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24 01:53
수십 년을 개인주의적인 인간으로 살아왔는데 최근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인간은 자기 자신만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닌 것 같아요.
이기적으로 사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 욕망 때문에 일시적으로 그렇게 살 수 있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배제된, 혼자 사는 인간이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삶을 열심히 사는 건 불가능한 것 같아요.
(무인도에 혼자 살면서 아름답고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을 상상할 수 있나요?
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살았지, 만약 무인도에 계속 혼자 살게 될 운명임을
알았다면 그때부터는 퍼져서 아무렇게나 살았을 거예요.)
예전에 어떤 정신과 의사의 자살시도자에 관한 통계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에도 번역되어 출판된 책인데 제목을 잊어먹었어요. ㅠㅠ)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감 혹은 소속감을 느끼지 못할 때, 그리고 자기효용감을 느끼지 못할 때 사람들은 자살하고 싶어 한대요.
유대감이나 소속감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느낌이고, 자기효용감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 있는 존재라는 느낌이죠.
한 마디로 사람을 살고 싶게 만드는 건 다른 사람들에게 연결되고 싶은 마음,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 있는 존재이고 싶은 마음인 거죠.
그런데 어떨 때 다른 사람들이 나와 연결되고 싶어하고 나를 쓸모 있는 존재로 여길까요?
당연히 내가 그 사람들의 인생에 도움이 될 때겠지요. 작게는 나와 함께 있을 때 즐겁다든지, 생활 속에서 내가 소소한 도움을 준다든지,
크게는 내가 그 사람의 인생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때겠지요.
그런데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려고 하지 않고, 내가 가진 능력이나 시간이나 돈, 사회적 지위 등 그 어떤 것도
다른 사람을 위해 쓰려고 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할 리가 없고 나와 관계를 맺고 싶어할 리가 없겠죠.
나를 그들의 삶에 쓸모 있는 인간으로 생각하지도 않을 테고요.
그러니까 계속 이기적으로 살면 결국엔 나로 하여금 삶을 살고 싶게 만드는 유대감이나 자기효용감을 얻을 수가 없게 되는 거죠.
그래서 돈이나 지위가 있어도 아무 의미가 없고 삶이 허무해질 테고요.
결국 인간이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감/소속감, 그리고 자기효용감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인간은 이기적으로
살아서는 행복해질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아요.
인간이 선한 존재라서 이기적으로 살면 행복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연결되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죽어버리고 싶어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은 이기적으로 살면 행복할 수가 없어요.
어느 누구도 이기적인 사람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하지 않고, 어느 누구도 이기적으로 사는 사람을 존경하거나 높이 평가하지 않으니까요.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 이유도 아마 나와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사람, 그 관계가 쉽게 끊기지 않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내가 쓸모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 내가 뭔가를 해 줄 수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필요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인간은 나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애완동물이 있을 때 오히려 힘이 나는 존재죠.
내가 밥을 안 주면 이 녀석이 굶어죽는다는 걸 알 때, 내 밥은 귀찮아서 안 챙겨 먹어도 이 녀석 밥은 챙겨주면서 힘을 내죠.
아마 자식이, 그리고 배우자가 이런 존재일 거예요. 남편이나 아이들 밥 해주러 집에 가야 한다는 엄마들을 볼 때 그렇게 매여 사는 게
답답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책임감이 그 엄마들에게 열심히 살게 하는 힘을 줄 거예요.
나만 바라보고 사는 아내와 자식이 있다는 게 한편으로는 무거운 짐이겠지만 그런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험한 세상에서 버티면서
열심히 살게 하는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거예요. 나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는 존재가 이 세상에 있다는 건 의외로 내가 열심히 살게 하는 힘을 주죠.
결국 인간이라는 존재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해줄 수 있을 때, 그로 인해 감사와 존경, 사랑을 받을 때, 사는 게 행복해지는 존재이고
그런 조건을 만들어 가려고 부단히 애쓰는 존재죠. 그래서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 돈이나 지위를 얻기 위해 엄청나게 애쓰고
그것을 다 얻은 후에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되면 인생이 허무해지고 사는 게 아무 의미가 없어지는 존재고요.
