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7 19:30
이런 논쟁적인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오랫동안 마음 속에 묻어두었으나
택배사건으로 온 스트레스를 돌리고 싶어서-더 큰 스트레스로;;;
제 글이 별로 두서도 없고 논리도 엉성할 것을 알건만 한번 저도 써봅니다.
그러니까, 메갈 논쟁이 한창일 때 사실 전 일일이 읽기에도 너무 피곤했습니다.
남녀 대결구조로 가는 것만큼 소모적이고 지치고 끝도 없이 화가 나는데 설득하기 힘든
팽팽한 구도는 정치, 종교에서도 없는 것같거든요. 저는.
어느 싸이트든 남자든 여자든 한쪽을 싸잡아서 비난하거나 분쟁의 기미가 보이면 안 읽었죠.
원래 어쨌든 논쟁이든 뭐든 대화를 통해서 나아가야하겠지만 남녀 양쪽이 분노에 사로잡힌 채 문제는 해결되는 것같지 않았어요.
그러나 어느 순간 인터넷상에서 심지어 일상적인 작은 사건에도 "여자친구가 이러이러한데요. 제 여친 페미니스트인가요?"
여러 글에 페미니스트는 상종할 수 없는 인간쓰레기, 혐오의 대상, 혐오의 명칭이 되었다는걸 알았어요.
그리고 행여나 내 곁에 있는 가까운 사람이 페미니스트는 아닐까라는 불안감이 팽배하다는 것도 느껴졌어요.
메갈과 별로 구분없이 쓰이더군요. 모든 남성은 아니겠으나 광범위하게 마치 빨갱이 사냥이 이루어지듯이
편집증적인 남성들의 공포가 느껴지면서 참 심상치 않구나, 싶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성인 제가 남자들 입장에서 이 상황을 이해하긴 힘들지만
미투의 경우 무고죄의 가능성이 주는 공포나 실제 입을 수 있는 피해는 사회적인 사망이기 때문에
가볍게 볼 수는 결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성범죄는 입증도 반증도 쉽지 않으니 논란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고
이걸 과연 어떻게 공정하게 수사하고 법적, 사회적 처리가 가능한지 우리는 시작 단계에 있으니까요.
그러나,,,,,,,,, 가부장제가 공고하며 남녀차별이 훨씬 심하던 이전 세대에서도
"페미니스트"자체는 이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아니었으며 심지어 남자들이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기도 했죠.
이런 변화가 온 것은,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가부장제에서 오던 남성들의 우월한 지위는 사라졌으나
여전히 남성으로서의 사회적 기대치, 이중 잣대, 그리고 각종 공적인 시험에서의 여성들의 우위-그래봐야,,,,,아직도 한참
멀었구만이라는게 여성의 입장이지만- 여성들의 사회적인 약진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의 미투운동은 이런 상황에 불을 질렀겠죠. 아, 물론 메갈과 일베가 서로 양쪽 극단에서 이미 불을 지피고 있었던거겠구요.
가부장제 시절의 남성은 권리와 우월한 지위만큼 책임감과 부담도 같이 지고 있었으나
지금은 그게 해체되어 가고 있는거죠.
쓰고보니,,,,역시,,,,,, 난제 중에 난제인 것을 겪을 수 밖에,,,,, 부딛히고 깨지다가 그러면서 발전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믿고 싶군요.
2018.08.17 20:07
2018.08.17 20:34
네, 그 때의 그 분위기 익히 알고 있습니다. "여자가 기쎄다"는 말, 너무 싫고 부당했어요. 사실 남자라면 패기가 있다,라면서 칭찬받을텐데 지금은 그 기쎈 여자가
"걸크러쉬"라는 용어로 바뀐 것도 변화죠. 그 때는 그걸 많이 당연시했죠. 차별적인 상황, 말들을 남자들의 우위가 분명했고 여자들은 그 안에서 순응하는 편이었니까요.
이제는 표면화되면서, 남녀 모두 외적으로 전면전으로 가고 있는 상황이죠. 그리고 생각하면 참,,,,,,치루어야할 오랜 전쟁에 동감합니다.
2018.08.19 03:28
2018.08.17 21:07
페미니스트, 메갈,,,,워마드...
어떻게 구분이 되는 건가요?
2018.08.17 23:21
적어도 인터넷 상에서야 메갈이나 페미나 그게 그거죠 뭐 굳이 나눌 필요 있나요. 여혐 문제에 있어서 다른 남초 커뮤나 일베나 다름없는 것처럼 그냥 여혐 사회가 지긋지긋하고 짜증나고 더이상 성별에 의해 차별받지 않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두고 메갈이라 부르든 페미라 부르든 똑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혐종자들이 뭐라고 라벨링을 시도하든지 그래봤자 자기네가 사회에서 도태되어 가는 위기감의 발로라는 점에서 큰 차이 없거든요.
2018.08.17 23:53
페미니즘는 PC통신 시절에도 욕먹었는데요. 메갈이 새롭다고 하지만 사실 YWCA, 여성부, 이대 등등 이름만 바꿔가면서.. 오히려 워마드, 메갈이 나오면서 "정상적인 페미니즘"은 지지한다는 소리라도 나오죠.
2018.08.18 01:06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 문제지요...혐오라니요...
연대를 하지 못하면...소멸할 수 밖에 없어요....
