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5.27 08:05
곡성은 절대로 안보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보고 말았습니다.
사실 무서운 영화, 피나오는 영화는 절대 못보는 성격인데.. 슬금슬금 흘러나오는 스포를 보니까 생각보다 무섭지 않을거 같다는 모종의 추측(?)같은 것이 생겼던 거지요. 그래서 눈딱감고(?) 봤는데.. 생각보다 덜 무섭고 아무렇지도 않아서 놀라버렸습니다.
결국.. 곡성에서 가장 사람들을 현혹시킨 것은 시사회를 본 혹은 먼저 영화를 본 관람객들의 체험담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구 말마따나 곡성보다 이번 달 카드 명세서가 다섯배는 무섭습니다.
나홍진의 전작이래봤자 두편이니까.. 에너지로 따지면 추격자가, 질감이나 분위기로 따지면 황해가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곡성은 담고있는 상징이나 메타포가 굉장히 많은 영화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일상에서의 공포를 가장 잘 뽑아낸 작품이 아닐까 싶어서 언젠가 나홍진이라는 감독의 필모를 돌아볼때 어떤 위치에 점이 찍힐지는 섣불리 판단하기가 어렵네요.
전체적으로 천우희가 등장하는 장면마다 뒷골이 서늘해지는 냉기같은게 느껴졌습니다. 무섭다기보다는 으스스하더군요.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느낀건데.. 만약에 귀신이나 악마가 눈에 보인다면 그만큼 신과 천사를 믿고 사후 세계를 인정하기도 쉬울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쩌면 악마를 볼수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축복을 받은 건지도 모를 일이지요. 비참한 저주일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미뤄둔 방학숙제를 마지막날 해치운 기분이라 마음은 후련합니다. 곡성 관련한 이런저런 글들을 이제 찾아볼 수 있겠군요.
영화를 보면서 미끼를 무는거랑 삼킨거랑은 무슨차인지 궁금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