인간은 참 이상해요. 항상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면서도 나를 필요로 하는, 나에게 의지하는 인간이 하나도 없으면
살고 싶어하지 않는 존재라니.... ^^
이런 당연한 사실을 이제서야 알았느냐고 질타하신다면... 그건 아마 제가 사람들과 열심히 관계 맺지 않으면서도 여태까지 그럭저럭
살아올 수 있었던 성격과 운빨 때문이었겠지요.
2018.04.24 02:19
2018.04.24 02:36
저는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고 혼자서 잘 살기 위한 연습을 수년 동안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앞으로도 어느 정도는 혼자서 잘 살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의욕적으로' 잘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지속적인 관계가 필요한 것 같아요. 그게 꼭 물리적으로 제 옆에 있는 존재여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듀게로도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되죠. ^^ 제 글을 잘 읽었다고 해주신 발목에인어 님의 댓글에도 힘이 불끈 나고요. ^^
2018.04.24 11:49
2018.04.24 06:30
전 한국인의 자살율이 높은 이유가 이와도 관련된 부분이 있지 않을까해요
특히 고령의 남자노인들의 자살율이 높은 이유중에
나이가 들어 질병이나 궁핍한 경제상황등으로 더이상 준거집단에 끼이지 못하거나
그런 준거집단들이 다 와해된 상황의 고립된 환경이 자기가 잘나가던 시절과의 비교가 주는 자괴감과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여 우울증이 심화되어서 발생하는게 아닌가해요
젊은날 잘나가던 시절 직장에서의 존중받던 베테랑으로서의 인간관계도 소멸하고
친구들과의 모임도 서로가 하나둘씩 아프거나 돈이 없거나 해서 안만나게 되고
친척들과도 서로의 연락이 점점 적어지는 사람들과의 유대감이 거의 사라지는 시점에
상대적으로 개인주의에 익숙하지 못하고
집단주의에서 행복감을 느끼던 많은수의 노인들이
집단에서 고립될때 더 자살에 쉽게 접근하는게 아닌가 해요.
2018.04.24 09:33
예전에 어디에선가 이런 글을 봤어요. 자식들은 어머니보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기를 바란다고...
그 이유는 어머니는 혼자 남아도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지만 아버지는 혼자 남으면
자식들이 이것저것 다 챙겨줘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서 그렇다고...
처음 그 글을 봤을 때는 좀 충격이었는데 요즘 저에게 하나만 선택하라면 저도 그럴 것 같아요.
언뜻 볼 때 어머니란 존재가 아버지보다 훨씬 손해를 많이 보면서 사는 것 같지만 결국 그래서
자식들은 다 어머니 편이죠. 사람은 결국 나한테 잘 해 주는 사람, 나한테 도움이 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하지 나한테 뭘 해달라는 사람, 나한테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명령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하지 않으니까요. 부모한테조차 그렇죠. 우리 부모님 세대에서 어머니는 대부분
남편과 자식에게 뭔가를 해 주는 존재인데 아버지는 대부분 아내와 자식에게 뭘 해달라고/뭘 하라고
명령하는 존재인 것 같아요. 그러면 자식들이 커서 독립할 수 있을 때 아버지로부터 멀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죠. 젊을 때부터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시간과 노력을 쓰는 삶을
살았어야 나이 들어서도 그게 되는데 그걸 못 배운 사람은 나이 들어서 외로워질 것 같아요.
2018.04.24 20:17
당연히 어머니가 더 자생력도 강하고 유대도 강하죠. 아버지는 혼자서 산다면 어떻게 모셔야할지 난감하네요.
혼자 있으면 처량해서 못봐줄것도 같구요.
2018.04.24 08:00
2018.04.24 09:43
사람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살고 싶어하고 그래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빼앗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어하지 않는데
그 결과 나와 관계 맺는 사람들이 하나 둘 없어지면 오히려 열심히 살고 싶은 욕망까지 사라지는 역설이라니...
