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휴...심심하네요. 어제는 원고가 끝나서 잠깐 나갔다 왔고...오늘은 낮에 만화가 모임에 갔다가 영화를 보려고 중간에 나왔는데 스케줄이 꼬여서 귀가했어요. 그리고 이렇게...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는데 공주가 뭐하냐고 물었어요. '요즘은 듀게에 글을 안쓰더라'라며요. 그래서 대답했어요.


 '바빴으니까. 오늘은 비싼 여자들을 보러 가는데...오늘 걔네들과 자는 건 무리겠지.'라고 대답하자 감탄이 날아왔어요. '오~노력한 자신에게 보상을 뭐 그런건가.'라고요. 대충 그렇다고 대답하자 이번엔 핀잔이 날아왔어요. '비싼 바텐더와 어떻게 본지 하루만에 자겠냐. 좀 친해지면 몰라도.'라고요. 



 2.그래서 대답했어요. 너무 친해지면 오히려 잘 수 없다고요. 그녀들이 나와 자러 가는 건 아주 짧은 한 순간...너무 낯설지도 않고 너무 친하지도 않은, 그 사이에 있는 어떤 순간이거든요.


 '너무 낯설면 경계심...너무 친해지면 친근함 때문에 무리야. 적절한 호기심만이 있을 때가 그나마 괜찮은 시기지.'


 라고 대답하자 공주는 '그렇군.'이라고 대답했어요. 어쨌든 그래요. 게다가 그 순간은 아주 짧죠. 완전히 손님도 아니고...그렇다고 완전히 친구도 아닌 순간은 금방 지나가버리는 법이거든요. 결국은 손님이거나, 인간이거나로 수렴되어 버리니까요.



 3.어쨌든 그건 별 거 아니예요. 그것보다 오늘의 진짜 걱정을 말했어요.


 '하지만 오늘의 최고 걱정은 그게 아니라 오늘 가는 곳에 공기청정기가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는 공포군. 설마 있겠지만...그래도 물어봐야지.'


 라고요. 나는 미세먼지에 그리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오늘은 좀 기분나쁜 느낌이라서요. 이따가 가기 전에 공기청정기가 있냐고 물어봐서 없다고 하면...어떡하죠? 보통은 그거 하나 가지고 갈 가게를 취소하지는 않지만 오늘은 조금...



 4.휴.



 5.지겹네요. 이 말도 오랜만에 써보네요. 어쨌든 일이 다 끝났기 때문에...결과가 나오는 3월까지는 기다려야 해요.


 확실히 일을 해보니 일은 힘들어요. 일 자체는 계속 할 수 있지만 인간도 기계와 같거든요. 잠깐 꺼주거나 정비의 시간을 가져야만 또다시 작업을 할 수 있어요. 그러니 휴식의 타이밍을 언제로 잡느냐가 관건인데 이게 정말 힘들단 말이죠. 


 마감이 코앞이라면 무리하게 달려야 하는데, 힘들지만 아직 좀 더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은 시기가 있고 절대적으로 쉬어야 하는 시기가 있죠. 문제는 이 시기를 자각하는 거예요. 아직 무리해서 작업을 해낼 수 있는 컨디션인지, 아니면 무조건 자고 몇 시간 후를 도모해야 하는 컨디션인지 스스로 점검해야 하죠.


 어쨌든 바쁜 작업 와중엔 잠을 자긴 자야 하는 타이밍을 잘 정해야 해요. 너무 일찍 자버리면 그건 그것대로 작업 시간을 잃는 일이고, 너무 안 자고 버티면 얼마 없는 시간을 그냥 내버리는 것과 같으니까요. 시간을 작업하는 데도 못 쓰고, 쉬는 데에도 못 쓰면서 계속 까먹는 게 마감에서 제일 위험한 일인 거예요.


 말로 쓰니까 쉬운 것 같지만 마감이 얼마 안 남았을 때는 정말 이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워요. 찬물로 세수하고 레드불을 하나 마시면 계속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태인지, 아니면 지금 당장 누워야 하는 상태인건지 스스로 점검하는 거 말이죠.



 6.휴~지겹네요. 아 이런 또 써버렸네요. 어쩔 수 없죠. 지겨운 건 지겨운 거니까요.



 7.지겹지 않으려면 둘 중 한가지는 있어야 해요. 나를 기쁘게 만들어 주거나 나를 바쁘게 만들어 주는 일(thing) 말이죠. 기쁨이나 바쁨...이 두가지 중 하나가 필요하단 말이죠.


 그야 그것은 융합될 수도 있죠. 당신이 예쁜 일반인을 만나기로 했다면 5일 전부터 바빠야 하니까요. 5일 동안 평소의 자신보다는 좀더 나아 보이기 위해 야식도 끊고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죠. 이러면 누군가는 이러겠죠.


 '그럴 거면 그냥 평소부터 야식을 안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면 되잖아?'라고요. 하지만 무리...무리인 거예요. 기쁜 일이 일어나지도 않았는데 기쁜 일에 대비하느라 바쁘게 산다는 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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