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9 19:01
오늘 아파트 앞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있는데 바로 옆에 해바라기가 피어 있더군요. 요렇게...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없었던 것 같은데 제가 모르는 사이에 쑥쑥 자란 건지, 키운 걸 누가 옮겨 심어놓은 건지...
보통 주택가에서 보기 힘든 키가 크고 화려한 꽃이 피어 있으니 신기해서 계속 이리 저리 쳐다보게 되더군요.
해바라기 몇 송이 피어있을 뿐인데 아파트 앞이 순식간에 무슨 휴양지처럼 나른하고 여유로운 기분이 드는 것도 신기했고...
도대체 누가 심었을까... 아파트관리사무소에 이런 창의적인 발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단 말인가,
아니면 꽃을 좋아하는 아파트 주민이 심은 걸까... 궁금한 마음에 저희 동 수위 아저씨께 여쭤보니
다른 동 수위 아저씨가 심어놓으셨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생긴 분인지 한 번 만나보고 싶었지만 참았음 ^^)
참 잘하셨다고 너무 좋다고 전해달라고 하고 싱글벙글하며 들어왔어요.
해바라기는 키가 무척 크고 꽃도 참 커서 그 스케일이 주는 화려함이 다른 소박한 꽃들과는 다르더군요. (주변 공기가 달라지는 느낌...)
고흐 화가께서 왜 해바라기에 심취하셨는지 저절로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혹시 아파트 화단이나 집 앞 공터에 꽃을 심을 만한 공간이 있으면 해바라기를 키워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해바라기가 얼마나 키가 큰지 보여드리려고 이렇게 세로로도 찍어보고...
제가 실제로 느낀 만큼 좀 크게 보였으면 하고 이런 각도로도 찍어보고...
제가 꽃을 그렇게 막 좋아하는 사람은 아닌데... 앞으로 아파트 주차장을 지날 때마다 해바라기가 무사히 잘 살아있는지
확인하게 될 것 같아요. (폭우가 쏟아지면 우산을 들고 가서 씌워준다든지... 과연?? ^^)
아름다운 생명체가 옆에 있는 건 참 행복한 일이네요.
해바라기 씨가 여기저기 날려서 아파트 화단 전체에 해바라기가 가득 피면 참 좋겠어요. ^O^
2017.09.19 19:36
2017.09.19 19:47
해...바라기, 해바...라기, 해바라...기, 이름으로는 딱히 야할 구석이 없어보이는데...
생긴 것도 별로 야한 것 같지는 않고요... 제가 놓치고 있는 게 뭘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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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저의 놀라운 검색 실력으로 찾았어요. 해바라기 수술...
2017.09.19 20:08
해바라기들이 있음에 뭔가 더 활기차고 개성적인 곳이 되었네요~☆
2017.09.19 20:31
데메킨 님 때문에 음란마귀가 씌었어요. 엉엉 Journey 님의 댓글도 막 이상하게 들리고...
해바라기 동요를 찾다가 발견한 노래 한 곡~~ (동요로 마음을 깨끗하게...)
KBS어린이합창단 - 가을이 오는 소리
2017.09.19 20:57
2017.09.19 21:54
갑자기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져서 잘들 서 있나 베란다에서 내려다 봤는데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네요.
저는 은근히 냉정한 사람이라 저 꽃들이 맞아야 할 비는 맞아야지 어쩌겠나 하면서도 신경이 쓰이는 중...
여기 저기 사랑하는 사람들, 동물들, 식물들이 많은 사람들은 이것 저것 마음 아픈 일들이 많겠어요.
아까 해바라기 그림에 어떤 게 있나 찾아보다가 엉겁결에 찾은 멋진 그림 하나
Wassily Kandinsky - Movement I (1935)
2017.09.19 21:13
키 큰거 알아요 큰건 내 키 한배반쯤 되죠.
2017.09.19 22:14
해바라기에 관한 동시를 찾다가 엉겁결에 읽게 된 동화 한 편... (심심하니 옮겨 보죠. ^^)
(이 다음부터는 다소 교훈적인 이야기지만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죠. ^^)
(구글 북스에서 제공하는 내용은 여기까지... ^^)
2017.09.19 21:22
2017.09.19 22:45
앗, 해바라기 씨를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했네요. 언제쯤 씨를 빼먹어야 하나... ^^
얘네도 번식을 해야 할 테니 맛보기로 한두 알만 빼서 먹어봐야겠어요.
키도 큰 데다 꽃도 사람 얼굴처럼 둥글넓적한 애가 밤에 화장실 창문 밖에서 들여다보고 있으면
무척 신경 쓰이긴 했겠어요. ^^ 근데 해바라기가 피어있는 학교라니 낭만적이네요.
해바라기 그림을 좀 찾아봤는데 정말 클림트는 클림트스럽고 쉴레는 쉴레스럽다는 말밖에... ^^
Gustav Klimt - The Sunflower (1906-1907)
Gustav Klimt - Country Garden with Sunflowers (1905-1906)
Egon Schiele - Sunflower (1909)
Egon Schiele - Sunflower (1908)
2017.09.20 16:22
2017.09.20 19:04
그림을 더 붙이고 싶지만 제 마음에 드는 개성 있는 해바라기 그림을 못 찾아서 시 한 편... ^^
아! 해바라기 Ah! Sunflower
윌리엄 블레이크 William Blake
아, 해바라기여! 시간에 지쳐 Ah! sunflower, weary of time,
너는 태양의 발걸음을 세고 있구나 Who countest the steps of the sun,
나그네의 여행이 끝나는 곳 Seeking after that sweet golden clime
그 감미로운 금빛 나라를 그리며 Where the traveller's journey is done;
갈망으로 여위어 버린 청년과 Where the youth pined away with desire,
눈의 수의를 입은 창백한 처녀가 And the pale virgin shrouded in snow,
그들의 무덤에서 일어나 열망하는 곳, Arise from their graves and aspire;
나의 해바라기가 가고자 하는 곳. Where my sunflower wishes to go.
2017.09.21 11:57
2017.09.20 00:40
2017.09.20 08:05
아침에 나오면서 보니 해바라기들이 다 무사하더군요.
밤새 폭우에 시달려서 기운이 없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힘 없이 서 있는 것 같긴 했지만...
쉴레 그림과 약간 비슷해졌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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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똑같은 꽃을 보며 어떻게 이렇게 다르게 그릴까 신기하다 생각했는데
해바라기도 삶의 어느 순간에는 클림트 그림에서처럼 웅장하고 화려하고 눈부시다가
삶의 어느 순간에는 쉴레 그림에서처럼 앙상하고 비틀리고 어둡게 변색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
제가 웬만한 비치보이즈 노래는 다 들어봤다고 생각했는데 몰랐던 노래 중에 맘에 드는 게 있어서 몇 곡
Beach Boys - Tears in the Morning (from <Sunflower>)
Beach Boys - Our Sweet Love (from <Sunflo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