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인터넷에 글 쓴 적 많지 않은데 오늘은 쓰지 않을 수가 없네요......... 살면서 겪는 수많은 일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이 일들을 겪은 지금 이 순간만큼은 버겁네요.......

저는 고양이 집사입니다. 자연스레 길냥이들에게도 눈이 가고 항상 애잔한 마음입니다. 오늘 집에 와서 주차하고 보니 어둠 속에 누워있는 고양이가 보였습니다. 주차하면 도망갔어야 정상인데 아무래도 기척이 없는 것이 이상하여 휴대폰 후레쉬로 보니 엎어져 누워 있는게 소리를 내도 꼼짝을 안 하더군요. 아무래도 죽은 것 같은데 만져보긴 무섭고 혼자서 몇 번을 불러보다 멘붕이 되어 빌라 출입구에 들어섰습니다. 문을 밀고 들어서는데 문짝이 떨어지며 유리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미 무너진 마음이 같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나도 저 문짝처럼 주저앉아 울고 싶은 마음.........

겨우 정신을 차리고 양말 한 짝을 손에 끼고 고양이의 죽음을 확인했습니다. 깨발랄 초딩의 딱딱히 굳은 몸..... 그 옆에는 평소 같이 뛰놀던 다른 냥이가 슬픈 눈을 하고 앉았더군요..... 고양이 묻어줘야 하는데 마음만 가득할 뿐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몸도 머리도 굳어 버렸습니다.

문짝과 유리조각을 치우고 집에 온 지금 눈물이 계속 나네요. 냥이들에게 겨울 지낼 박스라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주민들과 갈등이 있을까봐 아무 것도 하지 않았거든요.........

내일이면 아무렇지 않게 또 일상을 살아가겠지만 오늘만큼은 힘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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