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옷차림)

2018.03.01 05:29

여은성 조회 수:995


 1.뭐...아무리 나라고 해도 약간 신경써서 옷을 입는 때가 있어요. 바로 옷을 사러 갈 때죠.


 왜냐면 아는 술집에 간다면 돈을 쓰지 않고 나오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추리닝을 입고 가든, 옆이 다 터져서 옷핀으로 이어놓은 티셔츠를 입고 가든 깎듯이 손님 대접을 해 주죠. 하지만 옷가게는 아니거든요. 옷을 사러 가서 50곳의 옷가게에 들러 2곳에서 옷을 산다면 나머지 48곳에서는 손님이 아닌 거니까요. 


 어차피 돈을 쓸 곳에 갈 때는 옷차림에 신경쓰지 않아도 돼요. 하지만 옷가게에 갈 때는 그곳에서 손님이 될지, 되지 않을지 알 수가 없으니까 옷차림에 신경써야 하는 거죠.



 2.아직도 옷에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요 여전히. 왜냐면 내가 옷을 잘 차려입는 것보다, 옷을 잘 차려입은 녀석을 데리고 다니는 게 더 잘 먹히니까요. 성질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사납게 구는 것보다, 사납게 구는 걸 아주 잘 하는 녀석이 내게 깎듯하게 대하는 걸 사람들 앞에서 한번 보여주는 게 효과가 직빵인거죠. 


 전에 썼던 붉은색 샤넬백 얘기처럼 사람들은 빈 부분을 상상하거든요. 모든 사람에게 사나운 녀석이 내게 깎듯하게 대하면 나의 성질이 더 더러울 거라고 사람들은 멋대로 짐작을 하게 되는 거죠.



 3.휴...지겹네요. 이 말을 너무 많이 해서 이젠 듣는 사람들도 지겹겠네요. 한데 미안하지만 자살해줄 순 없어요. 입장상 자살할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그냥 지겹다는 말을 계속 해야 하는 신세죠. 이 일기를 보는 사람들은 그걸 봐야만 하는 신세고요.


 하지만 어떻게 되든 인생이 엿같은 건 똑같아요. 인생은 바쁘거나 지겹거나 둘 중 하나니까요. 바쁜 것도 지겨운 것도 싫어해요.



 4.휴.



 5.아웃백 쿠폰이 하나 있는데 이걸 반드시 써야만 해요. 한데 문제는, 일정 금액 이상을 먹어야 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번 주에 아웃백을 같이 갈 사람이 있으면 좋겠어요. 고속터미널에서 쓸 건데 혹시 시간되면 몸만 와주시면 될듯해요.



 6.지난번에 쓴 스테이크 글에서 그 소가 찬란한 청춘일 때 죽었다...는 댓글을 봤어요. 글쎄요. 먹히기 위해 태어난 소에게 찬란한 시기가 어디 있겠어요. 그런 신세라면 역시 빨리 죽을수록 좋은 거죠. 앞으로는 송아지 고기로 먹어야겠어요. 걔네들은 빨리 죽었으니까요. 고통은 빨리 끝날수록 좋은 거죠. 그야 고통이 시작되기 전에 죽는 게 가장 좋지만요.


 그래서 말인데 송아지 스테이크나 먹으러 가고 싶어요. 이것도 같이 먹을 사람이 있다면 몸만 와주시면 될듯해요. 요즘 안 먹어봐서 모르겠는데 샤토브리앙이나 송아지는 보통 며칠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하는 거죠? 이건 대신 예약만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나머지는 제가.


 그러고보니 더반스테이크하우스는 닫았더라고요. 동네 치킨매니아도 닫았고 말이죠. 내가 갈 때마다 반가워해주고 그랬는데 말이죠...



 7.미투운동을 보면서 매우 짜증나요. 왜 진작 시작하지 않은 거죠? 미투운동을 망설이는 동안에 저놈들은 돈도 벌고 챙길 걸 다 챙겼잖아요.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말해봐야 그동안 번 돈과 시간은 내려놓지 않겠죠.


 사람들에게 잘 보여야만 가진 걸 지킬 수 있는 놈들이 몰래 지랄하고 다니는 건 정말 짜증나요. 나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지 않아도 잃을 일 없는 걸 얻느라 죽을 정도로 노력하고 있는데 말이죠. 불공평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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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 다 지나갔는데 작년에 산 아우터랑 이너 몇 벌이 결국 한번도 안 입고 끝나 버렸어요. 옷차림에 신경써야 할 것 같아서 샀는데 결국 입을 일이 없었죠. 앞으로도 입을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불태워 버릴까 하다가 냄새가 날 것 같아서 일단 챙겨 놨어요. 위에 쓴 옷을 잘 입는 녀석에게 주려 했는데 사이즈가 안 맞는다고 거절당했어요.


 쓰레기 주식들을 좀 사모았어요. 여기서 쓰레기라는 건, 회사가 쓰레기라는 뜻이예요. 나야 돈만 벌면 장땡이니까요. 삼성전자로 돈을 벌든 쓰레기 회사의 주식으로 돈을 벌든 똑같은 돈이잖아요? 게다가 의외로 쓰레기 회사의 주식들이 고공행진을 벌이기도 하니까요. 한데 sbs의 모 프로그램에 그 회사의 대표가 출연한다고 해서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어요. 쓰레기 회사의 주식은 별것도 아닌 거 가지고도 상한가를 가곤 하거든요. 한번 상한가를 가면 술집에 가서 샴페인을 마시고 세번 상한가를 가면 술집에 가서 샴페인을 물총에 넣어서 직원들에게 쏘겠죠. 전에 썼듯이 술 마시는 거 안좋아하거든요.


 ...써놓고 보니, 관점에 따라선 삼성전자를 쓰레기 회사로 보는 사람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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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마치려다가 다시 생각해 보니 미친듯이 열받네요. 3월1일이잖아요. 휴일이니까 국가 공인 도박장이 열.지. 않.아.요! 그리고 술집에 왜 그렇게 사람이 많았는지 이제야 알겠어요. 내일(목요일)이 쉬는 날이니까 수요일답지 않게 사람이 많았던 거죠. 빌어먹을 인간들.


 당신이 좋아하는 일은 없는데 시간은 많다면, 그게 얼마나 끔찍할지 상상해 보세요. 시간이 너무 많아서 내다버려야 하는데 시간을 버리는 일은 정말 무섭거든요. 1초에 1초씩밖에 버릴 수 없어요. 시간이란 건 아무리 대량으로 내다버리고 싶어도 1초에 10초를 버릴 수도 30초를 버릴 수도 없다고요. 1초에 1초씩 티스푼으로 시간을 갖다 버리고 있으면 돌아버릴 것 같아요. 시간을 퍼서 버리는 큰 삽이 있으면 좋겠어요.


 젠장. 도박장이 연다면 돈을 따거나 잃을 수 있을 텐데 말이예요. 물론 도박장에서 돈을 잃는 건 열받지만 도박장이 닫는 것만큼 열받지는 않아요. 도박장이 닫는 게 정말 미친듯이 열받을 일이죠. 


 수영장에 가서 자야겠어요. 물소리를 들어야 잠이 잘 오거든요. 남대문에 가면 강한 수면제를 처방 없이도 살 수 있다는데 가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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