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페미니스트들은 사회진출이란 말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정말 모르겠어요. 그녀들이 소위 '암흑의 시기'라고 규정하는 50~90년대 가장들의 인생을 보면 매일 아침 출근, 매일 밤 퇴근하면서 그냥 몇백만원(지금 시세로) 버는 게 다였잖아요? 스스로를 갈아넣으면서요. 그런 거에 사회진출이란 멋진 표현을 쓰는 건 이상해요. 


 거기엔 남성의 권력도 없고 가장의 특권도 없고...아무것도 없단 말이예요. 돈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노동을 그냥 매일 반복하며 사는 것뿐이었잖아요. 자신이 책임져야할 사람들을 책임지는 걸 계속 해내기 위해서요. 대부분의 가장이 그런 사람들이었는데, 그런 사람들을 이상한 멸칭으로 부르며 조롱하는 건 너무 나쁜 짓이예요. 나였다면 절대로 그렇게...남을 위해서 살지 못했을 거예요.



 2.아래쪽에도 흔히 '개저씨'라고 불리는 군상들에 대한 글이 있죠. 아니 그야...그 글도 맞는 말이긴 해요. 그런 아저씨들을 실제로 만나서 마주해야 한다면, 기분이 나쁠거니까요. '그런 아저씨들'을 만나는데 '그런 아저씨들이 당신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서' 만난다면 그들은 당신의 기분을 신나게 망쳐놓겠죠.


 하지만 그래도...개저씨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스스로 개저씨가 된 건 아닐거라고 생각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의 압력을 받아 무언가가 '되어지는'거지 스스로 무언가가 되는 게 아니거든요. 사실 그런 남자들은 스스로 원해서 불쾌한 사람이 될 능력도 없던거예요. 그러니까 창의적으로 불쾌한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스테레오타입의 불쾌한 사람이 되어 버리고 마는 거죠. 


 

 3.상상해 본 적 있나요? 그냥 살아보려고 애쓰고 있었을 뿐인데 자기도 모르는 새에 끔찍함과 불쾌함을 유발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는 거요. 이 사람은 끔찍함과 불쾌함을 유발할 거다...라고 지레짐작되는 사람이 되어 버린다는 거요. 그게 여자가 아니라 남자라면 더욱 슬픈 일이죠. 


 왜냐면 세상 모두가...마치 개저씨(라고 불리는 사람들)를 조롱할 권리라도 가진 것처럼 마음껏 놀려대잖아요? 그럴 권리를 무슨 몇억원쯤 주고 산것처럼, 당당히 말이죠. 그리고 아무도 그걸 문제삼지 않고요.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 일은 굴러가는 눈덩이처럼 점점 커져가는 법이고요.


 하지만 어쩔 수 없는일이예요. 원래 그냥 그런거니까요. 



 4.휴.



 5.인간이란 생물은 3천년 전에도 인간이고 지금도 인간이거든요. 컴퓨터 소프트웨어처럼 업그레이드가 마련된 존재가 아니예요. 평소에는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가며 본능대로 행동하고, 여차할 때는 이유도 안 붙이고 본능대로 행동하는 게 인간.


 한데 빌어먹게도, 인간들은 점점 본능에 그럴듯한 라벨을 붙이는 데 골몰하고 있단 말이죠. 그건 마음에 안 들어요. 예쁜 걸 좋아하고 못생긴 건 싫어하고 단 건 삼키고 쓴 건 뱉는 게 인간인데 말이예요. 이게 무슨 말이냐고요? 돈이 최고라고요. 돈을 낸 선택은 구구절절한 설명을 붙이거나 괜히 정당화를 할 필요가 없거든요. 다른 사람과 쓸데없는 소통을 할필요가 없다...본능대로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게 돈의 좋은 점이죠. 


  

 6.이렇게 쓰면 누군가는 '이 녀석, 사람을 싫어하는 건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아니예요. 나는 사람을 너무 좋아해요. 하지만 가끔...그들이 언뜻언뜻 내보이는 인격은 나를 무섭게 만들어요. 그래서 그들과 가까워지고 싶으면서 멀어지고 싶죠.


 

 7.심심하네! 아까 썼듯이 오늘은 찰스 바를 갈 계획이었는데 어그러졌어요. 하지만 내일(일요일)을 위해 남겨 놓은 걸로 생각하죠.


 광화문에 숨겨져 있는 척한다는 찰스 바에 한번 가볼래요? 생일 파티나 하는걸로 하죠. 생일 파티니까...내가 쏴야겠죠? 아니 사실 어디든 좋아요. 드래곤시티도 좋고, 모모바도 좋고, 라이브러리도 좋고, 크로마도 좋고, 디큐브시티도 좋아요. 그리핀 바도 좋고 피에르 바도 좋고 아게아게도 좋아요. 아니면 고고떡볶이도 좋고요. 아니면 이태원에 있는 있는줄도 몰랐던 쬐끄만 카페도 좋고요. 왜냐면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어딜 가도 널널할 거거든요. 


 어쨌든 뭐 일요일이니까...여자가 안 나오는 쩌는 바에 가볼 기회죠. 주중에는 여자가 나오는 쩌는 바에 가야 해서 여자가 안 나오는 쩌는 바에 갈수가 없거든요. 오는 사람들의 리퀘스트나 시간, 접근성 등을 종합해서 정해보죠. 어쨌든 작전회의는 여기서. https://open.kakao.com/o/gJzfvB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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