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윙에서 이런 대사가 나오죠. '만들어지는 과정이 공개되어선 안 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소시지, 그리고 또 하나는 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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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오랜만에 곱슬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프로듀스 이야기가 나왔어요. 곱슬은 2시즌 당시에 관련 부서에서 일을 했다나 봐요. 직장 동료들과 프듀 투표가 너무 몰려서 서버가 터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종종 했다고 말했어요. 프듀 이야기가 나온 김에 나의 생각을 풀어 봤죠.


 이번 프로듀스48에도 3사라고 불리는 메이저 연예기획사는 출전하지 않았어요. 나는 이게 멍청하고 쓸데없는 고집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럴 만도 해요. 특급 아이돌을 만들어온 sm, jyp, yg는 아직 특급 아이돌을 만들어내는 노하우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하겠죠. 그러나 이 판은 이제 노하우에 관한 게 아니게 됐어요. 헤게모니에 관한 거죠. 그리고 cj는 지금 노하우 따위를 가볍게 넘어서는 헤게모니를 손에 쥐고 있죠. 헤게모니가 넘어간 걸 가지고 기획사들이 '프로듀스 101은 생태계 파괴'라고 불평해봐야 소용이 없어요.


 곱슬에게 이제는 '팔리는 아이돌'을 만드는 데 중요한 건 노하우가 아닌 헤게모니라고 하자 그도 고개를 끄덕였어요.



 2.곱슬에게 물었어요. 웨스트윙을 봤냐고요. 그가 고개를 저었고 짧게 위의 대사를 설명해 줬죠. '만들어지는 과정이 공개되어선 안 되는 두 가지 것, 소시지와 법안.'이라는 대사 말이죠.


 하지만 아이돌 산업은 소시지도 법안도 아니예요. 말인즉슨, 필수품도 아니고 강제적인 성질을 띄고 있는 레귤레이션도 아닌 거죠. 거기서 CJ는 발상을 바꾼 거예요.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개하기로요. 결과는 모두 알다시피 대박이었고요.


 그래요. 프로듀스 시리즈는 '소시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그냥 보여주는 쇼인 거예요. 지금까지 3사가 숨기려고 애써왔던 '만들어지는 과정'말이죠. 


 

 3.하긴 연예기획사들이 자신들의 상품을 노출시키지 않는 건 이해가 가요. 감추고 감추다가 그들이 완전히 완성품의 기준을 충족했을 때 대중에게 공개하고 싶겠죠. 날것의 모습이나 덜떨어진 모습 따윌 보이면 상품 가치가 하락하니까요. 


 그러나 내가 늘 말하듯이 사랑이나 동경 따위보다 더욱 강한 감정이 있죠. 연민이요. 우리들은 빛나는 것으로부터는 눈을 돌릴 수도 있고 심드렁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가엾은 것으로부터는 감히 시선을 돌릴 수가 없어요. 연민하는 상대를 보고 있어도 마음이 아프지만 시야에서 사라지면 그것은 마치 우리의 마음에 박힌 가시처럼 끊임없이 우리를 괴롭혀대기 때문이죠. 


 

 4.휴.



 5.그러네요. 술도 마신 김에 새벽감성으로 프듀 멤버들 품평이나 해 보죠. 여기까지 쓰다가 잠들어서, 지금부터 이어서 써요.


 치바 에리이는 PD가 꽤 밀어주려는 모양인데...솔직이 일상에서 만난다면 이런 타입의 여자는 무서워요. 대체 뭔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그야 예쁘지 않은 여자라면 뭔 생각을 하건 알 바가 아니지만, 예쁜 여자라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져서 말이죠. 무심하고, 표정 변화도 감정의 동요도 적은 것 같은 에리이는 글쎄요...좀더 두고봐야겠어요. 


 고토 모에는 굿이예요. 전에 썼듯이 스타일링과 표정에 따라 이런 저런 다른 사람이 보여지는 얼굴이죠. 얼굴 안에 약간의 남자도 있고 약간의 못생김도 있어서 좋아요. 오히려 그런 약간의 못생김이 얼굴에 있으면 더 가치가 폭등할 수 있죠. 그런 약간의 못생김은 수박을 먹기 전에 소금을 살짝 치는 것과 같거든요. 단 수박을 더 달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약간의 트릭인거죠.


 마츠이는 포스가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여자든 남자든 '예쁨을 연기'하거나 '잘생김을 연기'함으로서 남들에게 외모의 클래스를 한 단계 위인 걸로 위장할 수 있다고요. 물론 일상에서 그런 기만 전술을 쓰는놈들은 별로지만 프듀는 연예계니까요. 자신이 상품인 이상 예쁘지 않아도 예쁨을 연기하고 잘생기지 않아도 잘생김을 연기하는, 최선을 다하는 놈들이 좋아요. 한데 일본에서 2주째 잠적중이라...이 스캔들을 넘어설 수 있을지.


 미야와키는 글쎄요...다들 예쁘다 예쁘다 하니까 그런 걸로 하죠 뭐.


 안유진은 개인적인 표현이지만 '번진 이목구비'라고 여기고 있어요. 이목구비의 묘한 번짐이 별로예요. 그래도 A클래스예요.


 김도아는 좋아요. 두상이 극도로 작아서 어떤 각도와 어떤 스타일링에도 굴욕이 없죠. 본인의 베스트 스타일링을 안전하게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 같아요. 


 박서영은 글쎄요...허찬미롤인가 싶다가도 허찬미보다도 분량이 없어요. 실력자가 맞긴 할텐데 프로듀스라는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타입은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뭐...어디든 첫번째는 있는 거니까요. 한데 실력자가 맞긴 맞는거겠죠? yg에서 몇년을 굴렀다면 분량이 없어도 그냥 믿어야죠. 한데 3화에서 중딩에게 털리는 걸 보니 실력도 의심이 가네요.



