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살구님이 쓰신 게시물 보았습니다. 공지영혐, 혐김부선 이란 포스팅이더군요. 

그 남자 - 김부선 사건 관련해서 제가 가장 가슴 아프게 생각한 건 돈 문제였습니다. 김부선씨는 거듭 말합니다. 그 남자와 사귈 때 난방비가 가장 많이 나왔다고. 그 남자는 나와 사귀면서 10원도 안들였다고.

만일 김부선씨가 엄청난 부자였다면, 그냥 내가 내 돈 내고 한 때 유명인사 데리고 논 걸로 치겠다고 말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 남자에게도, 또한 그 남자의 아내에게도 큰 치욕이 되었겠지요. 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는 김부선에게 있어서의 한 푼 한 푼은 소중한 돈인데, 그걸 피부 좋은 남자를 위해서 아낌없이 썼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사랑을 위해서 돈을 쓴 김부선씨를 조롱합니다. 그 남자는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여배우와 놀았으니 얼마나 잘난 남자냐고까지 합니다. 김부선씨를 공중화장실에 비유하는 댓글까지 저는 보았습니다. 저는 김부선씨가 약자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입으로 짓밟는다고 생각합니다. 

2. '레이디 버드' 

영화 '레이디 버드'는 첫 장면부터 저에게 충격을 줬어요. 차 안에서 크리스틴과 어머니가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매일매일 미국 엄마들이 겪어야 하는 친숙한 전쟁이예요. 보통 교외에서 일터까지 평균거리가 8마일 (12.87km). 왕복이 25km이고, 거기다 자식들을 학교까지 데려다줘야해요. 스쿨버스가 있으면 일이 줄지만요. 미국 엄마들은 그러면 하루에 한시간에서 한시간 반 정도를 운전해요. 그 동안 호르몬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틴에이저와 함께 철로 만든 새장 속에서 옥신각신 (cage match) 하죠. 아주 사람 돌아버려요. 자식은 말꼬리 잡는 테크닉을 배워서 써먹기 시작하는 나이고. 엄마는 운전 끝나면 또 진이 쭉 빠진 상태에서 하루의 노동을 시작해야하죠. 전 오프닝에 주름진 마리온 얼굴과 윤기나는 크리스틴의 얼굴을 보는 순간, 바로 그 엄마의 처지에 이입이 되었어요. 좋으나 싫으나 구질구질하나, 딸은 인생의 황금기를 향해서 달리고 있어요. 몸은 자작나무처럼 싱싱하고 모험을 향해 준비되어 있죠. 그런데 엄마는 뭐죠? 그 인생에 남은 게 뭐죠? 속썩이고 깐족거리는 딸내미, 해고당하고 늙은 남편, 고학력 저소득 아들, 아들과 동거하는 남의 집 자식, 집 한 채와 늙은 몸이 전부죠. 적어도 앞으로 10년은 쓰러지고 싶어도 쓰러질 수가 없어요. 온 가족이 엄마에게 기대고 있는 상황이죠. 버클리 나온 오빠가 여자친구와 엄마 집에서 동거중이고 마트에서 일하고 있다는 (bagger) 소리 듣고 나서, 저는 이 엄마가 자살만 안하면 좋겠는데, 영화 끝날 때까지 엄마가 스트레스로 쓰러지는 거 아냐, 하고 생각했어요. 

사실 이 오프닝 시퀀스와 비슷하다면 비슷한 대화를 한 적이 있어요. 물론 제가 딸 역할이었지만. 이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엄마의 심정에 이입하게 되다니.

오프닝에서 크리스틴은 차밖으로 뛰어내리는데, 이게 또 틴에이저들이 자주 협박하는 문구이기도 해요. 나 그냥 하이웨이 한가운데서 내려달라, 혹은 뛰어내리겠다고 말이예요. 틴에이저 입장에서는, 이동의 자유가 부모에게 묶여있는 상황이라 달갑지 않은 건 알아요. 빨리 운전면허 따고 싶은데 집에서 차를 사줄 것 같진 않고.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스쿨이나 시티 칼리지에서 학점을 딴 다음에, 주립대로 학점 인정해달라고 해서 등록금을 줄이는 테크닉은 중산층들에게 잘알려진 방법이예요. 엄마 마리온이 말한 "너는 시티 칼리지나 가라."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닌 거죠. 사실 더 절약하는 가정은 고등학교에서 AP 코스를 들어, 대학교에서 그 코스를 학점으로 인정해달라고 한 다음, 최소한도로 등록금을 내고 졸업합니다. 

