차 웨이브가 왔었죠.
몇일 전 홍준표/문재인의 동성애 질문-답변으로 2차 웨이브가 왔습니다.
1차 웨이브는 메갈리안을 일베와 비슷한 수준의 막장 집단으로 규정하면서, '정의 구현'을 위해서 메갈리안을 깐다는 스탠스를 취하는 게 보통의 남초 커뮤니티였죠.
하지만 글들을 읽어보면, 그런 '정의구현'이라는 핑계 밑에 남성이 역차별당하는 시대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여성혐오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정서들이 있습니다.
그 와중에 정의당이 이 사건에 대해 일관되지 않은 일처리를 보여주죠.
오호라. 몇명 되지도 않는 메갈리안만 때리고 있으니 성이 안 찼는데, 정의당이 등장해주니 신난 겁니다.
여혐하고 싶었는데 정의당이 이래주니 잘 됐다 이거죠.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상황.
거기다가 '이퀄리즘' 주작 사건이 지하핵실험하듯 나무위키에서만 제한적으로 일어났는데,
이게 남초커뮤니티에 꽤 퍼졌어요. 지금도 '이퀄리즘'이 잘 정착된 용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 정도니까요.
그 동안에 발아기에 있던 여혐 정서가 때를 만나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게 된 거죠.
2차 웨이브는 동성애입니다.
문재인 후보가 TV토론에서 홍준표가 던진 그물을 잘 피하지 못하고 낚여서 버버대는 것이 안타까웠던 지지자들은 동성애자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TV 토론 다음날에 문재인 후보 행사 때에 동성애자 단체가 문재인 후보에게 빠른 속도로 가까이 다가가서 항의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이걸 습격이라고 하기에는 물리적 공격이 없어서 좀 애매하고, 다른 단어를 찾기도 어렵네요.
이 사건이 1차 웨이브와 유사하게 흘러갑니다. 겉으로는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을 보우하기 위해 나선 것 같지만, 그 내면에는 동성애에 대한 혐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제 클리앙에서 본 글 중에는 동성애에 대한 차별이 어디 있습니까? 같은 어이 흡수하는 글도 있었어요)
1, 2차 웨이브의 공통점은, 사건이 진행되면 본말이 전도된다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본말 전도가 아니라, 사건의 진짜 이유는 나중에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1차 웨이브에서는 "girls don't need a prince"라든지, 정의당의 회계 문제 같은 걸 들먹이지만, 결국은 다 여혐이 이유였다는 게 드러납니다.
지금은 이유야 어찌 됐든 메갈리안이나 정의당이나 뭐든 한 번 "메갈 묻은" 건 다 적으로 규정하고 있죠. 맥카시즘이랑 똑같습니다.
2차 웨이브도 처음에는 문재인 후보의 어버버를 변호하는 방향의 글들이 올라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성애자 혐오 정서가 드러납니다.
한국에는 동성애자 차별이 없거나 사람들이 신경도 안 쓴다는 말도 안되는 실드가 나오는 것도 1차 웨이브에서 봤던 패턴이구요.
3차 웨이브는 뭘까요?
흐름상으로 보면 외국인에 대한 혐오입니다.
3차 웨이브까지 오면 여성, 동성애자, 외국인에 대한 혐오가 3위일체를 완성하게 됩니다.
그게 언제 어떤 계기로 오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3차 웨이브까지 오면 이 나라는 트럼프를 배출했던 미국의 대선 당시 상황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상황으로 가게 되지요.
저는 트럼프가 당선되는 걸 보면서 한국에서도 트럼프가 나올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대선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언제든지 어떤 기회이든지 나올 가능성이 있죠.
아이러니컬하게도 1, 2차 웨이브에 가담한 자들은 자신들이 상식적이고 진보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겁니다.
어제는 무려 "극진보"라는 말을 클리앙에서 봤더랬죠. 자기는 진보인데, 극진보는 싫다 이거죠.
아마 극진보는 여성단체, 동성애인권단체, 정의당 이런 곳이겠죠?
극진보를 극딜하라는 구호가 나올지도 모르겠어요. 별로 위트는 없어보이지만요.
2017.04.27 12:12
2017.04.27 12:16
2017.04.27 12:22
2017.04.27 12:31
다시 군 가산점 이야기 스물스물 기어나오고... 아직까지도 '메갈 상정'이라며 심상정 씹고... 일베만 안 하면 괜찮은 남자고... 거기다 트럼프 찬양하는 자들도 숱하게 있지 않나요 뭐. 아무튼 원글에 120% 공감하는 바입니다. '평범한 진보 한국 남자들'이 점점 더 끔찍하게 느껴져요.
2017.04.27 13:00
전 stardust 님 생각과 다르게 그들이 특별히 극단적인 유저라는 생각이 안 듭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평범한 20~40대 남자들이에요. 한국에서 오래 산 사람이면 놀라울 것도 새삼스러울 것도 없잖아요. 아직 갈 길이 멀죠.
그리고 그 사람들 소수자 문제 외에도 딱히 진보적이지 않을 걸요. 그냥 반새누리 민주당 지지자들이겠죠.
2017.04.27 13:27
저는 저 사람들이 특별히 극단적이다.라고 한적이 없는데요.하드코어 유저라는 말은 말 그대로 주로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어느 커뮤니티나 그렇지만 100명이 있으면 그중에 열심히 글 쓰는 사람은 20명 정도고, 나머지는 눈팅족이죠.
저 사람들은 30~40대의 반새누리 성향의 남성위주의 커뮤니티에 있는 사람들이지 그 이외의 계층을 대표하지는 않으므로 그 사람들의 의견만 보고 여론이 어쩌고 한국에서도 트럼프가 온다 이렇게까지 나갈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말 그대로 여론의 차원(10대부터~70대까지의 전국민)으로 동성애 문제를 보자면 저 커뮤니티의 인식보다 더 안좋을수도 있죠.
