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를 추석연휴와 붙여서 직장인 치고 휴가를 좀 오래 다녀왔습니다.

덕분에 처음으로 명절을 국외에서 보내게 되었네요. 명절을 싫어하는 제게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여행이 되었지요.

그리고 제가 없는 동안에도 세상은 모두 다 잘 돌아간다는 것도 깨달았고요.


여행 경로는 

홍콩경유-파리-니스 (생폴드방스, 방스, 모나코, 에즈)-엑상프로방스-아를-아비뇽-파리

였습니다.

 

 

1. 파리-니스

인천에서 홍콩까지 3시간, 홍콩에서 파리까지 13시간, 파리에서 니스까지 TGV로 6시간

이동시간만 무려 22시간이 걸렸군요. (아, 집에서 인천공항까지 간 것까지 따지면 뭐 만 하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군요;;)

하지만 TGV를 타고 니스로 내려가는(?) 동안 펼쳐지는 프랑스의 시골풍경은 평온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도착하니 오후 4시.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뻗었습니다. 그리고 눈떠보니 다음날 새벽이었습니다. 지중해성 스콜?이 엄습했던 밤이었구요.

 


 

2. 생폴드방스

 


니스에서 버스로 1시간정도 걸리는 작은 마을입니다.

니스의 시외버스터미널이 공사중 (2년전에도 공사중이라고 했던것 같은데 아직도 땅을 파고 있더군요;;;)이라 버스정류장들이 

여기저기로 흩어져 있어서 찾아가느라 고생했습니다. 

뒤의 방스도 마찬가지지만 '동화속의 마을'이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오래된 마을을 잘 보전하고 다듬어 무척 예쁜 마을을 만들어 놓고 있었습니다.

골목골목이 모두 아름답고 이국적입니다. 

입구에서 입장료 받아도 억울하지 않을 정도.


 

3. 방스

 

 

생폴드방스에서 버스로 10분거리입니다. 한 정거장이지만 날씨 좋다고 걸어간다면 피눈물을 흘릴것 입니다.

주변에 신시가가 있고 구시가는 따로 보존되어있어 생폴보다는 주위가 조금 더 번화한 느낌입니다.

구시가는 생폴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좀 더 고풍스럽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방스가 더 좋더군요.

좁은 골목과 느닷없이 등장하는 작은 광장들, 공예품 가게들, 노천 까페, 식당, 예쁜 창문의 집들. 

어릴적 판타지를 체험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습니다.

여기서 20분가량 걸으면 마티스가 디자인한 로사리오 성당이 있습니다.

방스에 가게 되면 마티스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가봐야 할 곳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은 감명을 받고 왔습니다. 좋더군요.

내부는 촬영금지라 사진이 없는데 검색해보니 사진을 잘 찍어오신 분이 계셔서 링크로 대체합니다.

http://eunjukke.blog.me/90124541884

마티스가 엇그제 와서 벽에 그림을 그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 좋았습니다.

니스로 돌아와 마티스 미술관을 다녀왔는데 이 성당에 관련하여 전시를 해두어 더 반가웠습니다.

밑의 사진은 로사리오 성당을 가며 찍은 방스 구시가의 모습입니다.


 

4. 모나코

 


여기도 니스에서 시외버스타고 1시간? 안쪽의 거리였습니다.

산 비탈에 바다가 면해있어 독특한 느낌이 들더군요.

체력을 아끼려고 꼬마기차로 둘러보았습니다.

해양박물관도 관람했습니다.

부띠끄 샾으로 둘러싸인 도시는 화려하고 세련된 느낌이지만 다소 소외감을 느끼게도 해주었습니다.

볼거리가 많은 곳은 아니지만 건물과 항구의 경치는 백만불 짜리였습니다.


 

5. 에즈


 

모나코에서 20-30분가량 버스를 타고 가면 나옵니다.

산위의 성곽도시이고 옛날 그대로 보존한 예쁘게 꾸민 마을이었습니다.

골목 사이사이로 지중해가 배경이 되는 아름다운 마을이구요.

하지만 이미 생폴과 방스에서 눈이 뒤짚혀졌던지라 여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정상부근에 열대공원에는 선인장들이 심어져 있었는데 마을 분위기와 다소 부조화스러웠구요.

그리고 아이들 단체관람객들이 많아 분위기도 다소 산만했습니다. (소풍을 여기로 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상에서 본 풍경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이것이 지중해풍다!! (사진)

 

 

 

6. 니스 


 

사실 정작 니스를 제대로 둘러볼 시간이 많지 않았습니다.

저질체력에다가 첫날에 뻗어버렸으니깐요

니스를 떠나기 전날에는 성터공원에 올라가서 니스의 이국적인 야경을 감상했습니다.(사진)

그리고 떠나는 날 오전, 니스에서 빠뜨릴 수 없는 샤갈미술관을 관람했구요. 

샤갈미술관은 입장료가 있는 대신 사진을 마음껏 찍게 해주더군요.

그림들도 좋았지만 미술관 외벽에 전시된 타일로된 모자이크 작품이 무척 좋았습니다. (사진) 

스테인드 글라스도 모두 '나 샤갈' 이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7. 엑상프로방스




니스를 떠나 엑상프로방스로 이동하였습니다.

