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집)

2019.11.13 03:12

안유미 조회 수:443


 1.온몸이 아프네요. 이렇게 온몸이 아플 때는 중력마저 느껴지는 기분이예요. 너무 나돌아다니고 새벽바람을 정면으로 맞다 보니 결국 탈이 났나봐요. 패딩이라도 입고 다닐걸...저녁에 나갈 때는 별로 안 추우니까 홑옷을 입고 나갔다가 새벽에 돌아오며 몸을 움츠리곤 하거든요. 한동안-이라고 해봐야 하루이틀-은 얌전히 있어야겠어요. 



 2.말이 나와서 한번 써보려는데 집의 기능이라는 건 뭘까요? 그야 각자마자 다르겠지만요. 내게 집이란 건 격납고예요. 자동차나 기계가 기능을 다하고, 쿨다운과 정비를 받는 곳과도 같죠. 나에게 집이란 건 회복하기 위한 곳이지 발산하기 위한 곳은 아닌 거죠. 그리고 웬만하면 혼자 있고 싶은 곳이고요. 


 물론 쉬기 위해 다른 숙박업소나 사우나에 가기도 하겠죠. 하지만 그런 곳의 침대나 수면실에서 자면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거든요. 다른 사람의 집에서 자든 어디서 자든, 밖에서 잤다면 나중에 반드시 집의 잠으로 보충해야만 해요. 


 밖의 잠과 집의 잠은 무언가가 다르거든요. 그야 여행에 굉장히 익숙하거나 외박에 굉장히 익숙한 사람은 밖에서 자도 잠의 퀄리티가 문제없을 수도 있겠지만요. 외박이라면 아마 이 글을 읽는 모든사람을 따져봐도 내가 압도적으로 많을텐데...역시 밖에서 자는 잠에는 익숙해지지 않아요. 


 

 3.어쨌든 집이 중요하지 않은 건 아니예요. 한데 뭐랄까...집이란 곳은 결국 무대의 뒤편이라는 거죠. 푹 쉴수도 있고 풀어진 상태로 맛있는 거도 먹고, 폰이 아닌 데스크탑으로 편하게 인터넷도 볼 수 있고...하지만 에너지를 쓰는 일들은 일어나지 않는 곳인 거죠. 대체로 에너지를 충전하는 걸 하죠.


 그야 집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거나, 중요한 시간을 보내기 위한 장소인 사람도 많아요. 그런 사람들은 집에 들여놓을 가구를 사거나 리모델링을 하거나 그러더라고요.



 4.휴.



 5.잘 모르겠어요. 나에게도 언젠가는 집이 제공하는 기능이 바뀔 수도 있겠죠. 지금은 집으로부터 얻을 것이 휴식과 충전뿐이지만, 언젠가는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게 될지도요. 정원을 가꾼다거나 아니면 요리를 한다거나. 아니면 사람들이랑 차한잔 한다거나...


 하여간 지금은 몸이 으슬으슬 춥네요...머리도 지끈거리고요. 이럴 때야말로 집에 감사하게 돼요. 어쨌든 몸이 아프면 밖에서는 도저히 편하게 쉴 수가 없으니까요. 타이레놀이 있길 바라며 돌아왔는데 아무래도 없는 거 같아요. 그냥 뜨거운 물 마시고 자야겠죠.



 6.새벽에 돌아오면서 sns를 켜보면 '현재 활동 중'으로 나오는 사람들이 종종 있어요. 그야 시간이 시간인 만큼 대개는 접속중이지 않고, 활발하게 접속중인 건 외국에 사는 사람들 정도예요. 그렇게 접속중인 사람이 있으면 술김에 한번씩 말을 걸어보곤 해요.


 오늘은 돌아오다가 sns를 켜보니 이 시간에 깨어있을 리가 없는 곱슬이 접속해 있길래 말을 걸어봤는데 딱히 답이 없네요. 그냥 컴퓨터를 켜놓고 잠든 걸까...



 7.지금부터 잠들면 8시간 후에 일어나서 타이레놀을 사먹고, 사우나에 가면 되겠네요. 너무 사우나 얘기를 많이 하는 것 같지만 세계를 정복한 로마인들도 사우나는 중요하게 여겼으니까요.


 사우나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해보겠지만 바깥이 무대고 집이 격납고라면 사우나는 '거점'같은 곳이예요. 쉬는 곳에서 활동하는 곳으로 이동할 때 중간에 한번씩 찍고 가는 곳이요. 


 인생에서 주로 머무는 곳은 아무래도 그 세가지거든요. 활동영역과 집, 중간거점 이 세가지요. 여행을 가지 않고 그냥 일상을 살 때는 저 세군데만을 왔다갔다 하는거죠. 



 8.써놓고 보니 그렇군요. 듀게 일기를 분류해보면 결국 활동하는 곳에서 겪은 일, 집에서 겪은 일, 중간거점에서 겪은 일 세가지 중 하나네요. 사실 일기에 무언가 쓴다면 전자의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은 중간거점에서 마주치는 사람들과도 얼마간의 교류가 있어요. 중간거점에서 겪은 일들로도 쓸 거리가 생겼으니 언제 한번 써 보죠.



 9.내일은 고기나 먹고싶네요. 낮 2시에서 저녁 8시 사이에 고기땡기는 분 계심 쪽지주세요. 내가 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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