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어제 쓰다가 만 소리 말인데, 사실 뻔한 얘기긴 해요. 실력자라고 알려진 사람에게 종목을 추천받고 리딩 그대로 주식을 산다...는 건 이미 흔히들 하는 거니까요.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그렇게 주식을 하고 있죠. 하지만 문제는 바로 그 실력자예요. 사실 그런 사람들이 진짜 실력자인 경우는 적거든요. 애초에 개인투자자들이 종목 추천하는 꾼들을 안다는 건 그 꾼들이 먼저 발화하고, 소리 높여 자신을 PR했기 때문이니까요. '자신을 알리려고 했기 때문에 알려진' 사람들은 별로 실력자가 아니예요.


 그렇잖아요? '무언가를 지껄이고 싶어서 안달난 놈들'은 별볼일 없는 경우가 많아요. 대학교 시험장에서도 공부를 잘 하는 놈들은 자신의 답안지를 가리고 정답을 적지 다른 사람들에게 베껴쓰라고 떠벌리지 않으니까요. 


 물론 조용한 놈이라고 해서 똑똑한 놈이란 건 아니예요. 하지만 똑똑한 놈들은 '지껄이는 놈들'이 아니라 '지껄이지 않는 놈들'중에 있을 확률이 높다는 거죠. 



 2.이렇게 쓰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네요. '진짜 똑똑한 사람'을 찾아내는 건 '진짜로 오를 주식'을 찾아내는 것만큼이니까 힘드니까요. 그리고 그 진짜 똑똑한 사람과 친해져서, 그가 꽁꽁 숨기고 있는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는 것까지 성공해내는 건 더욱 힘들고요. 그가 '오를 것 같다'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하는 종목이 아니라 그 자가 자신의 피같은 돈과 직접 바꾼 종목이 뭔지 알아내는 건 어려워요.


 버핏도 그렇잖아요? 워렌 버핏은 그와의 한끼 식사를 수십억원 내고 산 사람에게도 자신의 포트폴리오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하죠. 대충 어떤 산업이 좋을 것 같다...정도의 얘기는 해주지만, 자신과 한 번 식사하기 위해 수십억원을 지불한 사람에게도 자신이 뭘 샀는지는 공개하지 않는거예요. 왜냐면 진짜 똑똑한 사람들의 포트폴리오는 '떠벌리고 다니기엔 너무 좋은' 거니까요.


 그러니 어제 말했던 '너보다 똑똑한 사람의 생각을 따라해라.'라는 작전도 쉬운 건 결코 아닌 거죠.



 3.전에 곱슬의 일기에 쓴 것 처럼 그래요. 여자들은 의외로...무슨 라운지에 가거나 하는 걸 안좋아하더라고요. 삼겹살에 소주를 먹는 걸 좋아하죠. 그야 곱슬 말마따나, 인스타에 올릴 만한 허세 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여자들이 있고 실속을 챙기는 여자들도 있는 거겠지만요.


 어쨌든 삼겹살이나 소주를 먹어보니 의외로 먹을 만 해요. 특히 소주는 전골 찌개를 한스푼 먹고 소주를 한모금 먹고를 반복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삼겹살과 소주를 많이 얻어먹고 다녔어요. 



 4.휴.



 5.지겹네요. 골목식당에 나온 피자집 아저씨는 모임을 꽤나 많이 다니는 듯 하더라고요. 거기까지는 이해해요. 전에 썼듯이 우리들은 외로우니까요. 다만 외로운 걸 싫어하는 주제에 방해받는 것도 싫어하기 때문에 발은 늘 한쪽밖에 못 담궈요.


 나도 모임 자체는 여러 번 나가지만 다른 사람들을 보면 가끔 놀랍곤 해요. 거기 온 사람들은 1차는 그냥 식사자리 정도로 생각하고 2차부터가 진짜라고 여기는 것 같거든요. 1차에서 고기를 먹고 2차는 노래방...3차는 오뎅바 같은 곳에 가서 술 푸고 또다시 4차...심지어는 5차까지 가서 아침까지 노는 사람들도 많아요. 


 

 6.나는 사람을 만난다는 게 비타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비타민은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고,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람들과의 만남과 굉장히 비슷해요. 사람들과 만나지 않으면 시름시름 죽어버리고 사람들과 만나는 건 자급자족이 불가능하니까요.


 하지만 비타민의 또다른 특징은, 아주 소량만 섭취하면 된다는 점이예요. 이 점까지도 그 둘은 매우 비슷해요. 사람을 만나는 건 좋지만 만나서 몇 마디 하면 금새 순식간에 치사량까지 섭취한 것처럼 느껴진다고 할까...갑자기 더이상 먹는 걸 견딜 수 없는 기분이란 말이죠. 그래서 2차부터는 웬만하면 안 가요. 사람들과 1차자리에서 식사만 해도, 이미 비타민을 너무 퍼먹은 것 같아서 다운되기 직전이거든요.


