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국에 대해 말해보기 전에 한마디 하자면, 나는 들킬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무슨 말이냐면 나는 거짓말을 안한다는 뜻이죠. 나는 내가 많은 사람들을 영원히 속일 수 있을거라고 믿을만큼 멍청하지는 않거든요.


 그야 이런 게시판에 쓰지 않는, 개인 대 개인끼리의 사석에서는 거짓말을 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어쨌든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서는 거짓말을 안 해요. 그야 누군가가 나를 눈여겨볼 일은 없겠지만 만약 눈여겨본다면? 인터넷에다 쓰는 말을 모조리 날짜별로 기록해 놓고 있다가 앞뒤가 안 맞는 걸 발견하기라도 하는 순간, 개쪽을 당해야 한단 말이예요. 


 그리고 그걸 피하기란 꽤 힘든 일이예요. 내가 유명인은 아니지만 어쨌든 여기저기에 흔적이 남겨져 있고, 그걸 취합하면 나의 타임라인을 꽤 자세하게 맞출 수 있으니까요. 나는 인터넷을 하면서 나이나 사는 곳이나 다닌 학교를 언급한 적이 없는데 인터넷의 사람들은 내가 몇 년도에 태어났는지, 어디 사는지, 어느 학교에 다녔는지 이미 몽땅 알고 있더라고요. 그야 '눈여겨보면 알수 있을 정도로'썼으니까 그런 거지만...어쨌든 조국의 100분의 1도 유명하지 않은 사람조차도 인터넷에선 늘 눈여겨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거죠. 



 2.사실 잘 모르겠어요. 정말 나는 조국이 똑똑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나보다도 똑똑할 것 같은 조국이라면 알 거 아니예요? 자신이 이 정도로 유명하다면 자신의 모든 언행과 모든 동선이 크로스체크가 될거라는 거요. 조국은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이는 게 불가능한 입장에 있는 사람이란 걸 스스로 잘 알거란 말이죠.


 그렇다면 세가지 중 한가지는 선택해야 해요. 행적을 깨끗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처음부터 말의 수위를 조절하거나죠. 그 두가지가 다 자신없다면, 링에 올라오지를 말던가요. 



 3.그래서 나는 믿을 수밖에 없었어요. 조국이 입을 터는 걸 보면서 그가 말하는 대로의 사람일 거란 걸 믿었죠.


 왜냐면 생각해 보세요. 저 정도로 강한 말을 내뱉는 건 뒤가 없는 거잖아요. 나라면, 저 정도로 멋지고 강한 말을 꺼내기 전에 한번 생각해 볼 거예요. 이게 20년, 30년 뒤에 내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지 않을까란 점이요. 그리고 당연히 조국은 똑똑하니까 그도 생각해 보겠죠. 자신이 하는 말의 여파를요.


 

 4.휴.



 5.그래요. 조국은 자기가 하는 말이 아무리 크로스체크가 되어도 자신이 있으니까 저러는 거구나...하고 지난 몇년동안 믿을 수밖에 없었어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그가 하는 말들이 헛소리라면, 나중에 받아야만 하는 리바운드가 너무나 크단 말이예요. 도저히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리바운드가 돌아올 텐데...똑똑한 조국이 저렇게 입을 턴다면, 행적 하나는 깨끗하겠구나라고 생각했죠.


 한데 지금 돌아가는 걸 보니 잘 모르겠어요.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그동안 그 많은, 감당하기 무거운 말들을 하고 다닌 건지요.


 아니 나조차도 게시판에서 멋진 말을 못하잖아요? 사실 나도 멋진 말, 성인군자인 체하는 말을 하고 싶다고요! 하지만 그런 말을 꺼내려다가도 멈칫하게 돼요. 나중에 그 말이 부메랑으로 돌아올까봐요. 그래서 듀게에서 '내가 좋아하는 건 여자와 돈뿐.'이라고 이실직고하고 사는 거죠. 마음이라도 편하려고요.



 6.물론 나는 조국을 문제삼으려고 이 일기를 쓰는 건 아니예요. 전에 최순실에 대해 썼듯이 나는 사람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쨌든 조국 입장에서 보자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국이 여기서 물러나는 건 글쎄요. 강원랜드 가서 가진 돈의 90%를 잃고 그냥 돌아오는 거랑 똑같아요. 본인은 이미 신망을 잃었고 딸은 입학논문이 취소될 수도 있게 됐어요. 아내 또한 구설수에 올랐고 그의 동생은 돈을 잃을 판이죠.


 조국이 그동안 모은 칩을 가지고 카지노에 가지만 않았더라도, 멋지게 살 수 있었던 일가 전체가 이미 박살나고 있는 중이예요. 여기서 물러나면 말 그대로 칩만 잃고 나가리인거죠. 이제 조국은 남아있는 마지막 칩을 가지고 끝까지 카지노에서 버틸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봐요. 최소한 법무부장관이라는 잭팟이라도 건져야만 간신히 본전치기인 거니까요. 그런 상황이 되어버렸죠. 


 이제 와서 물러나버리면 조국의 가족만 풍비박산나고 얻는 게 없으니...스스로는 물러나기가 힘들지 않을까 싶어요. 처음부터 강원랜드에 오지 않는 게 그에게 최선이었겠지만...이미 조국은 강원랜드에 와버렸어요. 


 

 7.잘 모르겠어요. 조국에게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가 문제삼는 사람들보다는'나은 삶을 살고 있겠거니 했어요. 하지만 딸만 놓고 본다면, 정유라는 최소한 말을 탈 줄은 알았다고요. 최소한 이재용을 상대로 삥을 뜯었고요. 하지만 조국의 딸은 논문 용어를 아는지도 의심스럽고, 저소득층 장학금을 삥뜯어왔죠.


 그야 아무리 비교해도 조국 일가가 최순실네보다 빌런일 수는 없겠죠. 하지만 사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식이 중요한 거잖아요? 이미 군중들에게는 마치 조국이 더한 악당인 것처럼 비춰지고 있는 중이예요. 듀게에 등업고시도 안 치고 들어와도 환영받던, 간지나는 사내가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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