2018.08.18 02:17
2018.08.18 03:09
뭐 아시겠지만 그냥 자기들이 싫어하는 유형의 여자에 대한 명칭만 바뀐 거죠.
pc통신 시절에도 '페미'는 이미 그 자체로 (그들에겐) 멸칭이었어요.
2018.08.18 05:55
페미니즘은 운동이고 계속 계몽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메갈과 워마드의 과격행동이 눈길을 끌자 페미니즘(정확하게는 여성계 지도부)이 메갈과 워마드를 새로운 물결로 인정했어요.
그래서 같은 취급을 받는거죠.
2018.08.18 07:23
2018.08.18 08:16
우리나라 페미니즘 운동의 실체가 없었다고 봐야 될 것 같네요.
학계에나 존재하고 사안마다 의견 제출하는 사회단체 정도 수준이었던 것 같고...
대중동원이 가능한 수준의 역량이 없었는데...
워마드나 메갈이 득세해서 대중동원하기 시작하니 페미니즘 운동을 독차지한 것처럼 보이죠
2018.08.18 08:35
2018.08.18 11:01
2018.08.18 11:39
운동의 실체가 없었다고 한건 잘못이었습니다.
여성운동을 폄하하는 댓글처럼 보인점은 잘못한 것 같네요
다만 메갈 워마드 사태를 보니
그동안 이룬 성과에 비해 운동의 실질적 힘은 약했다고 보이네요.
2018.08.18 11:05
2018.08.18 11:35
실체가 없었다는 건 잘못된 표현이었네요
실질적으로 미약했다
라고 정정하겠습니다.
2018.08.18 11:08
2018.08.18 12:01
워마드 운영자가 만 30세 여성 1명, 이라는 기사 참 흥미롭던데요.
아무리 전공자나 현업종사자여도 그정도 규모의 서버를 1인이 관리하는게 될까요? 생업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 워마드를 혼자 돌린 만 30세라면 IT 천재입니다. 구글이나 애플에서 모셔가겠죠.ㅋㅋ
더 흥미로운건 그 서버 비용인데요. 비정기적 모금으로 충당될 게 아니라는 건 알겠어요. 그러면 그 서버비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흥미롭지 않습니까?
문제의 만30세여성이 엄청난 금수저일까요? ㅋㅋ 그 돈 어디서 나왔죠 대체? 누가 대주고 있을까요? 워마드가 멍청이들인 건 알겠는데 돈 대주는 쪽이 갑이라는건 자명하지 않을까요?
2018.08.18 12:08
2018.08.18 12:11
2018.08.18 13:22
2018.08.18 13:30
2018.08.18 13:44
2018.08.18 13:49
2018.08.18 19:49
과거와 똑같다고 주장하는 건 하나마나한 이야기죠.
예전에는 페미니즘이 (소위 진보-리버럴 진영에서는) 이념적으로는, 혹은 공론장에서는 거부하기 어려운 명제였어요.
물론 현실은 이념과 달리 시궁창이기는 했지만.
페미니즘에 대한 공공연한 디스는, 남자들끼리나 있을 때 나오는 이야기지, 공론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은 이야기였죠.
김훈이 페미니즘에 대해서 보였던 태도가 그렇게나 문제가 되었던 건, 그걸 그런식으로 공공연히 떠드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죠.
대학을 예로 들면, 총여학생회나 여성주의 학회를 뒷담화하거나, 그들의 대자보를 테러하는 남자들을 그때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나름의 '대의(주로 절차적 민주주의)'를 가진 공적인 운동의 형태를 띄고 이들에 반대하는 조직이 형성되거나 하는 경우는 없었어요.
2018.08.18 23:25
저는 어쨌거나 상황이 나아지는 편이라고 봅니다.
과거에는 페미니스트가 현재의 메갈, 워마드 같은 욕으로 쓰였어요. 지금은 안희정 같은 자가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했을 정도로 페미니스트의 어감이 좋아졌죠. 물론 예전과 마찬가지로 쎈년을 욕하기 위해서 새로운 용어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습니다.
2018.08.19 12:40
제목 자체가 좀 의아스럽네요 사실.
여자를 욕하기 위해 만들어진 욕들이 그렇게나 많은 이 나라에서 언제는 페미니스트가 좋은 뜻으로만 쓰였던가요. 한남들이 갖다 쓰기 좋은 단어와 아닌 단어로 구분되어 있을 따름이었죠.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욕하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니 그러는 것 뿐입니다.
아뇨.... 용어나 레테르만 달라졌을 뿐이지 늘 남성들이 불편해하는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지금의 메갈이나 페미라 불리는 '남자들이 불편해하는' 여자들에게 '기가 쎄다', '드세다', 말띠다, 지 남편 잡아 먹을 년이다 뭐 이렇게 불렸을 뿐이죠.
즉 남자들이 불편해 하는 여자들은 어느 시대나 존재했었고 그 존재를 거세하거나 억압하려는 남자들의 카르텔도 있었고 그 카르텔에 복종해서 충실하게 재생산하는 여자들도 많았어요. 전혀 바뀌지 않아요. 다만 남자들이 여자들에 대해 그 전보다 더 불편할만한 이유가 많아지고 불편해할 행동을 온갖 불편함과 불이익을 감수하고라도 하려는 여성들이 점점 더 많아지니 이게 사회적 갈등으로 부상되는 것일 뿐입니다.
이 '전쟁'은 상당히 오래된 모순에서 기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앞으로 오랫동안 치루어야할 전쟁이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