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성범죄 사건을 바라보며

2019.07.13 23:05

메피스토 조회 수:1105

* 괴상하더군요. 

주연급 남성배우, 그것도 현재 출연중인 드라마가 있을 만큼 활동중인 남자배우가 마약도 아니고 교통사고도 아니고, 성범죄로 포승줄에 묶여서 끌려가는 모습이라니.



* 한편으로 인터넷의 반응도 괴상합니다. 다들 탐정이고 수사관입니다.

'사건의 정황이 이상하니 남배우가 작업을 당한것 같다'부터 시작해서, 꽃뱀, 미투운동에 대한 비난까지.

이런류의 사건들에선 매번 무죄추정의 원칙이 나오지만, 꽃뱀에 대한 언급;유죄추정의 원칙(?) 역시도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지요.


참 신기하죠. 우리나라 인터넷에선 성범죄에 대해 어마어마한 분노를 보여줍니다.  

조두순에게 분노하고, 인도같은 나라의 성범죄 수준에 기겁하지요.

그런데 한편에선, 미투운동을 비웃고, '꽃뱀'일지도 모른다고 지독스럽게도 의심하고, '당할만하니까'의 이유를 찾고있습니다.


미투운동에 비웃는 여론과, 완전한 재판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피해자를 꽃뱀으로 모는 여론, 성범죄를 당할만한 이유를 찾는 여론.

그런 여론따위들이 모여서 그런 범죄자들이 죄의식을 가지지 않고 사건을 저지르게 만들어주고, 또 그걸 수사하는 기관의 수사태도를 저열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런 여론따위들이 모여서 피해자들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고, 그런 여론따위들이 모여서 피해자가 혼자 고민하고 힘들어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지요.


그런데 그런건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고 완전 따로, 별개로 간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어쩌면 지극히 한국스럽긴합니다.  



*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겠지만, 성범죄 사건을 하나 알고있습니다. 누구 하나가 전과자인것도 아닙니다.

"이런 일이 도대체 어떻게, 왜 일어난거지?"라는 생각마저 들정도죠. 하지만 이모든걸 떠나, 결론은 그냥 성범죄 사건일뿐입니다.


남성이 강제적으로 여성과 성관계를 가졌다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꽃뱀도 아니고, 원한에 의한 무고도 아닙니다. 그저 단순한 성범죄 사건일 뿐이죠.

 

허나 피해자는 수사-재판과정에서 모욕을 당했습니다. 직접적인 욕설이 아닐뿐, 그 근본은 인터넷의 그것과 크게 다를것 없고요.

다들 그래요. 앞서 언급했다시피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거지? 그 상황에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니가 꽃뱀질하려고 그런거 아니야?"


네. 말이 되니까 일어난거고 벌어졌으니 벌어진거죠.

구경꾼들의 입장에서 그게 일어날수있는지 가능성 여부같은걸 따지는건 무의미해요.


그것이 피해자의 것이건 가해자의 것이건 사건과 연관된 제3자의 것이건,  

인간의 판단력이란건 그렇게 정교하고 합리적으로, 시기적절하게 날을 세울수있는 물건이 아니거든요.



* 그나저나, 처음 언급한 해당 사건에 대한 제 생각은.........그냥 팔짱끼고 지켜보는거죠.

누가 죄가 있는지 판단하는건 경찰-검찰-법원이 할 일이지 제가 할 일이 아니니까요.

메피스토는 수사에 있어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괜한 사람 의심하는데 사용하는 핑계로 쓰고싶진 않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3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9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93
121491 [아마존프라임바낭] 완성도보단 특정 취향 정밀 타격을 노립니다. '페이퍼 걸스' [4] 로이배티 2022.11.08 429
121490 해외여행 계획중인 분들께 드리는 조언 soboo 2022.11.08 741
121489 파양이 아니라 위탁절차 불이행 항의입니다 [25] Sonny 2022.11.08 1368
121488 프레임드 #242 [6] Lunagazer 2022.11.08 140
121487 오늘 달 [2] 가끔영화 2022.11.08 204
121486 [스크린 채널] 스펜서, 비올레타 [7] underground 2022.11.08 313
121485 [최신스릴러바낭] 왓쳐, 오펀: 천사의 탄생, 스마일 [4] 폴라포 2022.11.08 432
121484 내일 블랙팬서2 개봉 [5] 분홍돼지 2022.11.08 263
121483 프라이드 영화제 '파이어 아일랜드(2022)', '세친구(1996)' [3] ally 2022.11.08 254
121482 영화 헬홀 감상(스포포함) [1] Tuesday 2022.11.08 284
121481 파양에 반대한다 [17] 세멜레 2022.11.08 852
121480 말모이 (2018) catgotmy 2022.11.08 135
121479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를 띄엄띄엄 보고(스포) [1] 예상수 2022.11.08 278
121478 슈룹 7회,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프랑스판 [6] S.S.S. 2022.11.08 510
121477 한동훈 닮은 일본 개그맨 catgotmy 2022.11.08 331
121476 NBC뉴스 '한국정부는 부끄러운 사건들을 검열하고,지우고, 잘못기억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11] 사막여우 2022.11.08 721
121475 (스포)[자백] 보고 왔습니다 [2] Sonny 2022.11.08 387
121474 [영드] 파더 브라운 [12] 2022.11.07 590
121473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2.11.07 607
121472 <리사와 악마>,<empire of pain> [8] daviddain 2022.11.07 40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