 그래서 가끔 지겨운 거 티내지 말라는 핀잔을 듣곤 해요. 아주 예전에 빈디체에게도 핀잔을 들었고 최근엔 펀치에게도 핀잔을 들었죠. 아무래도 나는 지겨우면 표정에 나타나는 건지...미안하게도 말이죠. 그래서 지적을 받으면 다시 나의 재미있는 부분을 마른 걸레 비틀어 짜듯이 끌어올려서 열심히 노력하죠. 나를 만나러 와준 여자들에게 광대가 되어주기 위해서요.



 7.전에 썼듯이 호스티스나...뭐 그런 여자들은 인간은 아니예요. npc니까요. 위의 비타민 비유와 비교하자면 설탕이나 msg라고 할 수 있겠죠. 


 물론 호스티스가 비타민 노릇을 해줄 수는 없어요. 음식으로 치면 사람들은 비타민...즉 영양소이고 호스티스 같은 인간들은 열량일 뿐이니까요. 그야 열량 덩어리를 마구 섭취하는 게 훨씬 즐거운 일이지만, 열량만 섭취하며 살면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죠. 죽지 않기 위해서는 아주 소량의 영양이라도 먹어줘야 하니까 일반 사람들도 만나야 해요. 

 

 사람들을 만날 땐,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 매우 즐거워요. 하지만 사람들과 마주해서 딱 30분만 지나면 다시 상기하게 돼요. 나는 정말 사람들을 만나는 게 싫다...라기보다 오래는 못 참는다고 말이죠. 정말로 그들을...참을 수가 없게 되어버리곤 하는 거예요. 무거운 게임을 돌리면 휴대전화 배터리가 미친듯이 달기 시작하는 것처럼, 그들을 상대하는 내 배터리가 쭉쭉 달아버리는 기분이예요.


 그래서 지난 일기에 썼듯이 도저히 안 보내줄 것 같으면,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척이라도 하면서까지 어떻게든 빠져나오곤 해요. 그리고 술집 여자를 보러 가는 거죠.



 8.종종 뉴스에 그런 거 나오죠. 어느 고위직에 있는 사람이라던가 경력이 오래된 검사들의 내연녀가 뉴스나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때...의외로 그 여자들은 화류계인 경우가 많아요. 어쨌든 어렸을때의 내겐 그게 매우 의외였어요.


 왜냐면 이상했거든요. 잘나갈 만큼 잘나가는 인간들이 뭐가 아쉬워서 고작 술집 여자를 자신의 원픽으로 두는지 말이죠. 저만큼 잘나가는 인간들이라면 내연녀가 있더라도 어딘가의 바이올리니스트라던가 어딘가의 시인이라던가 어딘가의 도예가라던가...뭐 그런 여자들을 원픽으로 두지 대체 왜 술집 여자를 원픽으로 둬서, 뉴스에 나와서 쪽팔림을 한번 더 당할까 하고 말이죠. 그래도 사귀는 여자가 어딘가의 음악가라던가 시인이라던가 하면 덜 쪽팔릴 거 아니예요? 어쨌든 그땐 어렸으니까 그렇게 피상적으로 생각했어요.


 지금은 글쎄요...지금이라고 해서 완벽히 이해할 수 있게 된 건 아니지만,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화류계 여자들과 있을 때는 보통의 사람들과 있을 때 받아야만 하는 묘한 압력이 느껴지지 않는다...그렇기 때문에 편한 거 아닐까라고 말이죠. 


 뭐라고 해야 할까요...기압이라고 해야 할지 수압이라고 해야 할지. 사람들과 같이 있으면 그들 쪽에서 내게 주는 압력에 맞서 나도 체내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압력을 행사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짓눌려버릴 것 같은 느낌 다들 알잖아요? 


 그야 사람들이 나를 괜히 공격한다라는 뜻은 아니예요.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 덕지덕지 붙어 따라오는 것들...도덕이라던가 상식이라던가 방어기제라던가 체면이라던가 품평이라던가...하는 모든 건 압력이 되어서 알게모르게 나를 짓눌러가는 거예요. 사실 나는 그런 것들로부터 그럭저럭 자유로운 편이라고 자평하고 있지만...아무리 그래도 사회에 있는 이상 얼마간의 강요는 받으며 사니까요. 사회가 알맞게 길러낸...사회의 평균적인 상식과 기준이 형상화된 듯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 그 압력은 계속해서 느낄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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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챗방을 프로필만 가지고 들어오게 하니까 사람들이 걍 들어왔다 나가곤 해서...권유에 따라 그냥 자유 오픈채팅방으로 바꿔봤어요. 당장은 번개가 없지만 한국, 미국, 영국 드라마 얘기 하면 좋아요. https://open.kakao.com/o/gJzfvB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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