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를 했었습니다.

2017.08.11 11:01

구름진 하늘 조회 수:2284

요즘엔 이와 관련된 단어를 키워드에 넣어도 검색 결과는 안 뜨고 예방 전화 목록만 수두룩히 뜨더군요.
엊그제 목을 달았었습니다.
한두 가지 이유만이겠습니까. 그리고 어쨌든 인생을 다 살지는 못해서 지금이 얼마만큼의 지점인지 모르겠는데, 큰 위기 중의 한 도막인 건 분명하게 여겨집니다.
어떤 이유를 대도,결론은 그거지요.희망이 없다는 것.희망이 없는 채로,내내 공포와 불안만이 주가 되는 삶이 이어질 것을 현실적으로 생각해도 내다볼 수 있다는 것.
흔히 자살 시도를 하려는 이들에게 희망을 놓지 말라던지, 부모님 생각을 하라든지, 그 자신이 부모인 경우엔 아이 두고 부모가 그러면 안 된다든지, 많은 말들을 하지만

그런 게 귀에 안 들어 오는 게 일을 벌이는 시점 같습니다.

그런데요...못 죽었어요.
멍청하게도,너무 아파서요.
그리고 나중에는 발각이 되었구요.

끈이 풀리거나 한 건 아닌데
발이 땅에 까치발처럼 닿더라구요.
앞목만 팍 졸리고...
아파서 울면서 머리를 뺐습니다.
그리고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역시 길은 없었고,이것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머리를 넣고 떨어지려 하면 간당간당하게 발이 닿거나,
한번은 끈이 매어둔 곳에서 탁 풀리면서 비교적 세게 충격이 오기도 했습니다.

그러기를 한 4번째였나. 결국 모친에게 발각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아이는 못 보았어요.

다른 방법은 실패의 경우
부작용이 남는다고 하더군요. 음독이나 약물 과량 복용 등...
그런데 이 방법은 딱히 그런 말이 없어서 시도한 것이었는데,

이 방법도 부작용이 있더군요.
발각된 이후 이러구러한 시간이 지나고 한 3시간쯤 되었나
어머니가 그래도 밥을 먹으라고 하시며 옆방으로 가셨습니다.
치사하고 구질하지만,아이와 함께
밥을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부드러운 음식이 아니었기에 더 그랬겠지만...
식사를 웬만큼 했을 때 목에서 울컥 하는 느낌이 들고
목뿐 아니라 위장 상부에까지 그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야겠다는 생각보다 먼저, 음식이 입에서 뱉어져 나왔고
무엇보다 그 더위에 오한이 오면서 사지와 머리에서 힘이 슥 빠지고 이무것도 생각하지 못할 것 같은
전신 증상-급성으로 병이 올 때 오는 것 같은- 이 오더군요.
다행히 구토나 토혈은 없어서, 누워서 생각했습니다.

돈 때문에도 죽으려 했는데,
죽을래다 응급실 가서 큰돈쓰게
생겼구나.

방금 죽으려던 주제에,아프다고 진통제와 소염제를 삼켰더니
그날 밤은 어떻게 넘겼는데
다음 날도 전신증상 같은 무력감과
목의 통증이 계속되어
신경과를 겸한 내과로 갔습니다.
대강의 사정을 말하고요.
목 안에 타박상을 입은 것 같다는 소견과 함께 해당 약, 그리고 안정제를 얻어
며칠 동안 인공의 힘을 빌려
졸림과 분노가 혼재된 채로,
남의 인생을 살듯이 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도 가족들은
언제 그런 꼴을 보았더냐는 듯
제게 주던 좋은 영향은 물론,압박도 그대로 주는군요.

죽기도 쉽지도 않고 , 잘못 죽으려다 큰돈 쓸까봐 더 이상 시도는 안하는데
그 이후로도 그 시도를 하게 했던 마음이며 상황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인공의 힘으로 누르고 있는 것 뿐이지요.
저같은 바보짓을 하실 분들은 없겠지만,
어떻게 죽으려 해도 부작용이랄까 하는 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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