한국은 1997-1998 아시아 환율위기를 고통스럽게 겪었죠. 미국 서민들에게는 2007-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상당히 고통스러웠어요. 2009년이였나, 저는 이 웹사이트를 보고 힘든 사연을 읽었습니다. 이게 대표적인 사연들이예요. 

I am a 20 year old college student at a private liberal arts university. I will graduate in a year and a half with a degree that is worth nothing.  But I am lucky. I have a scholarship. I have a job that pays my bills. I have a meager savings. I am one emergency away from disaster. I read all of your stories and I weep because I feel your pain. I went to college so I could change the world. Now let’s fucking do it. We are the 99 percent.  


I am a freshman at a 4-year liberal arts private college. My GPA when I graduated from high school was a 3.1. My high school guidance counselor found a scholarship from the college I wanted to go to that is worth $20,000 per year and she said I qualified for it. I called an admissions counselor at the college and she told me I only have a 2.7 according to the college standards. Music does not count as a credit in the eyes of the college. So, I needed over $23,000 in loans and my dad is helping as much as he can. He gets laid off of work at times, especially in the winter, so it can be rough for him. Both of my parents have never attended college and I am the first child to do so. I had a job over the summer and during my senior year of high school. I was available many days to work but they would give me a maximum of 3 days a week, even after I stated my availability. My mom gave me a 2000 Rav4 when I got my license and the job barely helped me pay my insurance and gas and anything else I needed. Now in college, I was unable to keep the same job due to distance. It has taken me almost three months to find a new job and I finally got one only because my dad’s girlfriend knows the right people. My dad has helped me as best as he can these past few months, which I am grateful for. I wish I had gone to a state school instead but my dream is to be a clinical psychologist and the internship program at the college I am attending has exactly what I need to achieve my goals for my future. I hope I will be able to pay off my loans but it is so high, it will take so long and many more struggles will be along the way.  I am the 99 percent.


Sorry it’s hard to read. The paper says “I’m a college student at a small liberal arts school. I’m one month into school and nearly $4,000 in debt (already). I am going to switch to public school so that I can work, because a loan-paying job after college is so unlikely. I am ready for the world, but the world isn’t ready for me. I am the 99%. And there it is. I run a politics and social justice blog. I’m planning on majoring in sociology and getting a social work certificate. The school I’m at now costs almost $50K a year, and even with grants, scholarships, and my family pitching in what they can, I’m still taking out huge loans.  


저한테는 정말로 공포영화였어요. 가장 사랑하는 사람, 나의 젊고 아름다운 딸이, 자신의 정치력을 총동원해서 효용을 극대화시키려고 하죠. 엄마와 딸은 자원(=돈)을 가지고 서로에 대한 사랑을 견줘보며 다투고 있어요. 이게 정확히 엘리자베스 워렌이  two-income trap에서 말한, 직장 가진 엄마의 죄책감 딜레마예요. 나가서 직장을 다니는 엄마는 자식을 덜 돌봐줬다고 생각하고, 더 좋은 학군, 더 좋은 학교를 제공함으로써 이 죄책감을 풀려고 하죠. 버는 만큼 쓰다보니 위기에 취약해요. 