저도 젊어서 사람들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데 많이 소홀했던 사람이라 속한 공동체도 별로 없고 (4년 된 듀게뿐!!!)
앞날이 걱정이에요. ^^
2018.04.24 10:15
제목이 이기적으로 살면이 아니라 비사회적으로 살면, 혹은 사회적 활동을 하지않으면 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첫줄에 쓰신 ’개인주의적’과 ‘이기주의적’은 전혀 다르니까요. (개인주의적과 비사회적도 또 다르다고 생각하며 쓰신 글의 문맥상 비사회적이 적절해보입니다)사회속에서 타인과 어울리며 이기적으로 행복하게 사는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온갖 갑질문제만 봐도 알수있죠. 그들은 사회활동을 하면서 남들과 여러형태의 관계를 맺고 있지만 나만 아는 이기적 삶을 행복하게 살고 있음에 틀림없어요.
2018.04.24 11:32
제 생각에는 소위 갑질하는 사람들도 최소한 몇몇 사람들에는 자기의 돈 혹은 지위를 이용해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그들과의 관계를 유지할 것 같아요.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도움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그 갑질하는 사람을 떠나지 않을 것이고...
그런 점에서 돈이 많고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자기효용감을 얻기 위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에 있죠. 하지만 결국 그들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지 않으면,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아니면, 그런 것을 얻을 수 없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죠. 돈이나 지위도 나 혼자서 누릴 수 있는 물질이나 권력의 양에 비례해서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결국 그것을 다른 사람을 위해 얼마나 쓸 수 있고, 그것에 대한 다른 사람의 인정과 감사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서 행복해지는 것 같아요.
지금 어디 가야 해서 이기적인 것과 개인주의적인 것, 비사회적인 것의 차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생각해 보고 댓글 달게요.
2018.04.24 12:01
2018.04.24 14:32
2018.04.24 12:10
당연한 순리고요,
순리에 어긋난 인생도 한마리 고독한 늑대가 되어
고독을 자기만의 자유로 진화시켜서 황야에서 혼자 어슬렁거리면 잘 살기도 하고,
또 다른 무엇이 많은 사람도 근본적 허무함은 어쩔 수 없기도 하고요.
2018.04.24 17:19
저도 이제까지 고독한 황야의 늑대처럼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나이 들어서 일도 못하고 가정도 없고 혼자 되어 삶이 허무해지면 그냥 죽을 수는 없으니
다른 사람에게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자원봉사의 영역에 뛰어들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젊을 때부터 봉사라는 걸 안 해 보고 살았는데 늙어서 몸도 안 좋을 때 그게 될지...
역시 돈을 많이 벌어서 기부쪽으로?? ^^)
2018.04.24 13:28
내 할 일 끝났으면 집에 보내줬으면 좋겠는데, 단체생활이라는 미명으로 붙잡아 앉혀놓는 생활이 사람을 죽고 싶게 만들 수도 있죠. 술자리에 앉아있던 그 많은 타인들 누구도 어차피 나를 고독사로부터 건져주진 못 합니다.
오히려 , 쟤는 동성을 좋아하는, 결혼을 안 한, 자식을 안 낳은, 나와 피부색이 다른, 아파트에도 못 사는, 양친이 없는 애니까 '우리' 안에 넣어줄 수 없다는 집단적인 이기주의가 사람을 극도로 외롭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저는.
나눔으로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과 이기적이면 행복할 수 없다는 것도 전혀 별개 이야기 같고요. 백억 빌딩 끝까지 쥐고 있으면 케어도 받고 끝까지 행복할지도 모르죠. 물론 자신이 뿌리지도 않은 씨앗인데 진심에서 우러나는 사랑까지 욕심내선 안 되겠지만요.
저는 그냥 자기가 어떤 인간인지 파악하고 방향 잘 잡는 게 행복의 방법 같아요.
