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그림, 불면증)

2020.08.05 06:23

안유미 조회 수:394


 1.하아...엿같네요 정말. 이틀 연속 술을 마셨어요. 물론 나는 술을 마시지 않으니까 '술을 마셨다'라는 말은 말 그대로의 뜻은 아니예요. 술을 마셨다...라는 말은 여러 가지로 치환이 가능하죠. '여자를 봤다'라는 말일 수도 있고 '친구를 봤다'라는 말일 수도 있죠. 호스티스나 사장을 보러 간 거라면 '체면 좀 세워 줬다.'라는 말일 수도 있고. '위신 좀 세워 줬다.'가 될 수도 있고.



 2.하지만 아무리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해도, 요즘은 술이 있는 자리에 가면 아예 안 먹을 수는 없어요. 한 잔은 커녕 한 모금도 안 마시고 있으면 상대가 '이 녀석 장난하나.'라고 생각할 테니까요. 자신을 우습게 여긴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요. 그래서 이젠 술이 있는 자리에 가면 남들만큼은 술을 마시려고 해요. 


 왜냐면 그렇거든요. 술이 있는 자리에서 전혀 술을 마시지 않고 있으면 그것만으로도 건방지게 해석될 때가 많으니까요.



 3.술을 마시기 전에 미리 해장 약속까지도 잡아놓곤 해요. 오늘은 점심쯤에 약속이 있는데...이 시간에 깨어있어 버리면 갈 수 있을지;



 4.휴.



 5.열심히 살아야죠. 할일이 없다고 노는 것보다는 낙서라도 매일 그려볼까 하는 중이예요. 어쨌든 그림을 살려 보고 싶기도 하니까요. 휴. 돈이 되지 않으면 굳이 하기 싫었지만 그래도 역시 노력을 해봐야 돈이 될지 돈이 안 될지 알 기회가 생기는 거니까요.


 물론 여기서 말하는 돈은 꼭 돈의 문제가 아니예요. 쪽팔림의 문제죠. 어릴 때라면 그래도 괜찮겠지만 나이를 먹고 나서 돈이 되지 않는 그림을 그리거나 돈이 되지 않는 피아노를 치면 창피하잖아요. 사람들이 보기에 한심하게 생각될 거니까요. 하지만 뭐...가만히 놀기만 하는 것보다는 돈이 될 수도 있는 걸 시도해보는 게 좋겠죠.



 6.전에는 외로움을 허기에 비유했지만 글쎄요. 사실 배고픔이란 건 아무거나 먹어도 해결되는 것이긴 해요. 하지만 외로움을 반드시 배고픔에 비유할 수는 없는 거죠. 외롭다고 해서 아무나 막 만나봐야 별 차도가 없으니까요. 그렇게 해봤자 사람을 만나면서도 외로운 법이거든요.


 외로움을 없애려면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거나 정말 그리운 사람을 만나거나...해야겠죠.



 7.작업을 할 때는 불면증이 있다고 생각한 게 다 착각이구나...라고 주억거리곤 했어요. 글을 한 1만자만 써도 갑자기 막 졸립고 피곤하고 눕고 싶어졌거든요. 눕기만 하면 잠이 금방 잘 들었고요. 역시 불면증이 있든 없든, 힘든 걸 하면 잠은 올 수밖에 없나봐요. 체력과 기력, 집중력 세가지를 다 써버린 상태면 무조건 잠이 들게 되니까요.

 

 하지만 요즘은 다시 계속해서 깨어있게 돼요. 분명히 체력도 팍팍 쓰고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하는데도, 돌아와서도 도저히 잠이 안 오는 거예요. 결국 아무리 바쁜 척 해봐야 작업을 하면서 사는 것에 비하면 작업 이외의 걸로 바쁘게 사는 건 게으르게 산다는 뜻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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