일찌감치 버스로 가려했지만 버스타는 곳을 정확히 몰라 허둥지둥하는 바람에 결국 놓치고 기차로 먼 길을 돌아갔습니다.

늦게 저녁에 도착, 미라보 거리와 세잔과 에밀 졸라가 자주 찾았다고 하는 까페, 생 소뵈르 대성당을 구경하였습니다.

대학도시, 관광지여서 그런지 젊은 사람들이 정말 많고 거리마다 까페마다 인파에 활기가 있어보는 도시였습니다.

비가 쏟아지고 급작스레 추워져 먹거리를 사들고 숙소로 돌아와서 하루를 마무리.

다음날 아침 세잔의 아틀리에쪽으로 올라갔습니다. 여길 지나쳐 언덕 꼭데기 까지 가면 세잔이 즐겨 그리던 생트빅투와르산 전망이 나옵니다. (사진)

산과 마을의 풍경이 마음을 평온하게 합니다.

내려와 세잔의 아틀리에를 관람 후 (세잔의 정물 그림 소재들이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생 소뵈르 대성당의 내부와 나무조각이 아름다운 정문을 감상하고 그라네미술관을 들러 아를로 버스를 타고 출발!

 

 

8. 아를

 

 

 

 

  

아를은 엑상프로방스나 아비뇽에 비해 무척 시골마을이었습니다.

대부분이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채워져 있는 마을이었구요. (고흐를 사랑하는 일본인 관광객이 유독 눈에 많이 띄더군요)

아를의 중심인 로마원형경기장과 고대극장을 겉에서 구경하고 마을 여기저기를 둘러보았습니다.

고흐의 <밤의 까페> 실물도 보고 고흐가 고갱과 결별로 귀를 자른 후 입원한 정신병원도 들러보았습니다. (현재는 교육기관? 으로 사용중입니다.) (사진)

해가 뉘엇뉘엇 지고 어스름해질 즈음 론강으로 갔습니다.

아를 기차역쪽으로 가다보니 우리나라에도 왔던 고흐가 그린 <별이 빛나는 론강>을 그린 장소가 나오더군요.

여기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노을이 무척 곱더군요. 어둠이 짙어질 수록 고흐의 그림과 느낌이 비슷해져 갔습니다.

그림에서 부부가 서있던 강기슭은 현재 유람선이 정박하는 곳이 되었더군요. 독일인 관광객들이 배를 이용해 많이 오는 것 같았습니다.

몇시간을 여기 앉아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흐와 상관없이 그냥 경치가 평온하고 좋더군요.
다음날 한적하고 고즈넉했던 고대로마 무덤인 알리스깡(Alyscamp, 고흐 그림)과 생트로핌 대성당의 아름다운 회랑을 구경하였습니다. 성스러움이 절로드는 공간이었습니다.

다시 기차로 20분거리인 아비뇽으로 이동~

 

 

 

9. 아비뇽

 

 

아비뇽은 교황청이 빠질 수 없겠죠.

도착하자마자 교황청을 관람하였는데 워낙 넓어서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웅장함과 비밀스러움이 함께 있던 공간입니다.

넓은 공간에 대한 이동동선도 잘 짜여져 있고 보존 및 복구도 잘되어있었습니다.

꼭데기에서 아비뇽 마을을 바라보니 괜히 이곳에서 아비뇽을 감시하던 교황이 떠올랐습니다.

론강에서 생베네제 다리와  성벽의 야경을 보고 시계탑광장과 골목골목을 다니며 사람들을 구경하였습니다.

다음날 노트르담 데 돔 성당과 론강과 생베네제 다리가 잘 보이는 언덕배기에 올라갔습니다.

전날 교황청+생베네제 다리 패키지 티켓을 끊은 관계로 생베네제 다리 위를 올라가 보았습니다.

밥이 그리워 시계탑광장 노천 까페에서 빠에야를 시켜먹었지만 볶음밥에 비해 맛은 그다지..

비가 쏟아져 여기서 한참 비 구경을 하다가 파리행 TGV를 타고 파리로 출발했습니다.

 

 

 

10. 파리

 

 

 

 

  

파리야 가본분들도 많이 계실것 같고 리뷰도 많이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간략히!

파리에서 좋았던 것은 곳곳에 문화와 예술의 향기가 났던 것 입니다.

오늘은 심심한데 모네의 수련을 보러갈까? 오늘은 맘도 울적한데 고흐의 그림을 좀 봐야겠어.. 이게 가능하다는게 얼마나 부럽던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삶과는 무관하게 순수한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센강도 다리도 성당도 거리의 골목도 낭만적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일부러 찾아간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가 무척 좋더군요. (사진) 

생각보다 좁았고 낡았지만 여기서 옹기종기 모여있었던 문인들을 생각하니 아름다운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틀담 대성당과 무척 가까우니 파리 가실 분들은 한번씩 들러보세요!

물론 에펠탑과 거기서 바라보는 파리의 야경도 인상적이었구요.

파리에 대한 칭찬이 지나치게 과한 것 같지만 나름 배울 것이 많았던 곳 같습니다.

 

 

그럼 잠시 경유했던 유명한 홍콩의 야경으로 끝맺음하겠습니다! (심포니 오브 나이트는 그닥 볼게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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