2018.04.24 14:31
2018.04.24 17:56
인간은 모순적인 존재인 것 같아요.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욕망 역시 다른 사람과 관계 맺고 다른 사람에게 쓸모 있는 존재가 되고 싶은 욕망만큼이나 강하죠. 그래서 인간이 행복해지기가 참 힘든 것 같아요. 하나를 얻기 위해 그쪽으로 계속 나아가다 보면 다른 하나를 잃게 되니까요. 저는 자유롭고 싶은 욕망이 훨씬 큰 사람이었는데 요즘 자유만으로는 행복할 수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만으로 행복해질 수도 없겠죠. 저는 평생 제가 어떤 인간인지 파악하다가 늙어죽을 것 같아요. ^^ 한 5년 전만 해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소중하다느니 뭐 이런 글을 쓸 줄은 꿈에도 몰랐던 사람이라 앞으로가 기대됩니다. 5년 후에는 제가 또 어떤 인간으로 변해서 뭐라고 말하고 있을지... ^^
2018.04.24 20:21
그러게요. 전 직장은 왠만하면 붙잡혀 있고 싶지 않아요. 할 일 다했는데 더있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가끔은 직장에서도 마음맞는 사람들과 친목모임에도 참여했지만 올해는 그마저도 힘들겠구나, 나 좀 내버려둬라 싶어요.
아니 어떤 집단이라도 내 개인의 시간을 방해할만큼 나를 갉아먹을만큼 방해가 된다면
과감하게 버리기로 했네요. 적당한 선까지만, 그렇게까지만이 낫다라는게 지금의 결론입니다.
2018.04.24 15:28
맞아요. 사람이란 게 원래 혼자는 절대 살 수 없는 존재니까요. 사람들이 같이 살려면 이기적인 것만으로는 안 되죠. 그런 이타적인 배려심이 오히려 생존본능의 이기심의 발로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는데 정확한 원전은 기억이 안 나네요.
2018.04.25 00:57
갑자기 생각이 나서 예전에 회원 리뷰에 썼던 <바른 마음: 나의 옳음과 그들의 옳음은 왜 다른가> 글을 찾아봤는데
개인이 공동체에 결속되어 있을 때 비로소 고차원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다는 뒤르켐의 주장을 제가 써놨더군요.
주위에 있는 최소한의 사람들(예를 들어 가족)과의 유대감이나 그들에 대한 자기효용감으로도 그럭저럭 살 수는 있겠지만
좀 더 고차원적인, 좀 더 충만한 자기효용감이랄까, 내 삶의 의미랄까, 그런 걸 얻으려면 결국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직접적인 관계나 교제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이를테면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해야 그 사람들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고민해 본다든지 하는 것)
사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고 걱정하고 어떻게 해야 상황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삶에 에너지가 생길 것 같아요. 우리가 자기 문제는 해결할 방법을 몰라 늘어져 있을 경우에도 다른 사람의 삶에
이래라 저래라 간섭할 때는 활력이 솟잖아요. ^^ 다른 사람의 삶에 관여할 때 나오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원초적인
에너지를 잘 활용해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은 한편으로는 내 삶을
의욕적으로 살 수 있게 만드는 한 방법인 것 같아요.
2018.04.24 16:00
갑자기 ‘개인주의자’가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어서 찾아봤어요. "Individualists promote the exercise of one's goals and desires and so value independence and self-reliance and advocate that interests of the individual should achieve precedence over the state or a social group, while opposing external interference upon one's own interests by society or institutions such as the government." (출처: wikipedia)
개인주의의 반대편에 집단주의를 놓으면 집단주의는 몹시 나쁘고 개인주의는 좋은 것처럼 느껴지죠. 그렇지만 개인의 목표와 욕망의 추구를 우선시하는 삶과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삶 중 어떤 삶의 태도가 바람직한가, 어떤 삶의 태도가 자신을 더 행복하게 만드는가를 묻는다면 저는 쉽게 개인주의라고 대답할 수가 없네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희생하는 사람들을 존경하고 감사하게 생각해요. 우리가 위인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사실상 모두 그들이 속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죠. 누구도 개인주의적인 태도를 갖고 사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존경하지는 않아요. ‘개인주의를 옹호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존경을 받거나 사랑을 받는 경우는, 그 사람이 개인주의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집단주의가 가하는 폭력으로부터 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웠기 때문일 거예요. 결국 그 역시 그가 속한 공동체의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바쳤기 때문에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이지 그 자신의 이익을 더 소중히 여겼기 때문이 아니죠.
