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9.29 13:48
서버가 해외에 있으면 우리나라 검찰에서 영장 받아 털어내기 어렵다는 건 알겠습니다. 기왕이면 위키리크스 때처럼 무슨 일이 있어도 서버 정보를 안내놓는다는 나라에 서버를 둔 서비스면 더 좋겠죠. 저도 요즘 하도 분위기도 뒤숭숭하고 항의의 표시로라도 옮겨타볼까 싶기도 했습니다만, 일단 망명이라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 건지 알고도 싶어서 말이죠. 개인적 경험으로 보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심스럽기도 하고.
영장으로 서버에 저장된 내용을 털어내는 건 사실 사후적인 조치입니다. 만약 검찰에 의해 요주의 인물로 낙인찍히면, 그땐 검찰은 서버의 내용을 들여다보는 영장을 받아내는게 아닌 것 같더란 말이죠. 전문용어가 등장해서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전에 어디서 봤던 글에서는 그런 경우 검찰은 패킷 감청(?) 영장을 받아 아예 제가 이용하는 통신사의 협조를 받아서 제가 발생시키는 모든 데이터를 중간에 가로채서 들여다보는(그때 봤던 용어가 man in the middle attack 인가 뭐 그랬던듯) 방식을 쓴다고 했는데 그런 경우는 텔레그램 서버가 어디에 있건 간에 법원 영장의 효력이 미치는 국내 통신사의 통신망을 쓰는 이상은 서버에 들어가기도 전에 검찰이 먼저 들여다본다는 결론이...
개인적으로는 업무를 하다가 비슷한 협조요청을 받은 적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그때 저희 회사가 검찰에 협조해서 서버를 활짝 열어준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검찰은 그들이 찾고 있는 누군가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서 구체적으로 뭘 했으며 그게 무슨 의미인지를 알아보려고 연락을 했더란 말이죠. 당시 그 사람은 어떤 고정된 IP에서 인터넷을 할 입장도 아닌 사람이었는데 아마도 주민번호나 그런 개인정보가 입력된 사실을 어디선가 알아내서 우리 회사까지 온 것 같았어요.
흠.. 그래서 제가 이해하는 디지탈 망명은 사전적으로 타겟이 되면 아무 소용이 없고, 뭔가로 인해 재수없게 꼬투리를 잡혔을 때 뭔가 더 밝혀보겠다고 평소 내 이메일이나 메신저 대화 내역을 탈탈 털어버리는 행태는 막아준다는 건데.. 맞나요?
2014.09.29 14:09
2014.09.29 15:40
2014.09.29 16:42
실효는 없는 상징적 항의 표시라도 이런 정보제공에 협조한 기업이나 관련자들을 압박하는 일종의 불매운동이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법체계상 공공기관의 정보는 공개가 원칙이고 개인의 사생활 정보는 보호가 원칙인데 그 원칙이 거꾸로 되어 공공기관의 정보는 절대 비공개가 되어져 가고, 개인의 사생활 정보는 지 멋대로 들여다 보는 것에 대한 이정도 최소한의 항의를 기업을 매개로 우회적으로 하는 것으로 생각할랍니다.
이렇게 IT기업 하나씩 정부가 알아서 골로 보내는 창조적 파괴를 얼마나 할런지...
소주에 세금 올려 9000원 이상 간다면 카톡처럼 대체재로 양주 사마시면 되고, 자영업 음식점업자들 문 닫거나 이제 고기사다가 집에서 양주 위스키에 삼겹살을 적응하거나 족발사다가 구워서 학센에 맥주로 입맛을 조정해야 겠어요. EC와 한국간 주세분쟁이 이따위 창조적으로 흘러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2014.09.30 00:04
텔레그램이 말하는 대로라면 end-to-end 보안(암호화해서 전송)이라 중간에서 패킷을 가로채도 못 봅니다. 가로채서 보려면 키로거를 몰래 설치한다던가 해야죠.
즉 전화기를 잠시 방치했을 때 얼른 키로거를 몰래 설치한다던가 하면 감청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그냥 영장 받아서 암호 안 걸린 전화기 뺏으면 말짱 황이기도...
거의 비슷합니다. 사실 보안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사람 그 자체입니다(...) 인터넷 활동을 하다보면 결국 여기저기에 흔적을 남기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추적하는 것은 결국 기계적인 결함을 뚫는게 아니라 사람의 허점을 뚫는거니까요. 그래서 비밀번호 설정을 할 때 QWERTY나 123456같은 나열된 문자, 혹은 자신의 생일같은 것을 쓰지 말라고 하는거구요.
아무튼 검찰의 직접적인 타겟이 되어 일점사(...)를 당한다면, 고작 카카오톡을 텔레그램으로 옮긴 정도로는 택도 없겠죠. 거의 모든 온,오프라인 활동을 예의주시 할 텐데요. 그 모든 감시를 다 피하고 살려면 제이슨 본 수준으로 살아야할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