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미투에 대하여 링크해주신 글을 뒤늦게 보았습니다.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글이네요. With you를 먼저 하고 싶고...

그리고 저렇게 긴 글을 쉽게 그리고 논리정연하게 쓸 수 있는 재능을 가지신 분이

너무 험한 일을 당해서 해당 분야에서의 커리어가 끊긴 것이 슬프게 느껴집니다.


오늘 모 정치인을 향한 미투 인터뷰가 있었고, 저 역시 다른 분들처럼 많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분들은 피해자에게 공감하고 있지만...

간간히 “요즘 같은 세상에 싫다고 하면 되지 왜 그러냐?”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듀게 말고 주로 남초 커뮤니티에서 자주 보이던데...


강간 당한 피해자에게

네가 먼저 꼬리 쳤지, 그러게 옷을 왜 그렇게 짧게 입었냐, 왜 끝까지 저항하지 않았냐 등등

이런 말은 요즘 하는 사람이 별로 없죠.

저게 말도 안 되는 말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고,

저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2차 피해를 입히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니까.


하지만, 위에 인용한 것처럼

위계에 의한 성폭행을 당한 사람에게는

그 때 싫다고 하면 되지 왜 그러냐, 요즘 같은 세상에 어떻게 그런 식으로 당할 수 있냐,

신고하지 그랬냐, 왜 이제서야 말하냐 좀 이상하다 등등

이런 말은 생각 보다 여기저기서 툭툭 쉽게 튀어나오는 것 같습니다.


가해자는 위계에 의한 - 즉, 지위나 계층적 파워를 이용해서 피해자에게 성행위를 요구하고,

피해자는 이 조직/업계를 떠날 것인가 내지는 향후의 커리어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가해자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인가 중에서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가해자의 요구를 싫다고 거절하면, 혹은 누군가에게 신고한다면,

그 순간 피해자는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할 정도의 각오를 해야 합니다.


이게 그렇게 이해가 안 되는 구조일까요?


대부분의 남성들이 군대에서 선임들의 부당한 요구나 갑질에 대하여

아무말 못 하고 복종해야 했던 기억들이 선명할텐데

그것과 이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왜 이해를 못 하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답답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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