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MMO 게임들이나 여타 온라인 게임들은 제가 전혀 하질 않아서 제외하고 그냥 (주로 혼자 노는) 패키지 게임들 얘깁니다만.


저번에 글 적었던 '블러드본'을 하다가 느꼈던 부분인데,

이 게임이 극악의 난이도와 불편한 유저 편의성으로 이름이 높고 실제로 저도 개고생 중인데요.

도대체 이 게임은 누구 하라고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 놓은 거야... 라고 한참 생각을 하다 보니 그게 정말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요즘 게임들이 예전 게임들에 비해 거의 다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쉬워요.

어렵다, 쉽다라는 건 어쩔 수 없이 상대적인 얘기일 수밖에 없고, '요즘 게임이 쉽다'나 '예전 게임이 어렵다'나 결국 같은 얘기이긴 하지만 아무튼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편하고 쉬운 요즘 게임들에 익숙해져 사는 와중에 옛날 스타일을 접하니 애로사항이 폭발하는 게 아닌가... 뭐 그런 느낌.



비디오 게임이, 특히 요즘 말로 패키지 게임이 폭발적으로 부흥하면서 양적 질적 성장을 시작했던 게 대략 80~90년대 오락실과 패미컴을 통해서였습니다만.

당시 게임들은 정말 엄청 단순하죠. 기기 스펙상, 게임 개발의 노하우상, 그리고 컨트롤러의 한계상(당시 컨트롤러는 버튼이 두어개에 스틱도 없고 십자키 하나 있었죠) 복잡하기가 힘드니까요.


그런데 그걸 지금 해보면 엄청나게 어렵습니다. 그 단순하기 짝이 없는 게임들이 희한하게 어렵기는 더럽게 어려워요. ㅋㅋㅋㅋ

아마도 오락실용으로 게임 만들던 사람들이 게임기용으로도 만들어서 그런 게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오락실용 게임은 쉬우면 장사 망하니까요.

동네 오락실에 새로운 게임이 나와서 처음 도전할 때... 를 생각해보면 그렇죠.


일단 중간 세이브 같은 게 없잖아요. 

대부분의 게임들이 주인공을 유리 체력으로 설정해 놓고, 한참 아이템 먹어 파워업해도 죽어서 컨티뉴하면 거의 다 사라지구요.

죽었을 때 무조건 스테이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건 예사이고.

게임 속에서 무슨 힌트를 주는 것도 아니고 새로운 몹이나 보스를 만나면 파해법은 알아서 경험 횟수(=돈or리트라이)로 확인해야 하구요.

대체로 주인공들의 체력은 딱 한 방, 많아야 두어 방 맞으면 사망이죠.

보통 첫 시도에는 첫 판 깨기도 어렵고. 끝판 왕을 보려면 몇 주는 매달려 용돈을 다 쏟아 부어야 합니다.

제가 어지간한 오락실 죽돌이였지만 한 번에 엔딩 보는 게임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무한 플레이 가능한 스트리트파이터를 수련했습니다


예를 들어 수퍼 마리오만 해도 꼭 캐주얼 게임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예전 마리오들을 해 보면 난이도 정말 토 나옵니다.

제가 블러드본은 엔딩 봤어도 수퍼마리오 시리즈들은 엔딩 본 게 거의 없거든요. 그나마 엔딩 본 건 대부분 최근 시리즈들(...)

하다 못 해 갤러그 같은 게임을 봐도 지금 해 보면 의외로 오래 못 버팁니다. 금방 죽고 게임 오버에요.

왜냐면 요즘 게임들이 워낙 '유저 편의성'을 강조하면서 쉽게,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되기 때문이죠.

요즘 난이도들에 길들여져서 옛날의 빡센 게임들은 못 하는 몸이 되어 버린 겁니다. ㅋㅋ



그래서 블러드본이나 다크 소울 시리즈 같은 게임들을 보면, 그냥 변태같은 맘으로 일부러 어렵게만 만든 게임이라기보단 '그냥 옛날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니맵 같은 거 없고 미션 마커 같은 거 없죠. 그거 찾아내려고 맵을 헤매고 스스로 발견해내고 또 기억해두는 것부터가 게임 플레이의 일부니까요.

보스가 그냥 막 덤비면 어마무시한데 계속 두들겨 맞고 죽다 보면 파해법을 찾게 된다... 라는 것도 옛날 오락실 게임들 분위기구요. (여기 가만히 있으면 안 죽어!! 이런 게 있었죠. ㅋㅋ)

캐릭터가 업그레이드될 수록 파워는 강해지지만 체력은 큰 변화가 없어서 처음에나 끝에나 방심하면 금방 죽는다는 것.

