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조팀장한테 전화 받았습니다.

 

조팀장이 누구?

 

http://djuna.cine21.com/xe/?vid=&mid=board&category=&search_keyword=%EC%A1%B0%ED%8C%80%EC%9E%A5&search_target=title_content

 

 

 

PC 손봐줘서 고맙다고. 팀장이랑 같이 나오라고. 밥사준다고.

결국 팀장한테 저간의 사정을 말했습니다.

 

"팀장의 최대 분노가 +10 되었습니다"

헌데 어쩔 수 없죠. 팀장도 생각같아선 엎어버리고 싶지만.

 

 

그 인간은 제 생각엔 완전 갑이거든요. 감사팀장입니다. 에라이.

건들이면 건들수록 피곤해지는 벌집같은 존재라고 해야하나.

하여간 피곤합니다.

 

당연한 이야기라도 그 인간 기분 상하게 하면 알게 모르게 피를 보는 일이 생겨요.

감사팀은 주초회의, 월례회의때 그동안 수집한 첩보(?)중 중요사안을 추려서 보고합니다.

첩보란게 대단한건 아니고 각 팀의 프로젝트 진행 중 있었던 일을 직간접적으로 보거나 정보를 수집하고 -직원들 다면평가도 중요 자료가 되고, 협력업체가 제보를 하는 경우도 있고, 사내 홈페이지에도 제보하기 메뉴도 있고- 버릴건 버리고 보고할 만한건 추려서 파일로 만들죠.

 

감사팀은 복도에 들어갈때도 문이 닫혀있어요. 안에서 열어줘야 하고 사무실 문도 항상 잠겨져 있습니다.

업무용 PC는 사무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며 USB나 CD 반출도 금지. 예, 그런 자리에 조팀장 같은 십장생이 앉아 있는거죠.

감사팀장은 이사진 회의에서 결정나는데 이 양반은 낙하산 인사란 도시전설이 공공연하게 떠돕니다. 이사진 중 한명이 강력하게 밀었대나 그랬댑니다.

 

별거 아닌거 가지고 꼬투리 -별거 아닌거지만 규칙 위반이면 할말없는거지만- 잡고 피곤하게 할려고 마음 먹으면 멘탈 붕괴는 순식간입니다.

공무원에게는 국정감사 혹은 상위기관 감사가 두려움의 대상이듯이 감사팀의 감시도 무시무시 합니다.

 

하는 일이 타부서 지원인지라 조팀장 보다 더한 진상도 만납니다.

그런 인간은 우리 부서를 마치 부하직원처럼 여기거나 손님을 접대하는 웨이터 쯤으로 여기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마음에 안들면 바로 감사팀에 제보를 해버립니다.

감사팀의 자체 필터링을 통해서 걸려내는데 여기서 마음만 먹으면 우리 부서는 한순간에 싸가지 없고 직원들한테 불친절하며 업무수행이 현저히 떨어지는 최악의 부서로 되기 십상입니다.

 

뮈, 감사팀이 그런 진상은 피우지는 않습니다만 그 수장한테 밉보이면 피곤해질 가능성이 크죠. "야, 이거 좀 더 알아보고 보고서로 만들어" 해버리면 끝이니.

 

휴, 그래서 그 인간이 최고의 실세라는 겁니다. 마치 미친놈한테 칼자루를 준셈인데, 우리팀 뿐만아니라 타팀에서도 정말 싫어라 합니다.

 

저도 참 그동안 그인간을 대할때면 도를 닦는 선인이 된것 같았어요.

 

언젠가 제 글에 댓글을 달아주신 분의 말씀처럼,

어차피 할거, 빨리 해주고 말자, 이렇게 마음 먹지 않으면 힘듭니다. 이 일이 그래요.

 

지인들은 그럽니다. "야, 그렇게 칼퇴근 하는 직장이 어딨냐? 부럽다"

부럽긴, 흔히 하는 말로 세상에 쉬운일이 어딨냐!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처구니 없고 황당한 요구를 해도 어차피 해야하고 전후 사정 다 따져봐도 내가 해야하고 이렇다 저렇다 따져서 내가 득을 보는지 오히려 손해인지를 생각해봐도 결국은 해줘야 할 상황이 있습니다.

특히 제가 하는 일은 타부서 업무지원이 대부분인지라 더 많은 편.

해서 애초에 생각을 달리 합니다.

정말 뭐같은 상황이고 그걸 해줘야하지만 최대한 살갑게 웃어주고 내가 정말 너를 위해서 이렇게 고생을 해줬다는 허세를 좀 부립니다.

차라리 그게 낫더군요. 당사자에 그게 더 부담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제 경험상엔. 그 뒤로는 엄한 부탁 안하더라구요.

 

조팀장이 나에게 개인적인 일을 시킨것도 이 바닥(?)에선 흔해요.

전산운영팀이 참 힘이 없어요.

감사팀장이란 직책만 아니였다면 팀장이라도 영업용 멘트를 날려주며 "그건 좀 곤란합니다. 팀장님" 이렇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쓰는 PC를 고쳐달라고 부탁하는 사람은 팀원들 혹은 팀장과 정말 정말 친한 사람 아니곤 없어요. 그것도 일년에 2~3번 있을까 말까.

그정도야 해주지만 조팀장은 쩝, 답이 없는 인간이죠.

 

그렇다고 타부서 팀장이 개인적인 일로 부려먹는다고 감사팀에 제보를 할 수 없는 노릇이고 문제화 시킨다면 그 윗선에 알려야하는데 그러면 일이 점점 커질것이고 따지고 보면 PC 한대 봐주는 거니깐 까짓거 해주고 말지 이런 흐름의 연속인데 아시다시피 그 흐름은 정말 최악이였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질것은 따져야 한다고 말씀하실지 모르지만 그게 현실은 또 그렇지 못합니다.

지금껏 아, 속으로 얼마나 타들어갔는지, 정말 쉬원하게 죽빵(?)을 날리고 "치료비로 써라"라고 말하며 천만원어치 10원짜리를 그 인간 얼굴에 퍼붓고 싶었어요!

 

문제제기를 함으로서 그 이후에 벌어지는 일에 생각을 아니 할수 없거든요.

지금껏 수없이 고민하고 생각해봤지만 결론은 항상 명백했습니다.

까짓거 한번만 참으면 된다, 이겁니다. 그럴때마다 속은 타들어갔고.

강하게 나가서 나에게 득이 된다고 판단이 섰다면 "너님 조심하세요" 라고 했을테지만요.

 

그나마 다행인것이 감시팀장 자리는 싸이클이 있어요. 직책의 특성상 한사람이 계속해서 맡지는 않고 정기적으로 교체를 합니다.

그 자리에서 물러나면 일단 본사를 떠나서 딴자리에 있다가 다시 본사로 들어오는게 관례인데 다시 감사팀장으로 가진 못해요. 그게 규칙.

 

내년 1~2월에 있을 정기 인사때 조팀장은 떠납니다.

 

그동안 저의 호구행각에 대해서 충고도 해주시고 혹은 같이 분노해주신 분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우리팀장이 최대한 정중하게 같이 웃어주면서 의사전달은 확실하게 하겠답니다.

 

헌데 우리팀장, 사람은 좋은데 덜렁이라 걱정됩니다.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