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엊그젠가 아기가 감기에 걸렸는데 긴 비행을 해야한다며 멘붕했던 엄마입니다.

많은 분들이 염려와 조언 댓글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런데,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못 갔어요.

 

 

긴장에 떨면서 총합 50kg 가까이 되는 이민가방 두 개를 이틀 동안 매달려 겨우 꾸리고,

기내 수하물 허용량이 대한항공보다 적은 외항사를 타는 까닭에, 아기 돌볼 짐은 많은데 무게가 자꾸 넘쳐서

머리를 이리저리 짜고 꼼수를 내어 기내짐+핸드백을 꾸리고,

그러고도 무게가 넘쳐서 아기 젖병과 약봉투 한짐은 비닐팩에 넣어 손에 들고,

감기걸린 아기는 공항 써늘하다고 두꺼운 옷에 담요까지 꽁꽁 싸매고

친정 가족들까지 모두 동원되어 공항으로 나갔는데,

 

 

전자여권상 제 비자에 문제가 있어서(정확히 말해서 체크인때 제 비자를 확인할 수 없어서)

결국 출국을 미루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항공사 직원분들이, 90퍼센트는 이대로 가도 별문제 없겠지만 10퍼센트 정도의 가능성으로

문제를 트집잡아 현지에서 되돌려보낼 가능성도 있다,

홀몸이어도 40시간 넘는 비행을 쉬지않고 소화하기 힘든데 아기까지, 그것도 아픈 아기까지 딸렸으니

혹시라도 문제가 되는 부분에 있어서 예민할수밖에 없다고 해명했고

저와 식구들 모두 문제 자체는 둘째치고, 아기를 두고 그런 모험을 하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행기표 끊을 때까지 아기 비자 가지고만 법석을 떨었지

제 비자는 이미 나왔으니 그에 대해서는 별 생각을 않았거든요.

짐 챙기고 아픈 아기 돌보느라 제 여권과 비자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할 수 없었던 제 불찰도 있겠지만,

제가 출국시 비행장 가는 길에서부터 웬지 불안하여 전화로 계속 의문을 제기할 때에도,

공항에서 직원들에게 여권+비자문제로 문제제기를 당했을 때에도, 제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던 남편에게도

솔직히 화가 납니다.  나중에 보니 제 말만 귀기울여 들었어도 뭐가 문제인지 당장에 알고 어찌어찌 대처했을 법한 일이어서요.

 

 

아무튼 어찌보면 잘된 일이기도 합니다.

아기는 공항까지 나가서 영문도 모르고 한시간 반을 불편한 자리에 있었는데도,

그리 보채지도 않고 다행히 감기도 덧나지 않은 상태로 조금씩 나아가는 듯해요.

이렇게 된 김에 아기가 싹 나아서 좀더 마음편한 상태로 떠났으면 좋겠습니다.

 

아 왜 듀나무숲이냐면, 가족들 외에는 주변 누구도 제가 못 떠난 걸 모르고 있거든요.

나가기 전 출국 인사까지 일일이 다 해두고, 작별인사도 받았는데 이렇게 못 간 걸 알면 솔직히 좀 부끄...

그리고 다시 떠날 날짜까지 얼마 안 남기도 했고요(어제 출국시 제기되었던 문제가 해결된 상태거든요).

근데 또 어제처럼 어마어마한 짐 꾸리고 아기 데리고, 엄청나게 긴장하며 떠났던 걸 생각하면

(심지어 오늘 보니 저 살까지 순식간에 빠졌더라구요 하하)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오를 출국길이 두렵습니다.

 

그리고 제 글을 읽고 상세하고 친절한 조언을 메일로 보내주셨던 분께(회원분이 아니시라 하셔서 성함도 못 적겠네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냥 스쳐지나갈 수 도 있으셨을 텐데, 정성어린 글 주셔서 마음이 좀 가라앉고 참고도 했답니다.

 

 

2.위에 썼다시피 기내 수하물 허용량 때문에 골치가 좀 아팠어요.

특히 저는 노트북을 가져가야 하는데, 노트북과 카메라 따위는 모두 탑승자가 직접 관리하게 되잖아요.

제가 탄 항공사는 기내 수하물 허용량이 7kg인데,

노트북 가방에 노트북만(어답터 같은 것은 빼고)담아도 3kg더군요.

아기 짐을 충분하게 담을 수가 없었어요.(제 아기는 혼합수유하는 중이라, 젖병과 보온병 분유케이스 따위도 모자라지 않게

챙겨가야 했거든요.)

 

이때 든 생각이

노트북을 가방 없이 에어포장지로 둘둘 말아서(저는 에어포장지의 신봉자라지요 ㅎ 이번에도 에어포장지 큰 두루마리를 들여놓고

주의할 만한 물건들은 여러 겹 포장했습니다) 기내 캐리어에 넣으면,

어차피 내가 관리하는 거니까 주의해서 캐리어를 다루면 노트북도 상하지 않고

캐리어 전체 무게도 확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어요.

 

그런데 이런 문제를 급히 어디에 물어볼 곳도 없고

이런 문제로 검색해도 딱히 실례가 눈에 뜨이지 않아서;;;

듀게분들에게 여쭙니다

노트북을 노트북 가방 없이,에어포장지로 여러번 말아서

자기가 직접 관리하는 캐리어에 넣어다녀도

노트북이 손상되지 않을까요?

 

두어달전 노트북 액정을 잘못 건드렸다 깨져서, 수리비용 꽤나 나간 적이 있는지라 조심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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