'레이디버드'는 어떻게 보면 '길모어 걸스'의 현실 버전같기도 했어요. 같은 모녀 이야기, 같은 여성 성장물 이야기지만, '길모어 걸스'의 주인공 로리는 예쁘고, 공부 잘하고, 남자들에게 인기가 좋고, 이웃들에게 사랑받고, 좋은 여자친구도 있고, 쿨하고 젊은 엄마도 있고, 잘생기고 젊은 상류층 아빠도 있고, 뭣보다도 자금력 빵빵한 조부모가 있죠. 게다가 크리스틴이 원하는 '동부'에 코네티컷, 같은 사립학교라도 가톨릭 스쿨이 아닌 명문 사립고 칠튼을 다니죠. 게다가 크리스틴과 달리 로리는 하버드, 스탠포드, 예일대 세 군데에서 입학 허가를 받죠. 그래서 길모어 걸스는 판타지, 레이디버드는 현실인 거겠죠. 크리스틴의 엄마는 뼈빠지게 일해서 최대한 학자금을 대주겠다 마음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젊지가 않거든요. 


3. 간혹 짬을 내서 콜린 맥컬로의 '시월의 말'을 읽고 있어요. 카이사르가 죽는 장면을 담담하게 넘겨버린 점도 좋았고, 가이우스 옥타비아누스를 안드로지니한 인간으로 그린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뭣보다도 맘에 드는 장면은 클레오파트라와의 조우네요. 콜린 맥컬로는 클레오파트라가 카이사르와 성관계 해야만 하는 이유를 신빙성 있게 그리고, 카이사르가 클레오파트라를 선뜻 사랑할 수 없는 이유도 확실히 적습니다. 서로가 너무 다른 배경에서 자라난 인간이기 때문에 마음을 쏟아줄 수가 없었던 거죠. 클레오파트라가 카이사르와 성관계 해야하는 이유는 그녀의 종교 때문이예요. 출산을 증명해야 여성신으로서 나일강을 범람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콜린 맥컬로의 세계에서 카이사르는 미인계에 넘어갈 덥썩 남자는 결코 아닌 거였죠. 다만 조금씩 클레오파트라를 여신에서 행정가로 훈육시키면서 어쩔 수 없이 애정을 쏟게 되는 거죠. 그럴 듯한 설정이예요. 


4. 트위터에서 다음 기사를 봤어요. '5만원의 나비효과'


다음은 반박 기고문입니다. 「5만원의 나비효과」, 그 악의적 비방에 답하여.


요약하면 2017년 2학기에 고려대 국문과에서는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했습니다. 이때 일본의 공항-호텔 왕복 택시비는 J교수가 고대 법인 카드로 결제했다고 C 연구 교수가 말했는데, 학생들의 출장비에서 다시 5만원 정도씩 받아갔습니다. 그런데 반박문에 따르면, 5만원 정도씩 받아간 돈은 공항-호텔 왕복 택시비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 돈은 다같이 쓰는 공동경비의 교통비, 식사대, 간식비로 썼다고 하네요. 


또한 2018년 1학기에 기고자 허진 씨는 중국 항주 국제학술대회 발표자 참가했는데, BK21 사업단의 Y연구 교수와 C연구교수는 식비로 5만원의 비용을 낼 것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영수증 공개를 요구했으나 '일이 많아 바쁘다'' 학생이 왜 학교 일을 다 알려고 하나'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하네요. 반박문에서는 이에 대해서 "허진 씨가 인용하고 있는 연구교수들의 발언도 전후맥락을 생략하거나 과장, 왜곡, 날조한 것"이라고 반박합니다. 이 중국 항주 국제 학술대회의 경우, 허진씨가 사업단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참여대학원생에서 배제됐다고 합니다. 참여대학원생에서 배제되었으니 돈을 집행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러니 허진씨가 Y 연구교수 계좌로 돈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고, 녹음을 하지 않았다면 증거는 없겠죠.


제가 주목하는 부분은 여기입니다. "본 사업단에서는 위 해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각종 자료, 즉 공동 경비 지출 내역서와 해외 출장비 청구 내역서 및 허진 씨와의 면담 당시 녹취록 등을 구비해 두고 있습니다. " 허진씨가 중국 학술대회 후에 달라고 한 것은 '영수증'입니다. 그런데 사업단에서는 '내역서'를 구비해두고 있다고 합니다. 내역서는 어디어디에다 썼다고 적어둔 리스트 아닌가요. 그건 영수증이 아닙니다. 


허진씨 페이스북은 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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