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4 01:03
2018.03.04 01:28
2018.03.04 03:08
성폭력 교재로도 부족함이 없는 좋은 글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위계에 의한 성폭력과 관련해 세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1- 위계를 인지하여 지위를 이용하여 재미를 보려는 놈, 2-위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지가 잘나고 섹시해서 자유연애질을 한다는 놈, 3-위계를 인지하고 잠재적 피해자를 배려하고 조심하는 사람. 여기에 남성중심적인 사회풍토, 여성혐오의 세태가 엉기면서 3의 입장을 취하는 권력을 갖고 있는 남자는 극소수로 강제되어 그냥 없다고 보는게 좋고 2는 1로 수렴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마 3인 경우의 남자는 여성들에게조차 ‘게이’라는 오해를 받을 확율이 높습니다. 20대에는 “XX는 남자 같지가 않아” 30대에는 “XX는 게인줄 알았어”라는 소리를 여자사람 절친들에게 들으면서 왜? 라는 물음을 갖고 정확한 답을 얻지 못했는데 요즘 미투운동을 보면서 답을 얻고 있어요.
아참, 여성감독인 제 측근이 그러는군요. “틀렸어. 저 감독새끼는 (글쓴 분이 당하기) 전에도 그랬었고 지금도 그러고 있을거야”
저런 짓은 한번도 안해본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한번만 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서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후배들을 위해, 제자들을 위해 기꺼이 나서서 미투를 하시는 분들은 엄청난 행동인거죠. 나한테 그짓을 한 놈은 분명 또 누군가에게 똑같은 짓을 하고 있을게 틀림 없을테니 그것이 괴롭다는 인식, 고통은 인간이 갖을 수 있는 가장 숭고한 감정, 의식이라고 생각해요.
2018.03.04 05:23
2018.03.04 09:24
2018.03.04 09:06
저는 미투 운동이 남녀 간에 편을 갈라 상대방을 잠재적 성폭력범이나 무고 꽃뱀으로 비난하면서 누가 더 피해자인지 경쟁하는 병림픽이 되길 바라지 않습니다.
그런데 요즘 모공을 보면 제발 어느 하나 무고 건만 터져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저는 무고 사건이 터져서 미투 운동이 힘을 잃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남성 피해자가 용감하게 나서주어서 미투 운동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는데에 힘을 보태주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군대 내 성폭력은 전형적인 위계에 의한 성폭력입니다. 회사에서 여자 상사에게 당하는 성폭력, 여초 집단 내의 소수 남자로서 감내해왔던 성폭력이 많을 것입니다. 제가 연극영화과 입학식날 본 성폭력 장면의 충격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신고식이란 이름으로 신입생들을 소극장에 집합시켜 갑자기 의자에 등 붙이지 말고 똑바로 앉으라고 험악한 분위기을 조성해놓고 한명씩 무대 위로 올려 장기자랑을 시킵니다. 불 꺼진 객석 뒤에 앉은 선배들의 마음이 흡족해질 때까지 열심히 해야합니다. 그날 제가 본 장면은 남학우 두명을 무대 가운데 서로 등지게 세워놓고 딸딸이 치는 시늉을 하도록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어둠속의 목소리로만 존재하는 선배들은 키득거렸습니다. 그 일은 복협(복학생 협의회)이라고 하는 선배들에 의해 주도되었는데 신입생은 목소리만으로 가해자가 누구인지 특정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저는 보는 것만으로도 충격을 받았는데 당사자인 두 남학생들의 수치심은 오죽했을까요?
미투는 성 대결이 아닙니다. 남성 피해자들이 세간의 시선과 오해, 가족이 받은 상처와 창피함을 감수하고 용감하게 나서줄 때에 한국에 만연한 상하 위계에 의한 부당한 요구를 참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조금이나마 변화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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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4 09:19
M팍 같은 경우 미투 관련해서 무고 하나만 터져라하는 분위기라고 하더군요. 특히 오달수 관련해서 쉴드 치던 것들이 목소리가 큽니다.
그리고 본문의 그 남학생 둘 불러다 공개적으로 성추행하던 것들 말입니다. 실은 제가 모남초 게시판에서 저것과 비슷한 얘기를 좀 했습니다. 뭐라더라…백만명의 피해자가 있더라도 단 한명의 무고한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운운하길래 제가 그랬죠. 그래서 그렇게 군대내 성폭력같은 것에 둔감했냐고요. 남자도 성추행이나 성폭력 같은 범죄에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데, 그런 쪽으로는 아예 생각도 않고 있는 것이냐고요. 그랬더니…
갑자기 미친듯이 지 힘들었던 과거 얘기(물론 개인적인) 하면서 횡설수설 난리가 나더군요. 지켜보노라니 참 웃기던게, 뭐랄까요. 곧 죽어도 피해자 포지션으로는 감정 이입이 안되는지 뭔 관련도 없는 소리 하느냐고 저한테 GRGR…걔 말로는 곧 죽어도 미투 운동과 군대내 성폭력은 전혀 관련이 없답니다. 더 깨는건 걔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애도 그렇게 말하더군요. 이것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사안이라고요. 과연 그럴까요? 90년대 초까지 형법 조항에 남자가 성폭력을 당했을 경우를 명시하는 조항이 없어서(죄형법정주의에 의거) 범죄가 일어났음에도 처벌도 못한다는 소리가 나왔던 판인데 말이죠. 정말 이 정도로 개념이 없었단 말입니다.
2018.03.04 09:24
2018.03.04 09:32
2018.03.04 09:39
2018.03.04 09:41
이와 관련해서 제 경험담 하나만 말씀드린다면, 저는 PC통신 시절부터해서 한 20여년을 넘게 줄곧 넷생활을 해왔는데 - 제가 돌아다닌 게시판만 해도 수없이 많습니다 - 한 가지 재밌는 건 그 어느 게시판에 가도 다 제가 '남자'인줄 아는겁니다. 이게 참 재밌는게 제가 주로 하는 얘기가 - 역사에서 주로 하는 얘기가 무슨 왕비나 여왕들 얘기 아니면 시사 관련해서도 주로 페미니즘에 대한 얘기였는데도 - 그랬다는 겁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제가 엄청 심하게 싸움질을 일삼았거든요. 일단 경우에 어긋난다 싶으면(제 기준 상대가 개소리를 한다 싶으면) 상대를 물어뜯는걸 일삼았는데, 다들 그것 때문에 제가 남자인줄 알았던 겁니다. 뭐랄까, 여자가 화를 내고 GRGR 하는걸 상상도 못하는 분위기더란 말입니다. 다들 말이죠.
2018.03.04 09:49
2018.03.04 09:58
2018.03.04 10:59
2018.03.04 11:23
잘 읽었습니다. 이런 글을 보고도 지랄발광하는 것들이 있을 줄은 알았습니다만 역시나 예상을 밑도는 저열한 것들이 우글거리는군요. 하긴 오죽하면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을까요만.
2018.03.04 11:35
2018.03.04 12:23
본문쓰신 분의 용기있는 증언 감사합니다.
좋은 글 알려주신 것도 감사합니다.
저도 저 분이 내어주신 용기에 존경하고 참 먹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