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티븐 킹 팬이고 또 이 양반 작품들 중 가장 좋아하는 게 '그것'이구요.

예고편 하나하나 뜰 때마다 챙겨 보며 기다렸던 영화를 정작 개봉 땐 흘려 보내고 이제사 vod로 봤습니다. 이게 뭐니. =ㅅ=


듣던 대로 각색을 정말 잘 했더군요.

이게 사실 원작 분량이 워낙 방대해서 드라마 하나 풀 시즌으로 만들어야 다 풀어낼까 말까한 이야기인데 과감하게 쳐낼 것 다 쳐 내고 에피소드도 중요한 부분만 살리면서 교통 정리를 참 잘 했어요. 영화를 먼저 본 사람이면 나중에 소설 읽을 때 참 지루하겠다 싶을 정도.

그리고 어린 시절에만 집중해서 이야길 하다 보니 원작보다 주인공 패거리에게 훨씬 더 몰입이 되었습니다. 뭘 봐도 재밌고 감정 이입하던 어린 시절 이후로 이렇게 '제발 죽지마 엉엉' 마인드로 호러 영화를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어요. 심지어 살생부 정보를 이미 다 알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루저 클럽 애들의 비루하고 비극적인 개인사를 무게감 있게 보여주면서도 그 어두움보다 그걸 극복해내는 아이들의 생기와 의지에 초점을 맞춰 줘서 보는 내내 조마조마하면서도 기분 좋고 훈훈하고 그랬습니다. 사실 원작은 애초에 성인이 된 후 회상하는 형식으로 전개되는 터라 어린이 파트의 내용이 이렇게 생기있게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그 외에 배우들 캐스팅도 좋고 연기도 좋고 연출도 좋고 뭐... 흠 잡을 데 없는 영화였습니다.

마지막 맹세 씬에선 이 귀엽고 사랑스런 녀석들 다 커서 험한 꼴 당할 생각을 하니 속편을 보기 싫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ㅋㅋ


그리고 다른 역할들은 모르겠지만 베벌리는 시종일관 엘리자베스 올슨 생각이 나서 속편에 이 양반을 캐스팅하면 딱이겠다... 싶었는데.



2.

imdb에 들어가서 찾아 보니 속편 캐스팅 정보가 있더라구요.

근데 빌 역할이... 제임스 맥어보이??

네? 

뭐라구요(...)


아니 전 제임스 맥어보이 좋아하는데 말입니다.

1편의 빌이 어떻게 나이를 먹으면 제임스 맥어보이가. ㅋㅋㅋㅋㅋ

뭔가 한국 와서 아이돌하면 딱이겠겠다 싶게 생긴 곱상한 빌 소년이 자라서 맥어보이가 된다니 어색한 느낌이 와장창.


그리고 베벌리 역할은 제가 생각했던 엘리자베스 올슨도 아니고 듀나님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지지했던 에이미 애덤스도 아니고 제시카 차스테인이군요.

제시카 차스테인 또한 좋아하는 배우이고 제임스 맥어보이보단 아역과의 위화감도 덜 하긴 한데 역시 음...


그냥 뭐 둘 다 좋아하는 배우들이니 그걸로 만족해야할 듯. =ㅅ=


그리고 당연한 거겠지만 페니와이즈 역은 1편의 그 분이 이어서 맡으시더군요. ㅋㅋ

사실 담당 배우가 누군지 관심도 없었는데 사람들이 하도 '역대급 얼굴 낭비 캐스팅'이라길래 배우를 찾아보고 납득했습니다.

얼굴 낭비도 맞고 역대급도 맞네요. 근데 또 사진들을 보면 페니와이즈처럼 생기기도 했어요. 하하.



암튼 뭐.

원작 내용을 봐도 그렇고 성인 시절은 분량은 많아도 내용이 어린 시절에 비해 좀 덜 재밌는 편인데.

어떻게 만들어낼지 궁금하지만 1편에서 보여준 감독 역량을 보면 기대가 됩니다.

다만 1편 보면서 루저 클럽 애들에게 격하게 꽂혀서 2편은 너무 슬프게 보게될 것 같아요. 흠.

어쩜 그리도 사랑스럽고 믿음직한 어린이들이던지. ㅠㅜ



사족.


원작 팬들이 대부분 우려하던 '그 장면'은 걍 깔끔하게 사라져 버렸더군요.

애초에 영화에 넣을 수도 없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참 잘 했다 싶었습니다. ㅋㅋ

소설 읽으면서도 도대체 이게 뭐니? 싶었던 부분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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