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공지가 아닙니다.

2013.02.01 18:29

DJUNA 조회 수:8704

어떤 분들은 저에게서 히틀러나 기계장치의 신을 기대하시는데, 전 이 게시판에서 제 권위가 대단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건 시도하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일단 위의 게시판 규칙을 읽어보시죠. 규칙 몇 개 안 됩니다. 그런데 저것들의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신 분이 계십니까? 설명하기 민망할 정도로 단순합니다. 예의를 지키면서 사이좋게 놀라는 말입니다. 저 규칙들은 그를 위한 최소한의 제한입니다. 만약 규칙의 적용과 이에 대한 강요가 이 큰 목적을 위반한다면 당연히 웃기는 일이 됩니다. 저 규칙들은 십계명도 아니고 다른 신성한 어떤 것도 아닙니다. 그냥 교통법규처럼 단순한 도구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친목질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도 거기에 대한 나쁜 경험이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제가 모른다고 하지 마시죠. 하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친목질이 이 게시판을 위협했던 적은 없습니다. 게시물이 조금 재미없어졌을 수는 있습니다. 몇몇 회원들이 눈에 거슬렸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에게 이건 그냥 넘어갈만한 일입니다. 이 게시판에서 친목질의 위험성보다 더 위험한 건 친목질에 대한 공포증입니다. 요새는 이게 레드 컴플렉스 수준입니다. 최근 소동도 [바디 스내처스]의 한 장면 같았어요. 그것도 카우프만 버전.


종종 이 게시판의 회원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이 게시판이 분명한 목소리를 내던 때가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했던 페미니스트 목소리는 도대체 어디로 갔나요?)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죠? 다른 회원이 자신의 신경을 긁는 것을 거부하는 권리? 도대체 왜요? 이 정도 인원의 게시판에서 그게 가능한가요? 여긴 그냥 문자 위주 게시판입니다. 싫으면 피하면 됩니다. 저도 몇 년 째 그렇게 하고 있고 그 결과 제 정신건강은 조금 나아졌습니다. 여러분도 해보시죠. 정말 맘에 맞고 신경을 거슬리지 않는 사람들만 만나고 싶다면 친목질을 추천합니다. 오프라인이나 다른 온라인 공간에서 친목질을 한다면 누가 뭐랍니까.


게시판의 지금 상황에 대해 부정적인 말을 하는 외부인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허지웅 기자나 김도훈 기자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들을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트위터 대화에는 제 글도 있습니다. 아마 그런 일이 일어난 곳이 제 이름을 딴 게시판이 아니었다면 제 목소리는 더 거칠었을 겁니다. 이 상황이 어이가 없고 우스꽝스럽다는 것이 안 보일 수가 없잖습니까. 그럼 다음 단계는 자성이어야 합니다. 지금은 자기 분석, 자기 위로, 정신 승리 따위는 이미 쓸모가 없는 단계입니다. 그 정도로 웃깁니다. 그리고 여기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고 발언 당사자의 일반적인 성향을 비난하거나 그에 대한 호오도를 드러내는 것은 유치한 일입니다.


게시판을 개선하고 싶으시다면 긍정적으로 활동하시면 됩니다. 생산적인 글을 올리시고 생산적인 대화를 하세요. 친목질이나 친목질의 가능성이 거슬린다면 그러지 않으면서 활동적이 되면 됩니다.그런 분들을 위해 영화 리뷰란의 활성화를 추천합니다. 앞으로 전  뉴스란을 활성화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 게시판은 의도적으로라도 영화 관련 글을 늘릴 필요성이 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전 이 게시판에서 활동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건 대선 전후 이 게시판을 몰아친 분위기를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죠. 전 이게 그냥 개인적인 의견차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보니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듀게는 2013년 한국 리버럴들이 얼마나 지리멸렬했었는지 보여주는 표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친목질로 붕괴될 가능성보다 훨씬 큰 위협이죠. 여러분은 이게 별 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 신경쓰입니다. 이 게시판에는 제 이름이 붙어있으니까요.


할 말 다 했나? 그런 거 같군요. 그럼 전 예쁜 연예인 사진이나 찾아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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