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달려다가 글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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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감을 제 세대는 부채의식이라고 불렀습니다.


부채감(부채의식)은 시대별로 그 대상을 조금씩 달리해왔었죠.

모든 사람들이 (시대적)부채감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특별하게 많은 부채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질곡의 시대를 바꾸려는 가장 날카로운 송곳이 되었었구요. 


1970년대는 전태일, 1980년대는 광주였고 이 두 가지 부채감은 각각 80년대 후반과 90년대 후반까지 이어졌었고. 그리고 2009년 이후에 노무현이라는 부채감이 있었군요.  이런 부채감은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상징성 있었고 굉장히 구체적이면서도 명확한 목표를 송곳들에게 제시했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까지는 논리적으로 무리가 없다. 미안한 마음 때문에 학생 운동, 시민 운동이 일어났다.

운동은 들풀처럼 일어났고 시대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송곳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것은 민중이나 대중이라고 바꿔 말해도 상관없다.

그런데 송곳들에게 구체적이면서 명확한 목표를 제시한 주체는 누구인가?


일베류들이 광주와 노무현에 대해 비열하고 끈질기고 악랄하게 이 두 상징에 대하여 비아냥과 조롱을 했던 이유이기도 했었던거 같습니다.

위 세가지 부채감은 소수의 송곳들 뿐만 아니라 많은 수의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왔던 부채감이었고 송곳들이 대중적 지지를 발판으로 시대를 바꾸어 나가는데 큰 힘이 되어왔죠.


일베는 IMF와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그리고 이명박의 성공신화 때문에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논리의 오류가 생긴다.

시대의 흐름은 부채의식과 더불어 트라우마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두가지를 모두 살펴야 한다.

송곳에 하나의 단어가 덧붙혀 졌다.

소수의 송곳...

이건 무슨 뜻일까?





여성과 성적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그것을 전복시키기 위한 사람들이 갖게되는 부채감은 무엇일까요? 위에 언급한 두 가지 상징적인 부채감처럼 송곳들이 모이고 공감하고 연대할 수 있는 흡인력을 갖고 있는 거대한 상징적인 부채감은 없는거 같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소수의 송곳들이 다수의 대중들에게 기대거나 힘을 받기 어렵고 외롭고 고난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쯤해서 소수의 송곳이라는 단어를 주목해야 한다.

너가 쓴 소수의 송곳을 엘리트 좌파라고 바꿔 읽어도 무리가 없다는 생각이다.


부채의식은 주로 엘리트에게서 나온다.

전태일 열사가 청계천에서 분신을 하였을 때 가장 충격을 받았던 사람은 바로 지근거리에 캠퍼스가 있었던 서울대생들이었다.

자신들이 해야 하는 일을 소수의 송곳(엘리트)이 아닌 사람이 행하였기 때문이다.

이 엘리트주의는 세번째 사건(노무현의) 죽음과도 연결되어 있다.

고등학교밖에 못배운 사람이 대통령을 한다는게 얼마나 아니꼬운가?

노무현을 죽인 것은 친일 기득권 세력 뿐만 아니라 엘리트 의식을 가지고 있는 좌파 세력이란 것은 알 사람들은 안다 

현재의 한,경,오, 시사인의 보도형태도 그런 엘리트 의식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대중과 멀어지는 시발점이 되었다.





너의 글은 세가지 부채에서 두가지 부채로 줄었다. 사라진 하나의 부채는 어디로 갔을까? 난 그게 어떤 사건인지 짐작이 간다.

소수의 송곳은 대중의 지지를 열망한다. 넌 이 게시판의 소수의 송곳이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오피니언 리더고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하며 게다가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철저하게 무시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자신의 이론을 내새워야 하는 이슈가 없어지면 소수의 송곳은 한 개인일 뿐이다.

그래서 이슈를 찾고 부채감을 만든다. 그 부채감을 이용해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소수의 송곳은 유독 메갈리아로 시작되는 여성운동을 소수의 송곳은 주목했을까?





최근의 가장 큰 사건은 아마도 강남역 여혐살해사건이지 않을까 싶군요.  그 어떤 사회적 문제, 운동과 전혀 공유하는 맥락이 없이 여성문제 단독으로 전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건이고 보기 드믈게 비조직 여성대중이 개별적으로 공감하고 참여하고 발언했던 유례없는 사건이었던거 같고 일부 사람들에게 부채감을 느끼고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여성운동은 메갈 이전에도 있었다. 

너의 글에서 강남역 사건으로 부채감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을 했다. 

그 이유는 메갈의 방식이 대중의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동하기 좋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른 소수의 송곳(정의당과 진보지라고 불리는 신문들)에게도 해당한다.

