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석영중 교수의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칼럼을 소개하면서 이 분이 쓴 도스토예프스키에 대한 책도 잠깐 소개했는데 


<자유, 도스토예프스키에게 배운다>에서는 자유에 관한 도스토예프스키의 고민과 그 나름의 해답을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고 


<도스토예프스키, 돈을 위해 펜을 들다>에서는 돈에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들이 많아서 즐겁게 읽기는 했는데 이 작가의 내면을 


좀 더 알고 싶어하는 저의 욕구를 채워주기엔 좀 부족한 느낌이 있었어요. (이 책은 2/3정도만 읽어서 아직 단언하긴 힘들지만...)


사실 저는 톨스토이보다는 도스토예프스키를 훨씬 좋아해요.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의 캐릭터들이 내뿜는 매력을 톨스토이 소설의 


캐릭터들에서는 느끼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이반 일리치의 죽음>, <안나 카레니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모두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제 영혼에 전율을 일으키는 그런 작품은 아니었죠. 그래서 톨스토이라는 작가에 대한 궁금증도 그렇게 크지는 


않았어요. 석영중 교수의 <톨스토이 도덕에 미치다>라는 책도 도스토예프스키에 관한 책들과 함께 도서관에서 빌려오긴 했지만 


가장 늦게 집어들었고요. (제목도 별로 재미없어 보이잖아요. 사랑에 미치다도 아니고 도덕에 미치다니...) 


그런데 이 책은 아주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있게 쓴 톨스토이 평전 같아요. 총 286페이지라는 별로 많지 않은 분량인데도 톨스토이라는 


사람에 대해 참 많은 것을 알게 된 느낌이에요.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를 중심으로 다른 여러 소설들과 톨스토이가 남긴 글들을 


인용하면서 이 작가가 결혼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고,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으며, 예술에 대해 얼마나 가혹했고, 


죽음에 대해 얼마나 의식하고 있었던가를 세세히 설명하는 글은 웬만한 내공이 아니면 쓸 수 없는 것이죠. 아주 즐거운 독서 경험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참 여러 번 웃었는데 석영중 교수가 원래 유머 감각이 있는 분이라고 느끼긴 했지만 이 책에서 그 감각이 특히 


빛을 발하는 듯해요. 일단 책의 초반에 제 호기심을 자극한 부분의 사진을 몇 장 찍어 왔으니 심심하시면 읽어보세요. ^^ 



EZpyb53.jpg

vmZUTjI.jpg

PdCrjCC.jpg

ar7kFE0.jpg

yyklZZ5.jpg

Dp6hSD4.jpg

9M482O4.jpg

ouf4MGT.jpg

wRqCqn4.jpg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80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6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710
125981 프레임드 #764 [6] Lunagazer 2024.04.13 47
125980 2024 코첼라 시작 [4] 스누피커피 2024.04.13 277
125979 칼라판 고지라 - 아마도 고지라 최고의 흑역사? [6] 돌도끼 2024.04.13 213
125978 넷플릭스 [리플리] [11] thoma 2024.04.13 330
125977 Eleanor Coppola 1936 - 2024 R.I,P, [1] 조성용 2024.04.13 142
125976 #기생수더그레이 6화까지 다보고..유스포 [5] 라인하르트012 2024.04.13 393
125975 [웨이브바낭] 알뜰 살뜰 인디 아마추어 하이스트물, '터보 콜라' 잡담입니다 로이배티 2024.04.13 116
125974 [KBS1 독립영화관] 교토에서 온 편지 [2] underground 2024.04.12 227
125973 프레임드 #763 [4] Lunagazer 2024.04.12 53
125972 넷플릭스 시리즈 종말의 바보 공식 예고편(이사카 코타로 원작, 안은진 유아인 등 출연) [2] 상수 2024.04.12 289
125971 칼 드레이어의 위대한 걸작 <게르트루드>를 초강추해드려요. ^^ (4월 13일 오후 4시 30분 서울아트시네마 마지막 상영) [2] crumley 2024.04.12 138
125970 '스픽 노 이블' 리메이크 예고편 [4] LadyBird 2024.04.12 197
125969 리플리 4회까지 본 잡담 [3] daviddain 2024.04.12 216
125968 란티모스 신작 카인드 오브 카인드니스 티저, 이동진의 파이아키아 놀란영화 12편 순위매기기 상수 2024.04.11 187
125967 [왓챠바낭] '디 워'를 보고 싶었는데 없어서 말입니다. '라스트 갓파더' 잡담입니다 [13] 로이배티 2024.04.11 325
125966 프레임드 #762 [4] Lunagazer 2024.04.11 56
125965 스폰지밥 무비: 핑핑이 구출 대작전 (2020) catgotmy 2024.04.11 89
125964 총선 결과 이모저모 [22] Sonny 2024.04.11 1368
125963 오타니 미 연방 검찰 조사에서 무혐의 [9] daviddain 2024.04.11 406
125962 10년 전 야구 광고 [2] daviddain 2024.04.11 13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