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터넷 달력으로 날짜 확인을 하기 때문에 빨간날이 따로 표기가 안 돼요. 그래서 대충 이번주까지가 연휴인가보다 하고 있었죠.


 ...그리고 지나가다가 종이 달력을 보고 분노로 몸을 떨었어요. 월요일이 빨간날인 걸 봐버려서요. 빨간날에는 내가 좋아하는 지뢰밭에 갈 수가 없어서 짜증나요. 월요일이 한글날이라니. 이번 연휴는 진짜 좀 너무해요. 마지막까지 나를 엿먹이고 있어요 아주.



 2.오늘은 어딜 쏘다닐까...모르겠어요. 이미 연휴동안 실컷 쏘다녔거든요. 하루만 더 하면 이 짓거리도 끝이겠죠.


 오늘은 노량진에 가볼까 하는 중이예요. 허수아비에 가서 돈까스도 먹고 노량진의 고수들과 게임도 하고 만화방도 가고. 20년 전 게임으로 노량진의 고수들을 털어버린 후 '넌 게임에 재능이 없어. 오락실은 끊고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도록 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요즘 만화방은 카드가 되는지 아닌지 모르겠어요. 현금 들고 가긴 귀찮은데. 예전에는 현금을 칼같이 지켰는데 요즘은 주머니에 넣은 현금을 종종 흘려버리곤 해요. 하지만 지갑을 들고 다니는 것도 귀찮고...쳇. 인생은 귀찮아요. 중력도 귀찮고요. 모든 게 귀찮아요.


 컵밥이라는 것도 먹어보고 싶어요. 백종원의 푸드트럭에서 백종원이 자꾸만 노량진의 컵밥을 칭찬하니까 뭐가 있나 싶어서요.



 3.안되겠어요. 분노를 좀 다스리기 위해 생일파티를 해야겠어요. 그야 내가 만든 규칙에 의하면 다음 생일파티는 내년 7월1일까지 기다려야 해요. 생일 월간도 생일 시즌도 끝났으니까요.


 하지만 이제 규칙은 신경안써요. 여러분들도 그렇듯이 나 역시 언제 자살할지 모르니까요. 원래는 내 생일파티에선 아무도 노래불러선 안 된다는 규칙도 있었지만 그것도 없앴어요. 노래부르고 싶으시면 술취한 아저씨들이나 할배들의 시선이 팍팍 꽃히는 홀 무대에서 불러주면 돼요. 시선만 꽃히면 다행.



 4.휴.



 5.나는 김정은을 싫어하지만 그자에게서 배울 점이 한가지는 있더군요. 그자가 파티에 오는 손님(이라고 쓰고 부하)들에게, 맥주잔에 위스키를 가득 담아서 원샷을 시킨 후에야 입장시킨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무릎을 쳤어요. 나도 진작 그 방법을 써먹을걸 하고요. 그리고 써먹고 있는 중이죠. 아 물론 듀게 여러분들이 와도 써먹을 거예요. 왜냐하면 나는 술을 강권하는 걸 좋아하는 꼰대 한남이니까요.


 아니 뭐, 나쁜 의도로 그러는 건 아니고...맥주잔으로 43도 술을 원샷하면 그 사람은 '원래의 자신보다는' 좀 더 재밌는 사람이 되잖아요? 그야 더 사나운 사람이 되거나 더 조용한 사람이 되거나 더 짜증나는 사람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딴 걸 무서워했다면 주식도 못했겠죠. 주식을 살 때는 주식이 오를 거라고 여기며 사는 거니까요. 사람에게 맥주잔으로 위스키를 먹이는 건 주식을 사는 것과 비슷한 일이예요. 


 어쩔 수 없어요. 아직 해피벌룬이 불법이 아니라면 좋았겠지만 불법이니까요. 이제 우리에게 남은 환각 물질이라곤 알콜뿐이죠.



