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에서의 마지막 진료

2012.09.27 13:53

nonon 조회 수:1983

전공의, 레지던트라고도 하지요. 4년차 입니다.

 

2주 뒤면 공식적인 병원 업무가 끝나고 전문의 시험 공부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이번주, 오늘 외래 진료가 제 수련의로의 마지막 진료시간이 될 것 같네요.

 

기분이 쓸쓸하면서도 아련하고, 아쉽기도 하고, 홀가분 하기도 한터라,

 

여간에서는 게시판에 이렇게 제 이야기를 하지 않는데 오늘은 그냥 바낭좀 해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마이너과이고, 수술파트는 아닙니다.

 

원래는 전문의 외래진료가 주이지만, 4년차가 되면 자기 외래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수련의가 외래를 보다니, 이런일이! 하실 수도 있지만. 

 

수련과정의 일부이고, 제 외래를 보시는 환자분들도 알고 있으세요.

 

가끔은 옆에 계시는 교수님들보다 외래 환자분이 많을 때도 있고, 

 

아무래도 전공의다 보니 조금더 환자에게 시간도 많이 할애했고 친절하게 대해드려서인지 고마워해주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그래서 좋은 기억이 더 많네요.

 

 

 

환자를 보는 게 정말 힘들 때도 있고, 싫을 때도 드물지만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거의 항상 저는 환자분들과 이야기하는 게 좋아요 .

 

각자 자신의 세상과 우주를 가지고 계시고, 이야기하다보면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게 됩니다.

 

한분한분이 자신의 삶과 싸우며 살아가시는 저의 스승이세요.

 

 

졸업하면 무엇을 하게 될까 아직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저도 진료를 하는 평균적인 의사의 삶을 살아갈 확률이 가장 높겠지만,

 

한명 한명이 커다란 제도와 사회라는 틀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을 자주 보다보니

 

공공의료에도 관심이 생기네요.

 

공부를 해볼까, 다른 병원에 가볼까. 아직은 정말 모르겠습니다.

 

일을 하는 것은 제 삶에 큰 부분 중에 하나라

 

하면서 진심이 우러나올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요.

 

끝은 새로운 시작이라지요.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지만, 열심히 살았으니 더 좋은 출발이 올 거라 믿어요.

 

바낭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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