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 다니느라 좀 바빴습니다. 


어쩌다 창덕궁 달빛기행 취소표가 나온 걸 발견하는 바람에 지난 주 목요일 밤에는 창덕궁에 갔죠. 


창덕궁 달빛기행은 분위기가 고요해서 참 좋더군요. 걷는 내내 저와 동행해 주시던 달님은 얼굴이 반쪽인데도 


어찌나 밝고 아름다운지 창덕궁 건물들보다 달님 쳐다보면서 걷는 게 더 황홀했어요. 


아파트 베란다에서 쳐다보는 정지된 달님보다 밤에 산책할 때 함께 걸어주는 달님이 훨씬 더 정답고 좋네요. 


달빛기행에서 사실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낙선재 문살을 본따서 만든 책갈피 기념품이었어요. 


참가비 3만원이 아깝지 않게 해주는 정말 아름답고 실용적인 기념품 


이 기념품을 따로 살 수 있을까 하고 몇 군데 전화해서 알아봤는데 다른 데서는 구할 수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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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에는 덕수궁에 가서 해설을 들으며 구경하고 덕수궁 전각들에 설치되어 있는 <덕수궁 야외 프로젝트>를 보았고 


저녁에는 부모님과 함께 <경복궁 수라간 시식공감>에 가서 밥을 먹었죠. 


덕수궁 석조전을 보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데 그걸 몰라서 2층은 구경하지 못했어요. 혹시 가실 분은 예약하시길... 


http://www.deoksugung.go.kr/cms/board/suk_res2/step0.asp


이번 경복궁 시식공감의 국악 연주는 작년 10월에 갔을 때 들었던 연주보다는 별로였어요. 작년에 연주한 팀은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곡들을 한 시간 내내 풍부한 감정을 담아 참 열심히 연주해서 저를 포함한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과 박수를 받았는데 


이번 팀의 경우엔 연주 시간도 딱 30분으로 줄었고 판소리 같은 노래가 많아서 쓸쓸한 가을밤의 느낌은 별로 안 나는 듯... 


작년 가을에 한동안 저를 피리 소리에 심취하게 만들었던 그 팀은 어디로 갔는지... 


그래도 시식공감의 음식은 짜지도 맵지도 않고 정갈해서 좋았어요. 일반 식당에서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면 참 좋을 텐데... 


놋그릇에 정성스럽게 차려내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시식공감 예약은 http://www.chf.or.kr/c1/sub2_3.jsp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하는 <덕수궁 야외 프로젝트>는 덕수궁 전각 7곳에 설치되어 있어서 덕수궁 해설 관람을 끝낸 후 


한 번 더 돌아보며 구경했는데 덕흥전에 설치된 책꽃이와 함녕전 행각에서 한 <몽중몽>이라는 가상현실 체험이 재밌었어요.  


초보적인 단계의 가상현실인 것 같긴 한데 저는 가상현실 체험이 처음이라 그저 신기... (이건 늦어도 5시 반 이전에 가야 체험 가능)


제 앞에 3명 정도 하는 걸 보면서 기다렸는데 다들 쌍안경 같은 가상현실 장비를 쓰고 조용히 앞만 보고 앉아 계시더군요.  


저도 처음엔 가만히 앞만 보다가 슬쩍 왼쪽도 보고 오른쪽도 보니 다 영상이 나와서 뒤도 돌아보고 위도 쳐다보고 아래도 내려다보고 


두리번두리번했는데 다 영상이 나와서 신기했어요. 


<덕수궁 야외 프로젝트>는 중화전 동행각에 설치된 1번 부스에서 팜플렛을 구할 수 있으니 그걸 보면서 다니면 


좀 더 수월하게 찾아볼 수 있어요. 


토요일 낮에는 경복궁에서 다례 체험을 하고, 창경궁에 가서 해설을 들으며 구경하고 국악 공연도 좀 보다가


저녁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갔습니다. (토요일엔 밤 9시까지 열어요.) 


경복궁 다례 체험에서는 큰절하는 방법도 배우고 차를 우려서 손님께 대접하는 방법도 배웠어요. 


나중에 손님 오시면 소꿉놀이 하듯 이렇게 대접하면 다들 재미있어 하고 좋아할 것 같아요. 


저는 녹차를 좋아해서 배운 대로 우려마시면 좀 더 맛있을 것 같기도 하고... 


다례 체험은 토요일과 일요일 낮에 무료로 할 수 있는데 예약이 필요합니다. http://www.chf.or.kr/c1/sub2_2.jsp 


(예약한 사람이 안 오면 현장에서 신청한 사람도 체험가능한 것 같아요. 저는 이것도 며칠 전 취소표가 나와서 예약했는데... 


사이트 들어가 보니 일주일씩만 예약 가능한 듯??) 


진행하시는 분을 중심으로 두 줄로 찻상이 차려져 있는데 두 줄 모두 안쪽이 아닌 바깥쪽에 앉아야 주인으로 차 대접을 하는 


연습을 제대로 해볼 수 있어요. (안쪽에 앉으면 손님이랍니다. 손님도 나중에 한 번 해보긴 하는데...) 


창경궁에서는 해설사분이 참 열심히 설명을 해주셔서 나름 재미있게 들었어요. 요즘엔 한번 들으면 다 잊어버리긴 하지만... 


창경궁 후원에는 나무가 많아 산책하기 좋은 것 같아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지하 1층에서는 <불확정성의 원리>라는 전시를 하는데 거기서도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더군요.


제가 요즘 가상현실에 관심이 많아져서 이 가상현실 체험도 해봤죠. (이건 미술관 도착하면 바로 가서 예약하시는 게 좋을 듯... 


저는 사람이 별로 없을 때 갔는데도 체험하려고 하니 제 앞 순서의 사람들 때문에 30분 후에 오라고 해서 그 옆 방에서 


영상물 보면서 기다렸어요. 이 영상물도 꽤 재밌음) 


이 가상현실은 장비를 착용한 후 걸어다니게도 하고 좀 더 발전된 형태인 것 같은데 은근히 실감나더군요. 


가짜인 걸 알면서도 계단 내려가는 영상이 나올 때는 순간적으로 주춤하게 되는 걸 보니 확실히 감각은 판단보다는 


자동적으로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다른 전시는 그냥 휘리릭 휘리릭 지나가면서 봤고... 


이제 종묘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이 남았네요. ^^ 다행히 종묘는 이번 연휴에도 며칠을 제외하고는 해설이 있더군요. 


요 며칠 고궁에 너무 열심히 다녔더니 종묘는 좀 의욕이 떨어지긴 하는데... 


국립중앙박물관은 무료는 아니지만 용산쪽으로 옮긴 후 한번도 못 가봐서 여기도 한 번 가볼까 하는 생각도 있고... 


추석 연휴에 부모님과 고궁 나들이를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어제 창경궁 걸어다닐 때 어떤 아저씨께서 


여기 40년 만에 와 본다고 하시던데 창경궁은 예전에 동물원이 있었던 곳이라 어릴 적 추억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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