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3년째...

2012.09.26 12:03

Jager 조회 수:4161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이어트는 시작은 있으나 끝이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목표 체중이라는 게 있긴 하지만

그 체중에 도달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더라구요.

저는 오히려 그때부터가 정말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2010년 6월 9일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


그때 나이가 38살이었고...;;;

스펙(?)은 183cm/93kg

허리사이즈는 37인치였습니다.

비만 맞구요,

특히 베둘레햄이 발달(!)한 복부비만이었죠.


그때까지만 해도 체중 감량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구요,

체중에 대한 심각한 고민같은 거.

거의 없었습니다.

(이게 중요한데... 결국 자기 자신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한 주위에서 아무리 조언을 해줘도 듣지 않는다는거예요)


식습관은...

밥을 많이 먹는 것은 아니었는데 문제는 간식이었죠.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등을 당연히 좋아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주스나 탄산 음료를 많이 마셨어요.


그러다 둘째 아이가 태어났고

검진을 받게됐는데 혈압이 좀 높은 편이라고 하더군요.

재검에서도 여전히 혈압이 높음...;;;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하면 혈압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운동을 해야겠다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운동이라고는 숨쉬는 것 외에는 전혀...;;;


저희집 베란다 창문 너머로 중랑천이 보이는데요,

자전거 도로에서 달리고있는 자전거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 집에 살기 시작한지 8년이나 지났건만 왜 그때서야 달리는 자전거들이 눈에 들어왔는지...


와이프의 허락을 받아 거의 최저가형이랄 수 있는 45만원짜리 MTB를 한대 장만해서는

2010년 6월 9일부터 타기 시작했습니다.


운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음식 조절도 시작을 했는데요,

세끼 식사 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어요.

그 좋아하던 과자, 빵, 아이스크림, 음료수를 하루아침에 완전히 끊어버렸구요,

체중 감량기에는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리만치 그런 것들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더군요.


지금이야 가끔 먹기는 하지만

그 식습관 개선이 도움이 됐는지 너무 달기도 하고,

빈속에 밀가루 음식이 들어가면 하루종일 속이 더부룩해서 별로예요.

특히나 라면, 냉면, 칼국수 등...-_-;;;

 



2010년 6월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기록하기 시작한 스포츠트래커 데이터 입니다.

6월 9일에 시작했구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무리가 되지않을만한 거리를 달리기 시작했어요.

처음 1주일 가량은 20km씩 달리고

이후 5km, 10km 씩 늘려갔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밤이면 무조건 자전거를 타러 나갔구요.

집 근처에 중랑천 자전거 도로가 있어서 자전거를 탈 환경은 좋았던 셈이죠.

 

 






이때가 장마철보다도 비가 더 많이 왔던 관계로 타지 못한 날이 많았습니다.

전달에 비하면 1주일이나 못탔네요.






2010년 10월의 주행거리가 월간 주행거리로는 가장 많았더군요.

비가 온다거나 하는 날씨의 영향만 없으면 언제나 달렸습니다.

 

그리고 이때쯤 목표했던 체중에 도달했습니다.

4개월이 약간 안걸려서 도달했던 것인데...

이때 체중 73kg에 허리 31인치로 내려왔죠.

 

그런데 문제는요.

이 자전거라는 놈이 굉장히 '재미있다'는 사실입니다.

처음에는 자전거 타러 나가는 게 귀찮은 적도 있었는데요,

일단 나가면 재미있거든요.

그러다보니 계속 달리는 거죠.

식습관은 이미 몸에 거의 밴 상태구요.






자전거 타기 시작한지 6개월째의 기록인데

4,457km를 달렸네요.

저는 차를 많이 안타는지라 오히려 자전거로 달린 거리가 더 많은...;;;





보통 하루 달리는 거리는 이렇습니다.

겨울이다보니 빨리 달리기가 어려워 평속이 좀 낮죠.


당시 자전거 타는 것이 굉장히 재미있어서

시도때도 없이 시간만 나면 타러 나갔더랬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넵.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자전거를 탔었죠...;;;


저 날이 굉장히 추운 날이었어요.