 6.허윤진은 미친듯이 예쁘고 소곤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좋아요. 허윤진은 누구와 비교해서 예쁜 게 아니라 허윤진의 예쁨을 가지고 있죠.


 김수윤은 3화를 보고나서야 알았는데 레아 세이두를 좀 닮은 것 같아요. 묘한 매력으로 올라가기에는 프듀 기간이 너무 짧아서 무리일수도.


 강다민...강다민같은 딸을 낳는다면 마음이 위로가 될 거예요. 아마 이렇게 중얼거리겠죠. '지금까지 겪어온 모든 나쁜 일들이 이제 납득이 돼. 이 아이를 지킬 정도로 강한 사람이 위해, 그렇게 나쁜 일을 겪어야 했던 거야.'라고요. 좀 오글거리나요? 하여간 강다민같은 딸을 낳는다면 딸을 위해 살겠죠. 바이올린도 가르치고 예쁜 옷도 입히고 롯데월드도 같이 가고...뭐 그러면서요. 아침부터 김밥을 싸서 도시락통에 담아서 롯데월드 벤치에 앉아 점심을 먹어야죠. 아 롯데월드 가고싶네요.


 김시현은 아쉬워요. 물론 더 예뻐지고 실력도 더 좋아졌어요. 그러나 너무 기성품이 되어서 돌아온 것 같아요. 날것의 느낌이 강했던 1시즌 때가 좋았는데...


 왕이런...전에 썼듯이 외모에 있어서 특급이라는 말을 잘 안써요. 하지만 왕이런은 확실하게 특급에 속하는 외모죠. 목소리도 상당히 좋은 걸 보니, 약점은 언어와 국적뿐인 것 같아요. 다만 메이크업에 따라 인상이 조금씩 바뀌는데 베스트 폼을 뽑아내는 스타일링을 만나야 할듯.


 김민주는 소프트웨어가 문제예요. 위에 썼듯이 여자는 '예쁨을 연기'함으로서 자신의 외모를 한단계 위인 척 가장할 수 있는데 김민주는 A급의 하드웨어를 가졌으면서 F급의 소프트웨어 때문에 하드웨어가 B급으로 저하되어 있죠. 표정도 별로고 분위기도 우중충하고. 김민주가 화면에 잡힐때마다 이중으로 짜증나요. 우중충한 분위기 때문에 짜증나고 좋은 자원이 낭비되고 있는 걸 보는 게 또 짜증나고.


 

 7.강혜원은 광대에서 턱으로 이어지는 라인이 별로라 관심을 끄고 있었어요. 그러나...비주얼 툴로 무난하게 그룹 배틀 평가를 묻어갈 수 있었던 그녀는 붐바야 늪에 빠져버렸죠. 노답들과 함께요. 그리고 여기서부터 강혜원saga가 시작된 거예요. 억지로 반지를 떠맡은 프로도처럼 메인래퍼의 길을 걸어야만 하는 여정이 시작된거죠. 메인래퍼 강혜원...메인래퍼 강혜원...도저히 익숙해질 거 같지 않은 울림이예요. 하지만 강혜원의 각성을 보고 싶네요.


 '기어 세컨드! 지금부터 나의 랩은 한단계 진화한다!' 뭐 이런 느낌으로.


 

 8.장원영같은 딸을 낳는다면...흠...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왜냐면 장원영 같은 딸은 나를 걱정 때문에 미친 놈으로 만들어놓을 거니까요. 아마 나는 장원영이 10살이 되는 해에 지하 감옥에 딸을 가둬 버리겠죠. 그리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격투술을 가르칠 거예요. 장원영이 밖에 내보내 달라고 하면 얼음 같은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겠죠.


 'sweety, 저 밖에는 아주 나쁜 사람들이 있어! 네가 저 밖에 있는 나쁜 사람들보다 강한 사람이 되기 전에는 널 밖에 내보낼 수 없단다.'


 뭐 이렇게요. 장원영은 존나 어이없어하면서 무술을 갈고 닦겠죠. 그리고 한 13살 되는 해쯤에 나를 쓰러뜨리고 지하감옥을 나가게 되겠죠. 음 아닌가? 천재니까...한 12살쯤에 가능할수도요.


 하하, 농담이에요 이건. 어쨌든 장원영의 얼굴은 완전 쩔어요. 이목구비의 고급스러움, 조형, 배치, 각각의 상호작용, 얼굴의 여백...모든 게 최고죠. 이대로 폼을 유지하며 성장기를 넘긴다면 장원영의 지배력은 동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 전역에 미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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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롯데월드 가고 싶네요. 하지만 롯데월드에 가 버리면 더이상 듀게에서 롯데월드에 가고 싶다고 투덜거릴 수 없으니까, 안 가기로 하죠. 아 아닌가...혼자 몰래 갔다온 다음에 안 갔다온 척 하면 되겠네요. 


 흠. 김밥은 사먹을거예요. 강다민 같은 딸을 낳기 전에는 스스로 김밥을 싸는 일따윈 없죠. 


 내일은 11시 20분에 자체퇴근을 해야겠죠. 내일 12시에 프듀 직캠이 뜨거든요. 맥도날드가 너무 멀어서 맥도날드까지 걸어가서 간식을 싸올 시간이 필요하죠. 배달시키고도 싶지만...젠장, 그런 사치를 부리기엔 여윳돈이 없어요. 여윳돈이 없다고요. 아침 9시부터 일해서 11시 20분까지 맥도날드 햄버거 사먹을 돈을 벌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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