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논쟁적인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오랫동안 마음 속에 묻어두었으나

택배사건으로 온 스트레스를 돌리고 싶어서-더 큰 스트레스로;;;

제 글이 별로 두서도 없고 논리도 엉성할 것을 알건만 한번 저도 써봅니다.


그러니까, 메갈 논쟁이 한창일 때 사실 전 일일이 읽기에도 너무 피곤했습니다.

남녀 대결구조로 가는 것만큼 소모적이고 지치고 끝도 없이 화가 나는데 설득하기 힘든

팽팽한 구도는 정치, 종교에서도 없는 것같거든요. 저는.


어느 싸이트든 남자든 여자든 한쪽을 싸잡아서 비난하거나 분쟁의 기미가 보이면 안 읽었죠.

원래 어쨌든 논쟁이든 뭐든 대화를 통해서 나아가야하겠지만 남녀 양쪽이 분노에 사로잡힌 채 문제는 해결되는 것같지 않았어요.


그러나 어느 순간 인터넷상에서 심지어 일상적인 작은 사건에도 "여자친구가 이러이러한데요. 제 여친 페미니스트인가요?"

여러 글에 페미니스트는 상종할 수 없는 인간쓰레기, 혐오의 대상, 혐오의 명칭이 되었다는걸 알았어요.

그리고 행여나 내 곁에 있는 가까운 사람이 페미니스트는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팽배하다는 것도 느껴졌어요.


메갈과 별로 구분없이 쓰이더군요. 모든 남성은 아니겠으나 광범위하게 마치 빨갱이 사냥이 이루어지듯이

편집증적인 남성들의 공포가 느껴지면서 참 심상치 않구나, 싶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성인 제가 남자들 입장에서 이 상황을 이해하긴 힘들지만

미투의 경우 무고죄의 가능성이 주는 공포나 실제 입을 수 있는 피해는 사회적인 사망이기 때문에

가볍게 볼 수는 결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성범죄는 입증도 반증도 쉽지 않으니 논란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이걸 과연 어떻게 공정하게 수사하고 법적, 사회적 처리가 가능한지 우리는 시작 단계에 있으니까요.


그러나,,,,,,,,, 가부장제가 공고하며 남녀차별이 훨씬 심하던 이전 세대에서도

"페미니스트"자체는 이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었으며 심지어 남자들이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기도 했죠.


이런 변화가 온 것은,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가부장제에서 오던 남성들의 우월한 지위는 사라졌으나

여전히 남성으로서의 사회적 기대치, 이중 잣대, 그리고 각종 공적인 시험에서의 여성들의 우위-그래봐야,,,,,아직도  한참

멀었구만이라는게 여성의 입장이지만- 여성들의 사회적인 약진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미투운동은 이런 상황에 불을 질렀겠죠. 아, 물론 메갈과 일베가 서로 양쪽 극단에서 이미 불을 지피고 있었던거겠구요.


가부장제 시절의 남성은 권리와 우월한 지위만큼 책임감과 부담도 같이 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그게 해체되어 가고 있는거죠.


쓰고보니,,,,역시,,,,,, 난제 중에 난제인 것을 겪을 수 밖에,,,,, 부딛히고 깨지다가 그러면서 발전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믿고 싶군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3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9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90
121471 남들 하는 건 다 해 봐야? [16] thoma 2022.11.07 710
121470 프레임드 #241 [2] Lunagazer 2022.11.07 121
121469 적선지대 (1956) catgotmy 2022.11.07 132
121468 [시즌바낭] 재밌지만 추천해주긴 영 그런 영화, '트래저디 걸스'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2.11.07 338
121467 킹스맨에서처럼 [1] 칼리토 2022.11.07 300
121466 이제 2찍들은 인간으로 보지 않기로 했습니다 [8] 도야지 2022.11.07 919
121465 [질문] 프랑스 영화 A Christmas Tale (2008) 에 나오는 흑백영화 [4] james 2022.11.07 208
121464 [경] 원로 가수 고윤하씨께서 결국... [축] [14] 로이배티 2022.11.07 989
121463 [OCN Movies] 드라이브 마이 카 (앗, 지금 시작했어요. 10시 26분) [8] underground 2022.11.06 449
121462 프레임드 #240 [6] Lunagazer 2022.11.06 140
121461 [아마존프라임바낭] 안 웃기고 몹시 긴장되는 코미디, '이머전시'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2.11.06 427
121460 프레임드 #239 [6] Lunagazer 2022.11.05 146
121459 [아마존프라임바낭] 또 속았다!! 하지만 재미는 있는 '데블스 아워' 잡담 [6] 로이배티 2022.11.05 3113
121458 [謹弔] 만화가 정훈(1972~2022) [14] 예상수 2022.11.05 1072
121457 태극기 휘날리며 (2004) [1] catgotmy 2022.11.05 264
121456 이번생은 처음이라 [3] singlefacer 2022.11.05 502
121455 이태원 참사 사건의 비한국인 희생자 유족이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2] Sonny 2022.11.05 1064
121454 에놀라 홈즈 2 밀리바비브라운,헬레나본햄카터,헨리카빌 [1] 가끔영화 2022.11.05 445
121453 [탑골바낭] 2002 월드컵 20주년(엠비씨 다큐) [1] 쏘맥 2022.11.05 244
121452 오늘 올라온 OTT 해외 신작영화들 [2] LadyBird 2022.11.04 53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