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8 16:47
아래글에 ㅍㄹㅍㅅ 님께서 한국여성은 왜 해외이주에 소극적이냐고 탄식을 하는 글을 보고 떠 오른 생각
댓글로 달까 하다가 좀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어서 따로....
*아 해당글에 대한 짧은 제 코멘트는 "한국여성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미혼여성들이 해외이주에 소극적이거나 보수적이라는 것입니다"
한 5년전즘에 본 상해의 영자신문에 났던 기사가 생각났어요. 오래전 기사라 다시 찾아 링크달기는 좀 귀차나서 스킵할게요;;
아....영자신문이라기 보다는 외국인들이 주로 보는 주간생활광고지?
암튼 거기에 났던 기사는 상해에 거주하는 유럽이나 북미출신 여성들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와 인터뷰로 작성된 거였어요.
주로 상해에 거주를 하는 (서구지역출신의) 외국여성들이 직업과 여가 그리고 나이트라이프에 관한 내용들이었는데
그 전에 여성 자체의 수가 남성에 비해 적더군요. 대게가 주재원들은 남성이 더 많고 여성 이민의 상당수가 주재원의 가족(배우자)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주재원의 가족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학업이든 일이든 상해에 거주하는 외국여성들이 개인적으로 가장 크게 겪는 어려움으로
가장 손 꼽는 것은 '이성교재'더군요. 일단 풀이 좁은 것도 있지만.... 체류시간이 불특정하여 안정적인 관계의 지속성이 크게 떨어지는데서 오는
문제도 있고.... 현지남성-중국남성을 교재 파트너로 사고하는 여성들이 매우 적은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하여 정신적 교감 내지 교류 (쉽게 말해서 수다) 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일단 현지남성중 이런 문제점을 뛰어 넘기 어려울테니 배제되기 쉬울듯 합니다.
당연히 비영어권 국가출신일 경우....좀 더 복잡해지겠네요.
이성교재 측면에서 특히 서양여성들을 호기심내지 육욕;;을 위해 접근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고 그에 따라 여성 개인이 치뤄야할
댓가가 남성보다 하이코스트한 측면이 있어서 경계심이 클 수 밖에 없는 사정도 작용하고
그 기사를 보면서 처음으로 새삼스러운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여성이 남성에 비하여 태어나서 자라온 땅을 뒤로하고 해외로 나가기가 어려운 문제, 불리한 점이 더 있고 그게 그대로
남녀간의 해외이주 성비의 불균형을 초래한다는 것....
아직..... 페미니즘은 글로벌한 화두로서의 의미가 존재한다는 증거겠죠.
한편, 한국에서 해외로 (이민을 목적으로)이주하는 사람들중 여성의 수가 남성보다 적은지 아닌지 통계적 유의미함이 있는지는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일단 기업체에서 해외주재원으로 여성보다는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존재할텐데 이는 여성의 책임과는 거리가 멀겠죠?
그리고 개인이민의 경우 말입니다....
그거 아세요? 수년전 미국비자 발급이 개방되기 전에는 30세 이하의 미혼여성일 경우 대기업 주제원이거나 정부공무원등이 아니면
비자발급 받기가 동년배 남성에 비하여 까다로웠던 것 말이죠.
이게 국제매춘 예방이 명분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젊은 미혼여성이 해외이주를 통하여 현지에서 정상적인 직업을 갖고 정착을 하기 더 어려운
어떤 통상적인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저런 상황을 선입견 없이 살펴보면 볼수록
한국여성들이 한국남성들에 비하여 (개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기질적 문제로 해외이주를 기피한다는 혐의를 갖을 수 없다는거죠.
여성이 남성에 비하여 졸업후 사회진출, 해외진출에서 명확하게 차별이 없다는게...그리고
한국여성이 한국남성에 비하여 졸업후 사회진출, 해외진출에서 명확하게 차별이 없다는게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여성이 왜 해외진출에 소극적이냐고 따지는 것은 매우 공허한 주장인거에요.
여성혐오가 아니라고 잡아 떼는 사람들중 상당수는 스스로 자신이 갖고 있는 '편견'을 자각하지 못한다는거에요.
