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글 반박

2017.08.07 12:11

사팍 조회 수:1632

너가 여혐이다라고 말하시는 분이 있네요.

그 글을 보면서 여혐이란 단어가  더 모호하고 불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냥 너 싫어 수준이랄까.


반박을 해보겠습니다.

키워드는 편견, 공감, 상식입니다.


1. 편견

세상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편견은 굉장히 편리한 수단입니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면 되죠.

편견만 가지고 살 수도 있어요.

하지만 편견 만으로는 상대를 이해할 수 없죠.

상대의 이면이 빠졌기 때문입니다.

이면을 알아야 상대를 그래도 좀 안다 말할 수 있는겁니다.

그런데 이면이 다 일까요?

아닙니다.

이면의 이면, 그 이면의 이면이 존재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온전하지는 않습니다.

온전한 건...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자기 자신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상대를 온전히 이해하겠습니까?

하지만 이면을 보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면 자기 안에서 맴돌겠죠.

너무 형이상학적이죠.^^


쉽게 예를 들겠습니다.

맘충을 예로 들께요.

맘충=개념 없는 엄마 정도로 이해했던 저는 솔직히 [82년생 김지영]에 나온 예가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런 말을 함부로 내뱉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그런데 아내가 아이를 맡기면서 파파충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파파충이라 부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겁니다.

아내의 말을 듣고 또 이 게시판에 올린 그 경험을 하고 뭔가 부조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남자가 아이를 돌본다는 것에 대한 후한 시선에서 여자가 아이를 돌본다는 것이 왜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생각하게 한거죠.

그래서 맘충이란 단어가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세운 겁니다.

여러 정반합, 정반합을 거친 다음에 결론에 도달한거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아직까지 맘충은 폐기처분해야 할 단어라는게 제 의견입니다.

처음 맘충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보(편견)이 없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합니다.

편견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확실히 문제입니다.


2. 공감

타인을 공감하기란 어렵습니다.


어느날 어떤 여성분이랑 대화를 하다가 위안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저는 위안부가 끔직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분은 남자가 그것을 어떻게 아냐고 물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솔직히 알길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위안부 할머니의 고통은 제가 가늠만 할 뿐 알 수는 없는 영역입니다.


공감이란게 그렇습니다.

알 수는 없지만 가늠만 할 뿐인거죠.


반대로 최근 군대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 말하겠습니다.

박찬주 대장이 공관병에게 벌인 짓을 말입니다.

군대에서 그런 일은 비일비재 합니다.

저도 군대시절 그런 일을 겪었고요.

여자분들은 그런 일에 공감을 하고 분노하실 수 있나요?

분노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본인이나 본인의 가족이 되어보지 않는다면 알 수 없습니다.

가늠할 뿐인거죠.

특히 여자들이 군대를 가지 않는 대한민국에서는 특히 더 그럴거라 생각합니다.


페미니스트들은 남자들의 공감능력이 떨어진다고 말을 합니다.

그게 맞을까요?

경험하지 못하는 상황을 공감한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만큼 많은 이야기를 상대에게 해야겠죠.


저는 밑에서 중앙대 성차별 글을 썼습니다.

그 글에서 느끼는게 없으셨나요?

만약 느끼는게 없었다면 공감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3. 상식

어느 만화평론가의 글 때문에 여혐 논란의 한복판에 선 작가가 있습니다.

다음 웹툰의 피터몬이라는 필명을 쓰시는 분인데 잉어왕이라는 작품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몇 년을 연재했던 만화였는데 몇 컷을 문제 삼아 이 만화가는 여혐을 한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 부분이 바로 밑에 여혐의 대표적인 예 중에 하나여서 이야기가 나왔네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노총각 주인공이 오랜만에 부모님 집에 찾아갔습니다.

이유는 김장.

김장독을 파뭍고 나서 어머니가 혼자 김장하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에게 며느리라도 있었으면 혼자 힘들게 하시지는 않을텐데라고 말을 건네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예전 페북에서 논쟁이 붙었습니다.


이유는 백남기 농민 시신 탈취 저지를 위해서 모인 사람들끼리의 불미스러운 마찰에 관한 의견차이 때문이었습니다.

서울대학병원에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그들 중에서 자리를 지키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흡연구역으로 몇 사람이 이동을 하였습니다.

한 중년의 남자가 중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사람이 담배를 피운 것을 본 것입니다.

중년 남자는 어린 사람에게 왜 담배를 피우냐며 훈계를 하였고 결국 경찰을 부르겠다며(이 부분이 압권이죠) 소동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이 어린 사람은 그 일을 페북에 자신의 정당성과 그 남자의 사상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논쟁은 다름이 아니라 그 중년 남자의 행동이 일관성이 있냐는 것이었습니다.

백남기 농민 시신을 탈취하려는 세력이나 마찬가지라는 투로 이야기하는 것에 저는 어이가 없었습니다.

왜냐면 그 중년 남자의 상식에서 시신 탈취는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그와 함께 성인이 되지 않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는 상식도 같이 갖고 있었을 겁니다.

이 둘이 충돌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저와 논쟁을 벌인 사람은 그 중년 남자를 비난했습니다.

그래서 논쟁이 붙은 것입니다.


저는 충분히 둘의 의견이 갈리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면 상식이란게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상식인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비상식이나 몰상식이 되는 것이죠.


저는 세상이 있다 없다로 나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수많은 사람들이 그라데이션을 이루며 여러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생각이 자신의 상식이며 그것을 따라가기도 하고 그것에 배신을 당해 새로운 상식을 받아들이기도 하겠죠.


4.

저는 알쓸신잡과 맨스플레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밑에 분은 그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저를 여혐주의자로 몰고 갔습니다.


이 게시판에서 저를 두고 여혐을 한다고 하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십니다.

어떤 분은 한남충이라 하고 어떤 분은 문빠 야만인이라는 이야기도 했죠. 

그들에게 저는 한남충이고 문빠 야만인이고 여혐주의자이죠.

그게 그들의 편견이고 그게 상식인 거죠. 


자기가 느낄 수 있는 것만 느끼는 것이 공감이 아닙니다.

느낄 수 없는 것을 느끼려고 하는 것이 공감이죠.

이렇게 이야기하면 미러링이 좋은 방법이었다고 이야기를 하시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건 공감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분란을 조장할 뿐이죠.


저는 질문합니다.

세상 모두를 여혐으로 보는 상식은 바뀌어야 될 편견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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