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유죄이든 무죄이든 상관 없이 오만가지 술수를 다 써서 살인죄 처벌을 피하게 해 주는 변호사 이야기... 라길래 흥미가 땡겨서 봤습니다.

제목부터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살인죄를 피하는 법'이라니. ㅋㅋ

지금까지 본 에피소드들 중에 주인공이 변호하는 사람이 무죄인 경우가 하나도 없어요. 다 범인인데 주인공이 승소해서 풀어주는 해피엔딩(...)


대략 4회 정도까지 (아마 3회까지는 보고 4회 중간에 잠이 든 듯;) 봤는데요.



첫 줄에 설명한 저 변호사가 로스쿨 교수여서 자기 수업 학생들 중 엘리트 넷을 선발해서 그 중에서 가장 잘 하는 놈 한 놈을 자기 사무실에 취직해서 키워주겠다... 는 떡밥을 던져 재판 도우미로 부려먹고, 갸들이 그래서 변호사 맘에 들려고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난리를 치는 와중에 어쩌다 자기들이 살인죄를 저지르게 된다... 뭐 이런 이야기입니다만.



음. 일단 막장이네요. ㅋㅋㅋ 역시 막장은 만고불변의 진리.

매 회마다 하나씩 던져지는 사건들의 내용도 막장이고 관련자들도 다 막장이지만 애초에 주인공 캐릭터들이 누구 하나 뺄 것 없이 다 막장이에요.

아무리 잘 나가는 탑클래스 변호사의 취업 약속이 있다지만 걸리면 바로 법조인 인생 끝나버릴 짓들을 아무 거리낌 없이 저지르면서 충성 경쟁 벌이는 모습들이 현실성이 없어도 너무 없구요. 그 과정에서 또 자기들끼리 치정으로 아주 촘촘하게 엮여 있는데 고작 몇 화 보지도 않은 와중에도 이런 치정의 비중이 상당해서 앞으로 어떤 게 더 나오고 어떻게 전개가 될지 두려울 정도. 실제 런닝타임 말고 이야기상 비중으로 따지면 치정 8에 사건 2 정도 비중으로 느껴집니다. ㅋㅋ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재판 장면들은...

일단 매우 훌륭하다고 말하긴 좀 거시기합니다. 매번 그냥 반전을 위한 핵심 개념이 하나 있고 그 개념을 위해 인위적으로 짜여진 사건이 등장해서 주인공들을 위기로 몰아가다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주인공이 재판정에서 그 개념 발사!!! 하면서 역전되는 구성이 (비록 극초반이지만) 반복되는데. 이게 그 반전을 위해 짜여진 사건이라는 게 많이 티가 나서 흐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게다가 위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사건 해결을 위해 매번 로스쿨 학생들이 태연하게 범법 행위를 저지르고 다니는 게 (그리고 절대 그걸로 문제가 안 생기는 게) 계속해서 거슬리더라구요 전.

뭐 그래도 루시퍼의 형사 놀이처럼 허접하고 그렇진 않아요. 나름 재판 '드라마'로서의 기본은 잘 깔고 가는 듯 하고 한국 법정물 드라마들 중 대부분보단 나은 정도는 되는 느낌이네요.



또 이 드라마의 특징 하나는 시종일관 정신없이 오락가락하는 플래시백인데요.

좋게 말하면 아주 효과적으로 쓰였고 좀 나쁘게 말하자면 이야기의 무리수를 덮기 위한 편법이 남용되는 느낌이고.... 그래요.

그냥 넋 놓고 편안한 마음으로 제작진 의도대로 끌려다녀도 괜찮다는 기분이라면 꽤 괜찮습니다. 덕택에 지루할 틈이 없거든요.



그래서 결론은...

끝까지 볼지는 모르겠네요.

틀어 놓고 대충대충 보고 있으면 지루하지 않게 시간은 잘 가는 편이고 첫 시즌이 딸랑 열 편 짜리라 시즌1 정도는 마무리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딱히 되게 맘에 들거나 남에게 추천하고 싶거나 그렇진 않아요.


다만 지금까지만 놓고 볼 때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를 능가하는 막장극인 것 같으니 막장 치정극 좋아하시면서 살짝 머리 쓰는 범죄물 좋아하는 는 분들은 한 번 시도해보셔도 괜찮을 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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