낮 최고기온이 영하 10도인가 그랬고...

체감 기온은 영하 15도 어쩌구 그랬던 날이었어요.




그렇다보니 갖고나간 게토레이가 다 얼어버렸더라구요.



자전거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가/안되는가에  대한 제 대답은 

"몇가지 조건이 맞으면 확실한 효과가 있다" 입니다.

 

우선 자전거 라이딩 방법이 중요합니다.

자전거 라이딩의 방법에는 토크 페달링과 RPM 페달링이 있는데요,

토크 페달링은 높은 단수의 기어비로 힘을 주어 페달링 하면서 달리는 겁니다.

체인링(앞기어) 3단 X 스프라켓(뒷기어) 7단 이상의 탑기어로 달리면

당연히 빠른 속도에 유리하지만 무릎에 안좋은 영향이 있다고 하더군요.

더구나 이런 기어비는 무산소 운동이 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안된다고 합니다.

 

RPM 페달링은 중간 기어비로 페달을 빠르게 회전시키며 달리는 건데요,

1분당 페달의 회전수가 90회 이상이 되어야 합니다.

시계를 이용해서 테스트 해보면 어느 정도 빠르기로 페달링을 해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제 경우 출발은 체인링 2단 X 스프라켓 5단으로 한 후

본격적인 라이딩은 체인링 2단 X 스프라켓 6단으로 주행하는데요,

처음에는 헛바퀴 돌리는 것 같이 별다른 저항이 느껴지지 않지만

워낙 빠르게 페달링을 하다보니 결코 느린 속도로 달리게 되진 않아요.

또한 이런 페달링으로 주행해야 유산소 운동이 되어 다이어트에 도움도 되고,

무릎에 악영향도 덜하다고 합니다.

 

그 다음은 역시 음식 조절이죠.

음식조절이 없는 다이어트는 무의미하다고 봐요.

음식조절을 하면서 자전거를 제대로 타면 정말 무서운 속도로 살이 빠지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걸 막으려면(!?) 음식 조절은 안하면 됩니다.

평상시 먹는대로 먹으면서 자전거를 열심히 타면 느린 속도로 체중 감량이 될 겁니다.

폭식의 나날들만 아니라면 빠지긴 빠져요.

 

그리고 자전거의 위험성.

제가 와이프한테 자전거를 권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인데요.

중랑천이나 한강 등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위험합니다.

 

가장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라고 만들어 놓은 도로가 위험하다니 무슨 말이냐 하시겠지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특히 주말과 휴일의 한강은 웰컴 투 헬입니다.

 

자전거 도로로 뛰어드는 보행자들이나 애완견.

자기들끼리 신나게 대화하면서 전방주시 따위는 하지 않고 달리는 사람들.

갈짓자 주행으로 간담을 서늘케 하는 아이들.

 

물론 이들만 위험한 건 아닙니다.

자전거 라이더 중에도 위험한 사람들 많아요.

빠른 속도로 칼치기를 하면서 위험하게 달리는 라이더들이나

타인에게 불편이나 위험을 끼치면서 그룹주행을 하는 라이더들.

 

서로가 서로에게 위험한 존재들이 되어버린...

참으로 안습한 상황이예요.

 

대형 자전거 커뮤니티 몇군데 가입해서 눈팅하다보면

자전거 도로에서 얼마나 많은 사고가 일어나는지 알게 됩니다.

제 경우도 눈앞에서 사망사고를 목격한 적이 있는데요,

자전거 도로에서의 사고로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100%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경우 입니다.

자전거 헬멧이라는 게 별 거 아닌 것 같고

안하던 걸 갑자기 머리에 쓰려니 갑갑하기도 하지만

별 거 아닌 것 같은 작은 사고에서도 바로 이 헬멧 때문에 생과 사가 갈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하여간.

유난히 탈 것에 대한 공포심이 많은 제 와이프와 같은 과의 분이라면

자전거 다이어트는 권하고 싶지 않아요.

자신이 크게 다칠수도 있고, 타인을 다치게 할수도 있습니다.