사회구조적으로 규정되는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스템, 관행 등에 대해서는 눈을 감거나 무시하면서
그런 차별로 인하여 파생된 결과로 나타나는 여성의 몇몇 일반화하기 어려운 모습들 개개의 사례를 붙들고 질타하는것 자체가
분명 일종의 '편견'이라는 것인데 말입니다.
2014.07.28 17:01
2014.07.28 17:07
호모포비아들은 대부분 자각하고 있죠. 인종차별주의자들도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서 대놓고 자기 입장을 밝히는 경우 많습니다.
어떤 혐오자들이 자신이 무슨무슨 혐오자라는걸 자각하는지 아닌지 혹은 드러내는지 아닌지는 그 혐오에 대한 사회적으로 합의된 호불호에 좌우되는거 같아요.
여성혐오라는거....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서구남성들 사이에서도 매우 흔해빠진 레파토리였었자나요....(심지어 지식인 사이에서도)
2014.07.28 17:18
좀 산으로 가는 거 같아서 죄송한데, 포비아와 혐오증이 같은 건가요? 전 그냥 ~~ 근처에만 가도 역겹다고 개소리 하는 게 혐오증이고, 차별이 틀린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는(?) 걸 포비아로 알고 있었거든요
2014.07.28 17:34
일단...포비아는 정신질환의 일종이지만 듀게에서는 대게의 포비아는 치료받아야할 질환이면서 동시에 혐오스러운 행동,사고방식을 지칭하는 수사법으로 많이 애용되는거 같습니다..... 혐오증과 혐오를 구분한다면, 현상적으로 혐오증도 포비아와 별만 다를게 없는 거 같아요.
실제로 포비아가 혐오증으로 (학술적으로) 번역되는 경우도 있구요.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보니 gynobibliophobia 라는 말이 여성작가에 대한 반감, 혐오증이라고 번역되어 있더군요. 보통 포비아는 '혐오'와 '공포' 로 번역되고....
2014.07.28 17:40
애초에 공포에 방점이 찍히는게 포비아라고 알고 있어요. 포비아가 합성어의 접미사처럼 기능하게 되면서 혐오의 범주까지 확장된 사례인거 같긴 한데, 포비아 단독의 의미는 아무래도 공포, 혹은 배격이죠.
2014.07.28 17:33
치안 문제도 있을 걸요, 한국은 치안이 잘 된 편이라고 들었습니다.
2014.07.28 17:47
역사적으로나 혹은 거주 이동의 범위에 있어서도 여성의 이동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온다는 연구가 많이 있습니다.
국내 이동이나 국가간 이동에 있어서 여성이 남성보다 거주지를 바꾸는 경향을 더 보입니다.
여성이 왜 해외진출에 소극적이냐는 발언은 현실에 대해 전혀 고찰을 하지 않은 이야기죠.
이민사회 연구에 있어서 출신 문화권외 남성 중심성이 이민 후 여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어떻게 갈등을 일으키는 지, 해외이주로 갑자기 지위가 확 떨어진 남성들이 어떻게 수용하고 반응하는지에 대한 연구들이 많이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내전으로 미국으로 망명 이주한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들의 많은 경우 주로 여성들이 먼저 이주하고, 먼저 적응하고, 먼저 취업을 해서 정착 터전을 가꾸는데 반해 남성들은 하향취업에 대한 거부감, 전통적 가치를 수호하려다 갈등을 빚는... 뭐 그런 사례들이 많이 있습니다. 난민들의 이주형태도 여자가 먼저 이주해서 자녀 부모 남편을 부르는 형태가 많고요.
2014.07.28 17:51
여자들은 현지인과의 결혼을 통해 이민과 정착이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쉬워서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결혼이 아니라 노동을 통해서 정착하는 것이라면 약간 패텬이 달라질 것 같아요. 남성인 경우는 비숙련이고 육체적인을 제공하는 게 좀 더 쉽겠지만 여성은 상대적으로 그런 것 같지는 않아서요. 남성들보다 여성들이 해외여행이나 해외나가 사는 것에 좀 더 열린 생각을 가진 경우는 주변에서도 많이 봤습니다. 남편분이 삼성에서 일하시다가 캐나다 가서 사업하시고 아들들 다 그 곳의 대학다니는 분 말씀에 따르면, 이민자들 적응을 돕기 위한 영어학습 프로그램 이런 데 열심히 참석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여자들이랍니다.