근게 기본적으로는 관심이 없음.이게 여론이죠.
최소한 저기서는 동성애는 에이즈의 원흉.이런 이야기들에는 동의안하거든요. 그 난리통에서도 그런류의 말들은 대거 까였습니다.
-동성혼을 허용한다면 왜 동물과의 혼인은 안되느냐 류의 글들이라던지-
진보적이라는 말도 제가 한말은 아닌것 같고..그 커뮤니티들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한적 없습니다.
언론에서는 그렇게 부르고 싶어하는것 같지만..예전에는 그 커뮤니티내에서도 본인들이 나름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자뻑(?)이 있었던거 같은데 요새는 자기들이 그게 아닌건 알던데요.
특히 메갈리아 문제로 젠더문제가 이슈화 되면서 웃프게도 그렇게 되었죠. 진보에서 젠더 문제를 뺴면 이야기가 안되는데, 젠더 문제는 본인들이 받아들일수가 없으니 아 사실 나는 보수였구나.라고 하는글들이 많아졌죠.심상정만 까인것도 아니잖아요? 민주당의 마지막 걸림돌이 남윤인순이라는둥..뭐..
2017.04.27 14:46
클량/오유 만 그런것도 아닙니다. 82쿡도 마찬가지 입니다.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2335726
2017.04.27 13:29
근데 주변에서 쉽게 볼수 있는 평범한 20~40대 남성에 대한 평가와 별개로 평범한 20~40대 여성이 봐도 메갈리안을 보면 일베와 같게 보지 않을까 싶은데요. 물론 평범한 20~40대 남여성들 대부분은 일베나 메갈리안에 대해 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요. (그나마 일베는 매스컴을 좀 타서 알겠지만). 남녀를 떠나서 메갈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 게시판 유저들이 "특이" 한거죠. 아무것도 모르는 제3자가 처음 와서 이 게시판을 보면 이게시판의 "평범하지 않은 진보" 한국 여성들(남성들)을 끔직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만.
2017.04.27 13:44
저는 메갈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 출현 배경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메갈이 긍정적인건 아니죠.
다만 원래부터 페미니즘에 대해서 우호적이지 않았으면서 메갈때문에 싫어졌다라고 핑계대는건 좀 웃기긴 합니다.
저쪽에서 맘에 안들면 너 종북이지 하는거나 너 메갈이지 하는거랑 같은 거죠.
2017.04.27 13:50
저역시도 뭐때문에 뭐가 싫다 그런건 다 핑계라고 봅니다만...
일반적인 제3자가 보기에는(성별을 떠나서) 일베나 메갈이나 이 게시판의 몇몇 글이나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을거라는 얘기였습니다.
2017.04.27 13:57
메갈리안에 대한 입장은 다양하게 있습니다.
메갈에 대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 묻는 것은 홍준표가 "안 후보님은 우파입니까 좌파입니까?"라고 묻는 것과 동일하게 단순합니다.
정의당의 최초 입장은 메갈리안도 하나의 입장/주장으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의당이 메갈리안과 동일한 주장을 하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도 메갈리안도 하나의 목소리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메갈리안의 모든 주장이나 언설들을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남초 커뮤니티의 메갈리안에 대한 행동들은, 메갈리안은 박멸해야 하는 존재들이고 결코 같은 나라에서 살 수 없는 존재이다라는 사고에 바탕한 것입니다.
메갈리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다"라는 것은 여러 가지 입장 중에 하나이고, 사람들이 잘 안 오게 된 듀게에서 메갈리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메갈리안에 대해 관용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보입니다.
2017.04.27 14:11
2017.04.27 16:14
아니 이게시판 사용자들이 모두 메갈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습니까. 그거야 알수도 없고 별의미도 없는 얘긴데 그런 몇몇 사람들도 존재하고 메갈에 대한 인식과 무관하게 몇몇 사람들의 "폭력적인" 글들을 보통 사람들이 보면 끔찍할거라는 얘깁니다.
2017.04.27 13:30
2017.04.27 13:45
한국에서 과거 대통령중에 트럼프보다 낫다고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나요?
정상인 사람이 김대중, 노무현 정도....
한국은 이미 트럼프를 꽤나 경험했어요.
2017.04.27 14:45
홍준표야말로 트럼프라고 봐도 될텐데...
2017.04.28 03:04
글쎼요. 근데 냉정하게 말해서 클리앙이나 오유의 하드코어 유저가 여론을 대표하지는 않죠.
-거기 주 사용자라는게 반새누리 성향의 30~40대 남성.집단인게 명확하니까요-
동성애 이슈에 대해서는 까놓고 말해서 떠드는 사람끼리 떠드는거지, 그냥 별 생각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애초에 그 이슈에 대해 관심이 없다는것- 그냥 인터넷 게시판 두어개를 보고 곧 트럼프가 나오겠거니.라고 단정하는것은 조금 무리 같습니다.
대선을 그동안 숱하게 치뤘지만 역대 대선에서 이 문제는 아예 토론 테이블에 올라오지도 않았죠. 그게 관심이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즈엉이당이니 메갈당이니 하는게 일상이지만 그렇다고 그 메갈리아 이후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의당 지지율이 변동이 있었던것도 아니고요.
-크게 올라간것도 없지만 내려간것도 없죠-
클리앙만 해도 동성애 떡밥은 주기적으로 올라왔어요. 이번이 새삼스러운게 아닙니다. 그냥 대선토론이 불을 붙인것일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