자전거 보험이란 게 있긴 하지만 큰 도움은 안된다고 들었어요.

 

 

이야기가 좀 샜는데요...;;;

결과적으로.

저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지 최초 4개월 가량에 20kg을 감량했습니다.

 

그리고 2011년 3월 경 장염으로 인해 앞자리 5를 보게 되면서 충격을 받아

몸에 이상이 있나 싶어 병원을 찾아 내시경과 초음파, 피검사 등을 하게 되었는데

역류성 식도염 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더군요.

 

그 이후 현재까지.

몸무게는 60kg 가량을 유지하고 있고

허리사이즈는 27인치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1년 7개월 가량 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네요.

 

정리하자면.

몸무게는 93kg -> 60kg.

허리사이즈는 37인치 -> 27인치가 되었습니다.


자전거는 거의 매일 타던 것에서 2~3일에 한번씩으로 줄인 상태구요,(호기심에 처음에 하던대로 4일을 연속으로 타봤더니... 무섭더군요...;;)

아침은 시리얼로 먹고, 나머지는 꼭 밥으로 먹습니다.

한달에 한번 가량은 폭식도... 합니다만

그렇게 먹은 후엔 꼭 운동을 해주고 하루 이틀이면 늘어났던 몸무게도 원상태로 돌아와요.

 

전에 어떤 분께서 말씀하신 적이 있었는데

세끼 식사외에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살 찔 일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간식에도 종류가 있을텐데

과자나 빵, 탄산음료 같은 것은 얘기할 필요도 없고,

과일 주스같은 것도 좋지 않다고 들었어요.

차라리 토마토같은 걸 먹는 것이 좋을테고,

꼭 과일 주스가 마시고 싶다면 생과일을 갈아서 직접 만들어 마시는 것이 좋을 거예요.


 

물론.

이렇게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어요.

와이프도 이제 그 정도 빠졌으면 다른 것도 먹고 좀 하라는데

경험해보니 다이어트는 빼는 것 보다 유지하는 게 더 어려운 것 같아요.

빠질 때는 줄어드는 체중과 커지는 옷을 보는 재미라도 있었지,

유지하는 건 그런 재미가 없기도 하고,

자칫 요요크리를 탈 수도 있다는 두려움 같은 게 항상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도닦는 심정으로 하루하루 음식 조절하고 운동하는 건 아니예요.

목표치를 오버해서 감량하기도 했고,

폭식을 한다고 해도 자전거를 타면 또 하루이틀만에 원상태로 돌아오는 걸 잘 알기 때문에

가끔은 삼겹살 구워서 소주도 마시고, 피자도 먹고(피자헛 샐러드바 엄청 좋아해요.ㅎ),

집안 모임이나 명절 때는 아무 생각없이(는 약간 뻥) 먹고 마시고 그럽니다.

 

중요한 것은 평소의 습관인 것 같아요.

자전거는 2~3일에 한번씩 타고,

자전거 안타는 날은 홈트레이닝.

음식이 특히 중요한데요,

기본적으로 채소 위주의 반찬으로 밥을 먹습니다.

삶은 양배추, 오이, 아삭이고추, 풋고추, 피망, 파프리카, 생양파 등

전에는 잘 먹지 않던 채소들을 굉장히 좋아하게 됐습니다.

(다만 요녀석들 가격이 요즘 너무 비싸져서...-_-;;;)

밥은 현미를 섞어서.

배고픔이 느껴지면 물과 얼음을 마시고,

그래도 안되겠다 싶으면 사과나 배를 갈아서 마시고.

 

먹는 양을 줄이고 유산소 운동을 하면 체중이 줄어든다는 것은 간단하면서도 누구나 알고있는 기본 중의 기본인데

역시 중요한 것은 기본이더라구요.

 

 

P.S.

다이어터들에게 가장 괴로운 시기인 추석 명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명절 때는 먹을거리의 유혹에서 헤어나기 힘들기 때문인데요,

특히나 명절 음식들이 대부분 고칼로리라서 더더욱 괴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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