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6 23:05
지난 토요일에 동적평형 회원들 일부와 광화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늦었지만 광장에 한번 나섰습니다.
6주째 광장에 출근하신 분도 계시고.. 주말을 온통 광장에서 보내시는 분들에 비하면 약소하지만.. 그래도 3차 담화를 보니 빡쳐서 가만히 있을수가 없었어요.
경복궁역에 내려 청와대 근처까지 다녀오기도 하고 재기발랄한 피켓과 소품들을 보면서 감탄을 하기도 했으며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였는데도 질서 정연하고 아무런 트러블 없이 행사가 진행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곁에 이렇게나 생각이 바른 갑남을녀가 많다는데 위안을 받았어요. 국민이 개새끼라 이명박근혜를 뽑은거라고.. 이 나라에는 꿈도 희망도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제 생각이 틀린건가보다 하는 생각을 할만큽 많은 사람들이 한목소리로 박근혜 구속과 새누리 해체를 외쳤습니다.
광장에서의 사진을 인스타에 올렸어요. 마치 축제같더라고 했더니.. 왕년에 운동좀 했던 여자후배가.. 맥아리 없고 가열참이 없는 이게 무슨 변혁을 일으키겠느냐.. 실망이다.라는 멘션을 남겼더군요. 일정부분 동감하지만.. 전 이런 생각도 해봐요.
만약 투석전이 벌어지고 화염병이 날아다니는 그런 현장이었다면.. 혁명의 열기가 들끓다 못해 부수적인 피해자까지 양산하는 집회였다면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 특히나 유모차에 어린아이들까지 태우고 나올 수 있었을까?? 하고 말이죠. 세월이 흐르고.. 우리의 시위문화도 그만큼 세련되어졌다, 이것이 선진국형의 시위다..라는 생각을 하기로 했습니다. 232만이라는 숫자가 모여 시위를 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연행자 하나 없이 마무리되는 것도 역사에 남을 일입니다.
이제..9일의 탄핵안 투표가 남았습니다. 먹고사는 일에 치여서.. 당일에 여의도에 가기는 힘들겠지만.. 만약 부결된다면 곧바로 이어질게 뻔한 새누리당 당사앞 횃불집회에는 참석할까 합니다. 좀 더 분노한 마음으로.. 좀 더 가열찬 의지로.. 참석해야겠죠. 부디.. 새누리가.. 근헤정권의 부역자들이..오판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2016.12.06 23:17
2016.12.06 23:39
후배의 뒤떨어진 생각이네요.
2016.12.07 08:42
후배님이 광주에서 79학번으로 학교를 다니셨다는 회사 임원분과 같은 말씀을 하시네요.
저렇게 해서는 안된다고..자기가 30분만 집회를 주도하면 군중들의 피를 끓게 만들 수 있다고...
아...아재요~~~ 이제는 세상이 달라졌어요.. 라는 말은 목구멍으로 삼키고 주최측의 준비와 시민의 의도가 그러한 방향이 아닙니다...라고 정중히 말씀드렸었네요.
마음속의 끓는 분노가 왜 없겠냐만은 그걸 애써 삭이고 있는 국민의 성숙함을 오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랄뿐입니다.
그 후배 운동 헛했네요. 새누리당애들이 쫄고 보수야당들이 한눈 팔지 못하더록 만드는건 시위의 가열참이 아니라 압도적인 쪽수의 힘이기도 하고
만명의 폭력시위보다수백만명이 자유롭게 스스로 만들어내는 질서가 저들에겐 더 공포스럽다는걸 모르다니
만명이 모여 서슬 퍼런 운동가요를 가열차게 불러대는 것보다 수백만이 모여 아침이슬을 떼창 하는게 더 크게 더 무섭게 들린다는 것을 모르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