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하면서, 이전과 가장 큰 변화 중 하나가 뭐냐 하면...


노래를 들어도, 영화를 보아도, 책을 보아도, 주인공이 느끼는 "사랑"이라는 감정과 "이별"이라는 아픔을

조금이나마 감정 이입이 되어서, 진심으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잘 몰랐거든요. 그런 감정들을... 사랑을 안 해봐서, 연애를 안 해봐서요. 


작년이었나요, 이 노래가 빅마마에 의해 나는 가수다에서 약간 감정 과잉;;으로 불리어졌을 때 

처음으로 이 원곡 노래를 찾아서 들어봤어요.

그때는 그냥 노래가 참 담백하고 좋다... 이 정도였는데...


한가한 일요일 오후, 듣던 라디오에서 우연히 이 노래가 흘러나왔을 때

첫 소절부터 나도 모르게 그냥....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흘러버렸습니다.

주체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어쩜... 

이런 노래 가사가 있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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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하고 싶은 말 하려 했던말 이대로 다 남겨 두고서
혹시나 기대도 포기하려하오 그대 부디 잘 지내시오
(후렴)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행여 이맘 다칠까 근심은 접어두오
오오 사랑한 사람이여 더 이상 못 보아도 
사실 그대있음으로 힘겨운 날들을 견뎌왔음에 감사하오
좋은 사람 만나오 사는 동안 날 잊고 사시오
진정 행복하길 바라겠소 이 맘만 가져 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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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내용의 편지를 받는 그 분은... 

참 행복했을 것 같네요. 이런 사랑을 했던 사람이 한 때 곁에 있었다니.

진정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만 가져가겠다니...

좋은 사람 만나기를 바라며, 사는 동안 날 잊고 살라니...



"억지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괴롭히지는 않겠소..."

"기나긴 그대 침묵을 이별로 받아 두겠소..."


이 두 문장은... 딱 저네요. 제가 그 분 좋아하는 것 그분 역시 아시지만, 그분의 마음은 전혀 아니고...

저는 그래서 그 분 좋아하는 마음을, 짝사랑 하는 마음을 어떻게든 버려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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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게에 짝사랑 마침내 포기한다고 글 올린게, 검색해보니 6월 28일이에요.


[짝사랑의 끝 잡담] 그 분은 저에게 관심이 없습니다^^;; 이제 정말로 짝사랑 끝내려고 합니다. [27] 2012-06-28

http://djuna.cine21.com/xe/?mid=board&document_srl=4263892



하지만 거짓말이었어요.


짝사랑 포기한다고 글 올린 그날 이후로도 지금까지 단 하루도, 제가 사랑하는 그 분 생각을 하지 않은 적이 없어요.




제가 혼자서 좋아하는 그 분이요.

오늘은, 퇴근하는 뒷 모습을 몰래 지켜보았습니다.

일하는 곳에서 지하철 역까지는 꽤 걸어야 하거든요. 

그 분이 멀리 사라질 때까지 계속 지켜 보았어요.



내가 원했던 것은... 그냥 거창한 게 아니라...

그냥 저분 걸어가는 옆에서. 같이 손 꼭 잡고, 같이 걷고 싶었던 것 뿐인데...


그분이 혼자서 걸어가는 뒷모습, 점점 멀어져가는 뒷모습 보면서 


저 분은 내 인생에서 저렇게 멀어지는구나..

그리고 멀어져야만 하는구나... 


...인연이 아닌 거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많이 슬픕니다.






p.s. 오늘은 어떤 손님이 제 얼굴 관상을 봐 주신다며 대뜸 이러시더라고요.


"얼굴을 보아하니, 특히 이마를 보아하니, 한 사람만 바라보는 일편단심 민들레 형이네. 바람 안 피겠어."


.... 세상에... 어쩜 그리 잘 아시는지...^^;;  


(사실은 이렇게 너무 심해서 걱정인데 말이죠. ㅠㅠ 게다가 본격 '연애'라는 것은 사실 단 한번도 하지도 못했는데, 바람이라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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