그것을 이용해 대중의 지지를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 어이없게도 많은 남성들이 아주 조금 싹이 자라던 부채감을 짙밟고 조롱하고 비아냥대기 시작했죠. 명망있는 남성정치인들 몇몇이 아주 조그만 부채감을 표해도 개떼처럼 몰려가 항의를 하던 끔찍한 장면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여기서부터 소수의 송곳이 지지자들에게 향하는 메시지다.

현 시대는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세상이 아니다.

하지만 아군과 적군을 설정해야 소수의 송곳은 세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그런 구도를 만들기 위해 한쪽 면을 부곽시킨다.

다른 면은 아주 작은 것으로 설정해버린다.

추모의 현장을 이념 대결의 장으로 만든 사람들이 누구인가?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의 유가족(친오빠)까지 한남충으로 몰지 않았는가?

그 사건을 보는 다양한 시선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혐으로 이 사건의 원인을 구성할 수 없다.

그런데 메갈은 이 사건을 이용했다.  소수의 송곳도 그 모습을 주목했겠지.

대다수의 남자들은 여혐을 한 것이 아니라 메갈의 행태를 비난 한 것이다.



강남역 포스트잇을 존치하도록 지시한 박원순서울시장이 그들에 의해 공공의 적이 되버리기도 했구요.


개인적으로는 박원순 시장이 정치적 결정을 한 것이라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찬성하겠지만 어떤 사람은 반대할 것이다.

난 이 결정에 별로 반감이 없다.

그들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소수의 송곳은 피아를 구별하고 있다.



일베류들이 광주와 노무현에 대한 부채감을 희석시키거나 똥칠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한 그것과 똑같이

한남충들은 여성에 대한 부채감을 희석시키기 위해 오늘도 가열찬 노오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베는 왜 그럴까?

아까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신자유주의 물결의 트라우마 때문에 만들어진 괴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메갈은?

한남충은 메갈이 만들어낸 단어다.

한남충 이전에 메갈의 근원에 대해서 생각해야 하고 그 이후 메갈이 만들어 낸 한남충이라는 단어를 생각해야 봐야 한다고 본다.

메갈은 이 시대의 괴물이다. 일베와 마찬가지다. 일베가 우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쓰레기라면 메갈은 반대로 좌파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쓰레기다.

한남충은 그런 메갈이 바라보는 한국남자다.

한남은 어쩔 수 없는 한남이라는 말로 비하하고 한남충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로 토론의 싹을 잘라버린다.




그 부채감들이 불편해서 부정하려고 발버둥을 치는건데 왜 불편해할까요?

일베류들이 광주와 노무현에 대한 부채감을 불편해 하는 이유는 그에 대한 부채감을 갖고 있는 송곳들이 원하는 세상이 불편해서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은 그런 시대적 아픔에 공감을 못하기 때문이고 공감을 못하는것에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고 싶어서 입니다.

한남충들이 여성들의 아픔에 대한 부채감을 불편해 하는 이유는 그에 대한 부채감을 갖고 있는 송곳들이 원하는 세상이 불편해서이기도 하지만

자신들은 그런 여성의 아픔에 공감을 못하기 때문이고 공감을 못하는것에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고 싶어서 입니다.

인면수심이고 스스로 개돼지가 되려고 발버둥치는거죠.


스스로 개돼지가 되려고 하려는 사람은 없다.

인간은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공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일베와 한남충을 같이 생각한다고 말했다.

난 다르게 생각한다.

일베는 세상에 대한 분노를 분출하기 위해서 폐륜적인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

메갈도 세상에 대한 분노를 분출하기 위해서 폐륜적인 행동을 서슴치 않았다.

세상에 대한 분노를 이용한 것은 일베와 메갈도 마찬가지다.


소수의 송곳이 언급한 개돼지는 주목할 만하다.

적대자를 개돼지로 설정하였다. 그것은 교육부 고위 공무원의 생각과 같지 않은가?


일베류나 한남충들이 서식하는 남초사이트들이나 다를게 없다고 말할 수 있는건 바로 그런 지점입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말하고 싶은 결론은 고작 이것인가?

공감이란 말을 이용해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관심종자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난 소수의 송곳을 믿지 않는다.

소수의 송곳이야 말로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 생각이다.

이번 이슈 뿐만 아니라 이전 이슈까지 너의 행태는 엘리트주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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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 너의 행태가 이제는 이해가 되었다.

말을 섞으면 안되는 종자라는 것도 알았다.

다른 회원은 언쟁이 있을지언정 남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너의 생각은 아직도 94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한시간 이상 열을 내며 글을 썼다.

내가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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