사람을 살고 싶게 만드는 유대감과 자기효용감에는 여러 종류와 여러 수준의 것이 있을 텐데 우리에게 삶의 충만함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내가 다른 사람의 삶에 기여하는 것, 내가 속한 공동체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내 삶을 쓰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나로 인해 나아진다면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자기효용감이 극대화되겠죠.
여러 듀게분들이 댓글을 주셔서 저도 이런저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네요. 댓글을 하나하나 다 달고 싶은데 제가 그렇게 머리가 빨리 빨리 돌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일단 생각이 나는 대로 조금씩 댓글 달게요.
2018.04.24 17:40
2018.04.24 18:51
103호 님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저의 본문글은 '비사회적'인 사람들에 대한 글로 봐도 적절하고요.
제가 바로 위의 댓글에서 개인주의자의 정의에 입각해 쓴 글처럼 개인주의적인 삶의 태도를 가진
사람에 대한 글로 봐도 될 것 같아요.
이기주의자에게 적용될 수 있는가는 갑질하는 사람에 대한 댓글에서 이기적인 사람도 어떤 사람에게는
도움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에 유대감이나 자기효용감을 얻을 수 있어 예외는 아닌 것 같다고 말씀드렸고...
그래서 제가 본문글에서 말씀드렸던 내용이 이기주의자, 개인주의자, 비사회적인 사람에게
다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정도로 말씀드리고 가려고 하는데요.
혹시 이런 구분에 기반해서 더 생각해야 할 거리가 있다면 다시 또 생각해 볼게요.
아, 그리고 개인주의의 반대편에 집단주의를 놓는 것에 반대하는 건 아니에요.
2018.04.24 17:17
My life is just one constant battle between wanting to be alone, but not wanting to be lonely. 이 말 보고 바로 이거야! 하고 무릎을 쳤어요. 방 안에 최적의 사람 수는 1.5명이란 말도 있고요. 혼자 있기는 싫고 하지만 내 공간을 침해당하기는 또 싫고.
저도 안 읽어봤지만 '인간은 어떻게 서로를 공감하는가' 라는 책 읽으시면 고민하는 바의 답을 조금은 얻으실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언더그라운드님이 올려주시는 좋은 다큐들 보면서 님이 좋은 분이라고 느꼈어요. ^^ 좋은 걸 공유하고 싶은 맘이 있으신 거니까~
2018.04.24 21:18
책 추천 감사합니다. 4월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책이네요. 동네 도서관에 구입해 달라고 신청해 놓았어요.
제가 좋은 사람인 걸 알아보시다니 사람 보는 눈이 있으시군요. ^^
제가 좀 게을러서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 내서 일해주고 그런 건 잘 못하지만 심성은 착한 사람이죠. ^^
2018.04.24 23:48
2018.04.25 02:23
안 좋은 머리 굴려가며 댓글 다느라 과로해서 초저녁부터 꾸벅꾸벅 졸다가 좀 자고 일어나니 정신이 드네요. ^^
제 글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생각을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글을 올리고 나면 제가 쓴 내용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보게 되죠. 당장은 떠오르지 않아도 댓글의 내용이 머릿속
어딘가에 남아서 나중에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요. 제 글이 다른 분들께도 생각할 거리를 드릴 수
있었다면 기쁜 일이고... 이렇게 뜬금포 고맙다는 댓글을 받기도 하고 신나네요. ^^
가을에 갔을 때도 좋았지만 봄에는 꽃도 피고 나뭇잎도 파릇파릇해서 봄밤의 아늑한 정취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부러워요!!!
(쓰고 보니 우울해서 지웠어요)
언제나처럼 underground님의 글 잘 읽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