심지어 스토리가 (겉보기엔) 별 거 없다... 라는 것도 옛날 게임들 특징이잖아요. 정말 큰 틀만 대충 던져줘 놓고 알아서 상상하게 만드는 것. (그런데 나중에 회사 설정집 같은 걸 보면 왠 대하드라마가;)

뭣보다 복잡한 거 하나 없고 걍 '이건 칼질 게임이니까 니가 칼질만 잘 하면 뭐든 다 해결됨' 이라는 컨셉으로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 이게 정말 옛날 게임들 분위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요즘 최신 게임들은 뭐 하려면 잡다한 게 너무 많거든요. 암살 게임이라고 해서 시작했는데 무슨 저택 꾸미고 무역하고 배 타고 선상 전투 벌이고 이런 식이라; 

그리고 이렇게 '칼질만 잘 하면 됨' 이라는 게임이기 때문에 그 칼질이 쉬우면 안 되는 거죠. 오로지 그 칼질을 '더' 잘 하게 되는 것에서만 재미를 뽑아내야 하니까요.


글이 점점 주제가 사라져가는데... (쿨럭;)

암튼 요즘 게임들은 정말로 거의 다 쉽습니다.

요즘 게임이 예전 게임보다 '복잡'해서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달라붙기 어렵긴 합니다만, 게임의 난이도 자체는 아주 낮아졌구요.

뭐 그래서 결국 난이도의 표준이 한참 하향되었기 때문에 '블러드본이 어려운 거다' 라는 말도 물론 맞는 말입니다만.

저는 그걸 '어렵다'라기 보단 '옛날 스타일이다' 라고 이해하고 있다.... 라는 결론의 뻘글입니다. ㅋㅋㅋ



2.

근데 여기에서 파생된 생각 하나가.

게임이라는 게 어떤 것인가... 같은 얘길 꺼내면 결론 맺기가 너무 난감해지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다른 비슷한 장르들과 게임이 가장 크게 구분되는 부분은 '직접 플레이한다'라는 건 그래도 어느 정도 사실 같거든요. 그렇다면 결국 그 '직접 플레이함' 이라는 부분에 방점을 찍고 만드는 게임이 정말 훌륭한... 까지는 아니더라도 '게임다운' 게임이 아닌가 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지구상의 거의 모든 게이머들이 좋아하지 않을 순 있어도 완성도로 까지는 못 하기로 유명한 마리오 같은 게임을 보세요. 

몇 십년을 이어져 오는 시리즈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플레이어가 해야할 일은 그냥 '타이밍 맞춰 점프하는 것' 하나 뿐입니다. 

이 단순한 공식 하나를 갖고 오만가지 경우의 수가 가능하게끔 스테이지 디자인을 하는데 그게 수십년째 기가 막히게 뽑혀 나오는 거죠.


이런 식으로 아주 간단히 요약할 수 있는 게임 플레이를 가지고 게이머들이 알아서 수련을 쌓아 결과적으로 거의 자기 맘대로 놀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임들이 있습니다.

이 글의 시작이 된 블러드본도 그렇고, 비슷한 물건인 닌자 가이덴 1, 2 같은 경우도 있겠구요. 배요네타&데빌메이크라이 시리즈라든가...

라고 적다 보니 의외로 싹 다 일본 게임들이긴 한데, 서양 게임들에서 예를 들자면 총질 게임들의 멀티 플레이 같은 게 그런 경우겠죠. 혹은 피파 같은 스포츠 게임이라든가.


물론 뭐 요즘식 편리하고 스케일 크며 연출 화려하고 시스템 복잡한 게임들이 나쁜 게임이다, 뭐 이런 얘긴 아닙니다. 일단 저부터가 맨날 그런 게임들 하고 사는 사람이라서. ㅋㅋ

다만 게임은 영화하고는 달라서. 맘에 드는 영화는 그냥 멍하니 앉아서 보기만 하는데도 보고 또 봐도 재밌지만 연출빨, 스토리빨로 평가 받는 게임들은 한 번 엔딩 보면 두 번은 못 하겠더라구요. 계속 반복해서 플레이하게 되는 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그런 스타일의 게임들. 결국 게이머가 파고 들어서 스스로 새로운 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그런 게임들이더라...


뭐 그런 얘깁니다. 



3.

사실은 블러드본 DLC 마지막 보스 하나 해치우자고 2박 3일간 새벽과 체력을 불사르며 덤비다가 피폐해진 정신으로 적은 뻘글이며,

이제 숨겨진(이라지만 사실 모두 다 알고 있는) 보스 로렌스만 처리하면 DLC도 끝이다... 라는 자랑(?)이 주제인 글입니다. ㅋㅋㅋ

어차피 2회차 시작했으니 DLC 완전히 끝낸 후에도 부지런히 달려서 이번 주 안에 진엔딩까지 직접 클리어하는 게 목표네요.

이것이 이 글의 진엔딩(...) 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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