 6.5번 문단까지는 글을 쓰면서 생일 번개를 칠 생각이었는데 30초마다 기분이 바뀌고 있어요. 이미 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하긴 하겠지만 생일파티를 혼자서 하는 게 좋을지 여럿이 하는 게 좋을지...딱 월요일날 밤 10시가 되는 순간에 기분이 어떨지 모르겠어서요. 


 왜냐면 요즘은 사람을 모으면 책임감을 느끼거든요. 내가 불러 모았으니 뭔가 재밌게 해 줘야 할텐데...만나는 날, 만나는 시간에 내 기분이 좋으면 모든 게 잘 풀리겠지만 내 기분이 꿀꿀하면 모두가 재미없을 거니까요. 월요일날 기분 그래프가 어떨지 모르겠어서 망설여져요.



 7.딱 두 밤만 더 자면 연휴는 끝나요. 월요일엔 2배 계왕권을 써서 미친듯이 놀고...그 다음 계획은 모르겠어요.


 생각해 보니 노량진으로 한번에 가는 버스노선이 몇 년 전에 사라졌어요. 노량진을 어떻게 가야 할까 고민중이예요.

 



 -------------------------------------------------------------------------------------------------------------------




 재미있게는 놀고 싶어하면서 열심히는 놀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과 있어본 적이 있나요? 그런 놈을 새벽 다섯시까지 어르고 상대해 주는 건 정말 짜증나는 일일 거예요. 그게 '일'이면 그나마 다행이죠. 적어도 돈은 받아가면서 하는 거니까요. 그런데 그게 직업조차 아니라면...그런 놈을 상대해 주는 건 머리끝까지 화나는 일일 것 같긴 해요. 역지사지 해 보면요.


 그리고 나를 만나서 누군가가 머리끝까지 화가 나는 건 나도 바라지 않으니...역시 혼자서 생일파티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와! 또 30초 지났네요. 생일선물은 필수 지참이고 꽃다발(꽃바구니X)로 받아야겠어요. 꽃다발은 존나 크고 존나 요란할수록 좋아요. 입장하면서 맥주잔으로 43도술 원샷하셔야 되고요. 오실 분 있으면 쪽지주거나 단톡방 좀 만들어 주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33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9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90
121491 [아마존프라임바낭] 완성도보단 특정 취향 정밀 타격을 노립니다. '페이퍼 걸스' [4] 로이배티 2022.11.08 429
121490 해외여행 계획중인 분들께 드리는 조언 soboo 2022.11.08 741
121489 파양이 아니라 위탁절차 불이행 항의입니다 [25] Sonny 2022.11.08 1368
121488 프레임드 #242 [6] Lunagazer 2022.11.08 140
121487 오늘 달 [2] 가끔영화 2022.11.08 204
121486 [스크린 채널] 스펜서, 비올레타 [7] underground 2022.11.08 313
121485 [최신스릴러바낭] 왓쳐, 오펀: 천사의 탄생, 스마일 [4] 폴라포 2022.11.08 432
121484 내일 블랙팬서2 개봉 [5] 분홍돼지 2022.11.08 263
121483 프라이드 영화제 '파이어 아일랜드(2022)', '세친구(1996)' [3] ally 2022.11.08 254
121482 영화 헬홀 감상(스포포함) [1] Tuesday 2022.11.08 284
121481 파양에 반대한다 [17] 세멜레 2022.11.08 852
121480 말모이 (2018) catgotmy 2022.11.08 135
121479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를 띄엄띄엄 보고(스포) [1] 예상수 2022.11.08 278
121478 슈룹 7회,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프랑스판 [6] S.S.S. 2022.11.08 510
121477 한동훈 닮은 일본 개그맨 catgotmy 2022.11.08 331
121476 NBC뉴스 '한국정부는 부끄러운 사건들을 검열하고,지우고, 잘못기억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11] 사막여우 2022.11.08 721
121475 (스포)[자백] 보고 왔습니다 [2] Sonny 2022.11.08 387
121474 [영드] 파더 브라운 [12] 2022.11.07 590
121473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2.11.07 607
121472 <리사와 악마>,<empire of pain> [8] daviddain 2022.11.07 40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