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친구야.

사랑하는 친구야, 너 지금 어디 가니

사랑하는 친구야, 여기에 내가 있는데

사랑하는 나의 친구 세상은 검게 물들어

어둡고 어두운 터널 갈 수도 없고 올 수도 없는

모르모트 상자 속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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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생일을 축하해.

더욱 아름답고 지혜로와지길....

 

 

술을 한 잔 간절히 마시고 싶었는데 그 유혹을 잠시 물리치고

갑자기 중고등학교 시절 일기장이 눈에 들어와서 정신없이 읽고 있어요.

과거로, 과거로,,,, 정신없이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네요.

 

 

 친구가 고등학교 때 제 생일에 선물한 일기장이었어요. 이제 아득한 세월이 지나서 왜 이 일기장이

읽고 싶어진 건지 모르겠어요. 이건 그 애가 어느 시집에서 옮겨쓴 일기장에

써준 시였어요. 이 시를 보니까 그 아이와 수십통의 편지("마농의 샘"같은 영화얘기가 적혀있던)를 주고받던

여학생다운 우정이 떠오르는군요;

그 아이와의 우정은 기억하기도 싫을만큼 이상스럽게 끝나버렸지만.  오랫동안 만나지 말았으면 좋았을 최악의 인연

best 중에 한 명이었는데 일기장에서 이 글귀를 읽으며 이제는 이 아이를 용서할 수 있을 것 같군요.

 

 

그 애가 준 일기장에 여학생다운 감상과 자아과잉으로 가득찬 글들을

가득 써내려갔었죠. 선생님과 남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갈등, 영화, 문학, 공부에 대한 강박관념,,,,

 

 너무 심각해서 지금은 웃음이 나오지만

어떤 면에서는 지금과 흠칫 놀랄만큼 내 내면은 비슷하고

성장을 못한게 한없이 부끄럽지만, 한편으로는 어린 시절의 조숙함과

지나치리만큼 자기관리에 엄격하던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내가 그 시절의 나에게 돌아가서 말을 해줄 수 있다면

수학 문제집을 몇 장 덜풀었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군요.

 

* 오래간만에 토익공부에 매달려서 문제집을 풀어대면서 영어시험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고 있는데 옛날이랑 정말 다를게 없네요.  

  지금도 실수로 몇 개 더 틀려서 토익 점수가 덜 나온다고 인생에서 크게

잘못될 것도 없는데  나를 달달 몪고 있었다는게 쓴웃음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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