2014.07.28 18:08
남성에게 육체노동직이 있다면 여성에게는 비숙련 서비스 노동직이 있죠.
2014.07.28 18:12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서 서빙하거나 캐셔로 일하는 것은 남자나 여자나 다 할 수 있고 미용사나 조리사 역시도 남자나 여자나 다 할 수 있지만 노가다는 상대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는 더 적합하다고 판단되죠? 남성도 비숙련 서비스 노동직 할 수 있지요.
2014.07.28 18:16
현지인과의 결혼은 남성도 여성도 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읽었던 자료에는 내/외부적 요인으로 비숙련 서비스 노동 중에 특히 크게 수요가 늘고 있는 돌봄노동 시장에서 일부 직종을 제외하고 여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여성이 취업을 좀더 빠르게 하고 하향취업에 있어 여성들이 더 유연하게 받아들인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첫 취업까지 시간이 덜 걸리는 경향이 있다고.
2014.07.28 18:21
여성이 남성보다 쉽다고 썼죠. 저는 이 글 쓸 때 우리나라 남자와 결혼한 베트남이나 중국여성을 염두에 두고 썼어요. 이 점은 통계치가 있으면 확실해질 수 있고 부정될 수도 있죠.
2014.07.28 18:32
저도 그 생각을 했는데 국제 결혼 통계는 인용하기가 애매합니다. 출신국가 양쪽에 혼인신고를 안 하고 거주 국가에서만 혼인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한 나라의 어떤 성별이 국제결혼을 많이 선택했는지를 알 수가 없고요. 결혼과 동시에 이주가 이루어지는 경우와 체류신분이 결혼으로 변화해서 정착이 되는 경우에도 이 토픽에서 가지는 의미 차이가 있을 거 같아서요.
2014.07.28 18:01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그리고 후진국(이런 분류의 문제점은 일단 양해해주시길....)강의 국적 이동의 성비는 좀 다르게 나타날거라는 부분도 쓰고 싶었는데
일단 선진국(경제적 의미에 국한)형 이민으로 분류되는 상해거주 외국인은 전체 통계수치에서 좀 다르게 나타날거 같긴 합니다.
세부 분류가 없는 전체적인 여성들의 일반적 이주의 통계는 한국과는 연관성이 아무래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보거든요.
일례로 한국에 '신부수입'이라는 형태로 이주해오는 해외여성들이 많은 특정국가의 경우에서 나타나는 성비 통계수치를 한국의 해외이주 성비통계수치를 그대로 적용하여 한국여성들이 해외이주에 소극적이다....는 근거로 삼을수 없다....머 이런거였습니다.
한편, 중세나 고대에서 여성이 상대적으로 국외간 이동범위가 넓은건 혹시 주체적인 의지와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고려시대 원나라쪽으로 강제 징발되어 강제로 현지인들과 혼인을 치뤄야했던 무수한 처자들의 사례....
해서 현대 이전의 연구성과는 참고하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여성이 시민으로 사회적 주체로 인식된게 100년도 채 안되었으니까요.
2014.07.28 17:59
여자들은 선진국행에 남자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남자들은 부나 기회를 노린 후진국행, 신천지행에 훨씬 더 적극적이라고 합니다.
이건 대항해 시대 이후 일관된 경향이라네요.
여자들이 남자들만큼 적극적으로 따라 나서지 않았기에 진출자들이 현지 여성과
결혼하는 일도 많았죠.
2014.07.28 20:20
2014.07.28 19:53
제가 사는 유럽은 홀로 온 사람의 경우 국가불문 여성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유학이든 취업/부임이든.
2014.07.29 12:46
호주에도 과감히 혼자 온 워홀러이건 학생이건, 남편은 두고 아이들을 데리고 온 기러기 엄마건
여자분들이 많아요.
아무래도 안전한 나라다 보니 큰 걱정 하지 않고들 오는 거 같더군요. 여자가 선진국으로 가면 오히려
그 여자의 남자 가족들이 그 여자의 성적인 일탈 등에 대해서 걱정을 하고 지레짐작들을 하죠.
막줄 관련해서, 무슨무슨 혐오자 중에 자기가 그런 줄 아는 사람이 있긴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